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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이숙한 Apr 22. 2025

(단편소설연재) 모태 솔로

19.주모가 더 타짜였다

늦은 밤 주막에는 술 취한 취객들이 드나들고 매상도 오르지

않은 지라식당 문 걸어 잠그고입담깨나 좋은 여편네들

서너 명이 모여 먹기 내기 화투를 쳤다.


찬수가 얼쩡거리고부터 낮에도 일이 없는 연놈들이 식당

방구석에모여 앉아 화투판을 벌였다.


카지노 쿠폰와 주모는 이기는 사람이 내는 일명 고리를 뜯는

것이 그들의 부업이 되었다.

남들은 두 사람을볼 때 그를 기둥서방쯤으로 생각했으나

정작두 사람은 잠자리 한 번 한 적이 없다.


매월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이 오일 장이 선다.


주모는 카지노 쿠폰와 함께 장터에 나가돼지 머리 고기에소주도

몇 잔 걸치고잔치국수 한 그릇씩 먹고주막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잠깐 눈 좀 붙이자며 카지노 쿠폰를 방으로 끌어들였다.

어지간히 남자 품이 고팠던 모양이다.


그는 십여 년 만에 여자를 품었다.

여자가 좋아하는 그곳과 가슴을 천천히 애무해 주고

때로는 세게,때로는 부드럽게 해 주다 저돌적으로 화끈하게품어주었다.


굶주린 여자는 많은 가두어 두었던그것들을 봄날 햇살에

눈이 녹듯이 긴 실타래를 오랫동안풀어냈다.


졸지에 주모의 남자가 된 카지노 쿠폰는 중노미가 되어 바늘 가는데

실처럼 늘 붙어 다녔다.

돌을 붙이는 일이 있거나 바닥을 바르는 미장 일이 있으면

일하러 가고 저녁이면 식당 운영을 했다.


공사장 일감이 줄어들면서 공사장에 나가지 않고 주막에

슬그머니 눌러앉은 그였다.


주모가 술을 마신 날은 그가 주방 일을 맡아서 하다 보니

점점 더 그에게 의지하고 게을러졌다.

힘들게 건축 일을 하러 가지 않아도 되고 고리 뜯는수입이제법 짭짤했다.


군대에서 취사병 출신인 카지노 쿠폰인지라 음악소리처럼 또드락또드락

박자에 맞추는 칼솜씨였다.

화투판 멤버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잘도 맞췄다.

그는주모가 광이나 팔고 화투판에 흥을 돋우는것쯤으로

생각했으나 식당일은 뒷전이고화투 치는일이주업이되었다.


그가뒤에서 코치하지 않아도 화투판에서 쏠쏠하게 잔돈푼을 긁어모았다.


화투판 사람들에게 닭볶음탕이나 끓여놓은 돼지술국 같은 것을

먹이면서 매상을 올렸다.

주모는 오전에 음식준비하고 저녁이면 투전판에 전사처럼 행세했다.


주모가더 타짜였다.음식점은 폼이고 주업은 화투치기였다.


카지노 쿠폰는 요리솜씨도 늘고 설거지도 잘하고 안주거리도 곧잘 만들었다.


어느 날 수소문 끝에 투전판에 돈을 꿔주던 선배 형이 주막에

나타났다. 선배형은 다짜고짜

- 카지노 쿠폰야, 나도 좀 먹고살자!돈이 없어 식구들이 길에 나 앉게

생겼다. 나 좀 살려줘라. 한 번에갚으라고 하지 않을 테니

버는 데로 매일매일 5만 원씩 갚아라! 한 달이면백만 원은

갚을 수 있잖니?

카지노 쿠폰는 난감했다.주모에게 얹혀사는 주제인데 무슨 돈?


선배는 하루가 멀다 하고 주막을 자기 집안방 드나들 듯

들리고 먹고 마시고 음식 값도 계산하지 않았다.


참다못한 카지노 쿠폰는 선배 형을 손을 잡고 뒷마당으로 갔다.


선배 형이 말했다.


- 돈이 없으면 땅문서라도 줘라. 내가 알아서 대출해서 쓸 터이니?


선배 형과 찬수의 이야기를 엿들은 주모는 낯빛이 달라졌다.


카지노 쿠폰가 선배 형을 겨우 설득하여 한 달 후에 주겠노라고

약속하고 돌려보냈다.약속한 한 달이 거의 다가오니

카지노 쿠폰는 입맛도 없고 안절부절못했다.


눈치 빠른 주모는 돈을 빌려달라고하기 전에 죽는소리를 한다.


사근사근하던경상도사투리가 점점 억세고 뚝심 있는

사내처럼 거칠어졌다.예전 같으면 타짜인 그의 기술을 이용해

화투판마다 고리를뜯던 기막힌 사업파트너이기도 했다.


악어와 악어새 같은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떠들 땐 언제고

돈을 융통해 달라고 하니

" 나 돈 없어!"라고 한 마디로 잡아떼는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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