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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Feb 22. 2025

눈, 코, 입

-<카지노 게임 Episode #26




눈, 코, 입

눈은 어디 있나~ 요기~
코는 어디 있나~요기~
귀는 어디 있나~ 요기~
입은 어디 있을까 요기!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 눈, 코, 입, 귀, 손가락, 발가락 하나하나를 가리키고 만지면서 신체를 탐색하는 노래와 놀이를 많이 했고, 어린아이들일수록 자신의 몸을 발견하는 일을 무척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고된 육체노동을 하면서 힘들게 번 돈으로 손, 발 관리를 받고 있다. 발 관리를 받기는 반백년을 살면서 처음 있는 일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첫 번째 노력은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것이다. 삶의 무게에 짓눌러져 굽어진 몸을 바로 세우고, 세월의 풍파를 맞아 거칠어진 피부와 머릿결을 다듬어 매끈하게 정돈해 본다.'발가락도 빛나는 별이다' 구도의 춤꾼 홍신자 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하늘의 별을 바라보듯 내 몸의 별도 소중하게 바라본다.




눈, 코, 입

세상의 소음으로 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에 휘둘리다 보면 내 안의 불평불만 원망의 엔트로피가 높아진다. 그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단어를 길어 올릴 수 있을까? 눈에 보이는 쓰레기 더미를 벗어나 청정한 숲으로 가야만 할까? 쓰레기와 소음으로부터 메시지를 발견하고 글감을 건져 올리려면, 일상을 예술로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나만의 프레임, 나만의 감수성, 관찰과 경청, 바로 눈, 코, 입의 의식이다.내 삶에 대한 존중으로, 세상에 대한 경이로, 보고 듣는데 대한 정성스러운 태도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럴 때,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의 파편들이 낯선 예술의 소재로 변형되어 주어진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마음을 기울여 조금이라도 나아지고자 애쓴 의지에 대한 세상의 선물이다.




눈, 코, 입

젊었을 땐 잘 생긴 카지노 게임을 좋아했다. 키도 훤칠하고 피부도 좋고 표정도 밝은 미남이 좋았다. 젊은 날엔 실제로 조인성을 닮은 남자친구를 사귄 적도 있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의식이 변하면서, 놀라울 정도로 외모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최근에는 아예 얼굴을 모르면서 사람이 좋아진 경우도 있었다. 보고카지노 게임을좋아하게되었는지굳이따지자면말이 잘 통하고 성숙한 인격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카지노 게임이 먼저좋아지고 나서얼굴을보았을때,생기고못 생기고의분별도되지않았다. 그냥 다 좋아보였다.마음이 좋은 사람이 잘 생겨 보이는, 진정 바람직한 마법이 일어난 카지노 게임다. 화무십일홍. 살아있는모든 것은 언젠가는 사라진다. 사라지고도 남는 것을 생각한다.




유재하- 내마음에 비친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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