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기담 Apr 25. 2025

“혀를 깨물었사옵니다!”

(16)소서노의아들 비류

소서노가 창에게 눈짓으로 명한다.


‘나가라. 나가서 처리하라.’


창이 소서노가 쥔 칼을 받아 들었다.

그 사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눈빛이 재빠르게 움직인다.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동부여의 사내의 눈빛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눈빛이 찰나에 얽힌다. 소서노가 서로가 주고받았을 말들에 대해 묻는다.

“너희들은 지금의 상황도 미리 준비한 것이로구나. 무슨 약속을 했던 것이냐?”

“죽여라.”

흑배가 이번엔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향해 쇠뭉치를 들어 올렸다. 소서노가 눈빛으로 그를 제지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내 너를 믿었느니.”

“세상에 제일 어리석은 일이 상대를 무작정 믿는 것이라는 걸 모르시었소?”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나름 예를 갖춘 말투로 응대한다.소서노가 허허, 웃었다.

“내 너와 세상의 귀한 이치를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은 아니니라.”


“말하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왜 비류를 죽이려 한 것이냐? 누가 비류를 죽이려 한 것이냐?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씩 웃는다.흑배의 곰 같은 큰 손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뺨을 후려쳤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몸이 휙, 바람 소리를 내며 돌더니 꼬꾸라졌다. 잠시 후 고개를 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표정에는 표독함과 냉소가 섞인 웃음이 떠있다.


“네 너의 네 주인에 대한 충성은 인정해 주겠느니. 허나, 어찌하겠느냐. 지금은 내가 너의 주인, 모르겠느냐?”


“알면 더 이상 내게 자백을 받을 생각을 하지 마시오.”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냉소를 거두지 않은 채로 대꾸했다.

그때 문밖에서 이는 인기척 소리. 소서노와 창배의 시선이 문 쪽을 향했다.

“비류야.”

비류가 문 앞에 있었다.

“어마마마…….”

한마디의 말로 지금의 상황을 설명할 수 없어 비류는 말을 주춤한다. 그러나 비류의 시선은 날카롭고 재빠르게 방 안의 상황을 일별 했다.

‘벌써 소서노가!!’

비류의 마음이 놀람과 감동으로 요동치는데, 그런 비류의 뒤로 창과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공이 느껴지는 단단한 몸의 사내.창과 함께 들어선 사내가 소서노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

“오랜만에 뵙사옵니다. 왕비마마.”

소서노가 사내의 손을 와락 움켜잡았다. 비류의 시선이 놀라움으로 커지고, 창과 흑배가 서로 반가움과 긴장이 교차되는 눈빛을 교환했다.

“수구야, 몸은 괜찮으냐?”

소서노가 사내의 몸을 살피며 물었다.

“괜찮사옵니다. 마마. 긴히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소서노의 얼굴에 긴장감이 돌고, 창과 흑배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돈다. 그 순간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동부여 사내도 서로 빠르게 시선을 주고받는가 싶더니 동부여의 사내의 몸이 튀어 올랐다.

“이런!”

협배의 분노 섞인 고함. 거의 동시에 수구가 소리친다.

“비켯!”

고함과 동시에 수구의 몸이 사내를 향해 날랐다.

“윽!!”
동부여 사내의 몸이 바닥으로 처박히며 피를 쏟았다. 창이 그들 앞에 다가가 섰다.

“마마.”
창이 사내의 상태를 보며 소서노를 불렀다. 소서노가 동부여 사내를 보며 물었다.“죽었느냐?”

창이 고개를 저었다.“아직……목숨은 붙어있사옵니다.”

소서노가 동부여 사내를 내려다보던 시선을 거두어 수구에게 말했다.“말해 보거라.”

수구가 말한다.


“동부여에 대왕의 부인이 있사옵니다.”


비류의 마음에 쿵, 알면서도 말하지 못한 침묵의 무게가 떨어진다. 소서노가 비류를 보았다. 비류는 소서노의 얼굴 대신 수구를 본다.


“내 알고 있으니. 대왕이 말했느니라.”


소서노가 말했다.

“정말……이시옵니까?”

창과 흑배가 놀란 표정으로 되묻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하온데…….”
수구가 쉽게 말하지 못하고 말끝을 흐린다. 비류의 마음이 다급해진다.


“예씨부인에게 아들이 있사옵니다.”


소서노의 얼굴이 굳어졌다.그때였다.

“헉!”

짧은 비명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서 터졌다. 동시에 창의 몸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향해 날랐다.소서노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입에서 흐르는 피를 보았다.

“혀를 깨물었사옵니다!”

“이것이!!”
창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턱을 두 손으로 잡았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나 비류, 강대업과 합체된 나 비류.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줄 몰랐다.


