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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유상 Apr 04. 2025

가벼운 이야기

2. 닮은 꼴 -가만 있음 되는데

(2018년 5월 어느날)


오늘은 조금 일하고
많이 쉰다.
밭을 휘돌아 보고
냄편은 고추밭에 커피배지로 거름 준다.

아침엔 내가 만든 빵에
파프리카 양파 부추 등을 넣고
살짝 볶다가 계란물 얹어 휘저어
구운 빵에 치즈랑 얹어 먹고

점심엔 해미 아저씨가 주신 우렁이를 잔뜩 넣고
우렁쌈장? 아니 우렁된장찌개랑 콩나물비빔밥에

사과, 돌나물, 부추, 미나리, 배추 등등 넣고 담은 물김치랑 해서 맛나게 먹다.

큰아들이 작은아들 대신 기쁨조를 하고
하하거리며 밥을 먹었다.

오늘은 냥이 새끼들 분양하기로 한 날.
미리 새끼들을 꺼내 잠시 하악질 하던 걸
손에 올려 쓰다듬고 마당에서 실컷 함께 놀았다.

암띠게 굴던 것도 잠깐,
활발히 마당 탐험한다.
어릴 때의 호기심은 모든 생명체의 본능일까?

잠시도 가만 있질 않는다.

마당을 슬렁슬렁 돌아다니다
분홍낮달맞이꽃을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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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리로 있을 때는
겉에 선명한 붉은 줄이 있다.
벌에게 존재를 나타내는 걸까?
암술은 삐죽 나와 네 갈래로 갈라진다.
수술은 옆에 8개 포진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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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 두세 종류 날아와 꽃카지노 게임에 홈빡 빠졌다.
자세히 들여다 본다.

가만히 바라본다.
벌이 꽃 하나에 왔다 다른 꽃으로 카지노 게임간다.
이꽃저꽃 수없이 들락거린다.


재밌는 걸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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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하나가 이미 갔던 데를 수차례 드낙거린다는 거.
곰파듯이 꽃카지노 게임를 발에 잔뜩 묻혀가지고 날아가면서

앞발과 뒷발로 카지노 게임를 뭉친다.

어지간히 따면 집으로 카지노 게임갈 만도 하건만
미련이 남았는지 계속 무거울 정도로 통통하게

카지노 게임를 뭉쳐 뒷다리에 달고도 또 탐닉한다.


이제 그만 집에 가지 그래?

다리 넘 무겁지 않니?

봉다리도 없는 녀석이...

들은 체도 않고

대답 없이 붕붕 바쁘다.


고사리를 따고 또 따고

봉다리가 묵직해질 만큼 따고도

주변을 둘레둘레 하는 나랑 닮았다.


어느 순간 한순간에
와장창 카지노 게임가 꽃잎에 부딪히거나

거미줄에 살짝 걸리기도 하고

날아가다 꽃카지노 게임가 툭떨어지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에구! 소리가 난다.










열심히 꽃카지노 게임 모으던 일이 모두 헛일.
첨부터 다시 시작이다.
계속 왔던 길 가고
또 가고...


헛짓을 얼마나 해야

제대로 된 짓거리를 하려나

너 혹시 초보 운전 꿀벌?





바라보며
뭉클하다가
헛심 빠지다.

문득,
우리가 저리 헛짓거리 하고 사는 거
아닐까? 수없이 실수하고 또 하고.


'가만 있으면 되는데

뭘 자꾸 할라 그래'

장기하가 그런다.

내 말이...


나는 벌과 꽃을 보고 내 뒤통수 저멀리서
누군가 날 보며, 우릴 보며
풋,
또또...
저저 헛짓거리한다 그러는 거 같아
뒤꼭지가 켕겨 고개돌려 하늘을 올려본다.

누구요, 거기?

대답 없는 하늘이 빤히 바라본다.
가만히 있는 오후가 고요하다.


https://youtu.be/R9TI8gUqso0?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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