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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써니 Feb 07. 2025

허무한 잔상이자 망각될 흔적

환영은 습벽처럼 스며들어

지워도, 닦아내도 남아 있거니

실재한 적은 없다.

윤곽은 희미한 채 선명하였고,

손에 닿기 전 이미 소멸하였다.


존재를 가늠하려 한 순간

존재는 그 자체로 붕괴하였고,

이름을 부여하는 찰나

의미는 증발하였다.


유지는 허망한 감각이었고,

단절은 필연적 귀결이었다.

파편은 남겨지지 않았으며,

허공 속 메아리는 스스로를 지우고 사라졌다.


그러므로 부정할 것도,

증명할 것도 없다.

있을 이유가 없었으므로,

없을 이유 또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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