알아보겠다고 말한 소서노가 곧바로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 예상을 하였으나 하루 낮밤 만에 이 같은 상황이 되리라고 예상하진 못했다.

아니다.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생각 중 하나쯤은 이런 상황과 비슷한 걸 예상하긴 했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정체가 첩자라면 신속함이 생명일 것이고, 그렇다면 하룻밤을 넘기지 않을 수 있다고.그래서 잠들지 못하고 온 마음을 방 밖에 두고 있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움직임을 알 수 있었으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뒤따르는 사내의 움직임도, 동부여 사내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만나는 모습도, 그리고 지붕 위에서 날아 뛰어내려 그들을 공격하는 사내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군사로 위장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쫓던 사내가 흑배였다는 것은 몰랐다. 지붕 위에서 깃털처럼 가볍게 움직이다가 날 듯 뛰어 내려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날리는 표창을 피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제압한 사내가 창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

어머니 소서노가 이미 알고 있었던 듯 동부여 사내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끌고 온 이곳에 기다리고 있었는지 몰랐다.

나는 우두커니 흑배와 창이 동부여 사내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들쳐메고 가는 뒤를 따르다 들어간 동굴 앞에 서 있었다.

그때 소리가 들렸다. 명적 소리. 내가 말갈 사내들의 침입을 알리기 위해 쏘아 올렸던 명적이 내는 소리와 다른 소리. 그러나 분명 명적이 내는 소리.

나는 선 채 화살이 나는 쪽으로 몸을 돌려 가늠했고, 창이 그런 나를 스쳐 지나다 나를 보고 뒤돌아섰다.

“비류 왕자님!”

놀라 부르는 나의 이름. 나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


“여기서 무얼 하십니까?”


“…….”

“잠시만요! 왕자님 여기 계십시오. 여기에 꼼짝 마시고.”

창이 말하지 않는 나를 두고 그렇게 궐 쪽을 향해 날 듯 가볍게 움직여 사라졌다.

나는 창의 말대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강대업으로서도, 비류로서도 나는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다. 내가 아는 과거의 지식은 그때의 상황 안에서 어떤 길도 보여주지 않았다.

“왕자님.”

창이 내게 다시 왔다. 나는 그를 보았고, 그 곁에 선 다른 사내도 보았다.

“왕자님.”
나는 그를 알아보았다. 검은 두건을 내린 그는 수구였다. 소서노의 오랜 심복. 자주 볼 수는 없었으나 가끔 그를 보았고, 다정하게 그를 대하던 소서노의 얼굴을 비류는 기억한다.

“수구…….”
“예, 비류 왕자님.”

창이 잠시 갈등하는 얼굴이다가 이내 결심한 표정이 되더니 말한다.

“함께 들어가시지요.”

창이 비류의 손을 잡았고, 수구가 그런 비류와 창 뒤에 섰다. 수구가 재빨리 주변을 일갈하는 걸 나는 보았다.

나는 그렇게 소서노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동부여 사내를 심문하는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자결을……한 것이옵니까, 어마마마?”

지금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동부여 사내의 시체 앞에 소서노와 함께 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피로 물든 입을 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눈은 원한을 가득 담은 듯 부릅뜬 채다.

이런 식의 결말은 생각해 보지 못했다.

“혀를 깨물었다.”


‘혀를 깨물고 죽으면 저런 모습이구나’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주검들을 본다. 목이 베어 죽은 말갈 사내들의 모습과는 또 다른 주검이 주는 처참함. 한때 활달하게 살아 움직였던 주검으로 있는 육체의 모습. 죽은 동물들의 시체나 다를 바 없는 신체.

“처리하겠사옵니다. 마마.”
창이 말하고, 소서노가 고개를 끄덕여 허락한다. 곧 흑배가 사내를, 창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시체를 동굴 밖으로 들고나갔다.

‘저 시체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동부여 사신의 주검이 동부여의 대소왕과 어떤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소서노가 말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네 말대로 첩자였느니라.”

예상은 하였으나, 눈앞의 결과는 놀랍다.

“하오면 동부여 첩자였사옵니까?”

소서노가 고개를 저었다.

"하오면……?"

소서노가 갈등하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말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나는 짐작한다.

"혹……동부여의 대왕 식구와 관련된 것이옵니까?"

물으며 갈등한다. ‘이쯤에서 내가 알고 있는 역사 속 정보를 미리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래야 하지 않을까.’

소서노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며 비단을 쥐고 있는 손, ‘沸流必滅 我是可乎(비류필멸 아시가호) 비류는 반드시 없애야 한다. 내가 죽여도 되겠는가?’라는 글이 쓰인 비단 천을 쥔 손에 힘을 준다.

"비류야."


소서노가 말을 잠깐 멈춘다. 중요한 말을 하기 전 잠깐의 쉼.


<17화로 이어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