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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경민 Mar 30. 2025

<퇴마록 같은 작품이 더 나와야 무료 카지노 게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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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에 등장무료 카지노 게임 핵심 삼인방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2019~)은 두말할 것도 없는 대히트작으로 올해 여름 5기 극장판의 첫 번째 타이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명료한 구조, 특색 있는 캐릭터와 화려한 전투씬이 일품인 이 만화의 내용 자체는 성인용 애니메이션치곤 단순한 면도 없진 않다. 혈귀에게 가족을 몰살당한 주인공이 만악의 근원인 혈귀대장을 찾아간다는 성장형 서사에, 귀살대와 혈귀 중 누가 더 강한지를 겨루는 대결의 장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런 종류의 무료 카지노 게임 없었던 것도 아니고, 비슷한 분위기의 혈귀 이야기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귀멸의 칼날이 대중적인 인기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내 생각에 그것은 마치 게임처럼 구체화한 캐릭터들의 능력과 그 활용에 있다고 본다.


무협지를 자주 본 사람들이라면 중원의 9대 문파와 각 문파의 검식 같은 것을 본 적이 있을 게다. 여기엔 사교와 마교라고 무료 카지노 게임 악의 무리도 있고, 이들 역시 저들만의 무공이나 비급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화산파는 매화검법을 사용하며 그 24개의 형식을 완전히 숙련한 무인은 엄청난 무공을 발휘한다. 거기에 내공이라고 무료 카지노 게임 모든 문파의 기초 체력 같은 기운이 있는데, 이를 달인의 경지까지 숙달하면 각 문파의 무공에 특별한 기운을 실어 보다 더 강력한 무공을 펼쳐낸다. 보통 이 정도 경지까지 오른 사람들은 각 문파의 지도자나 원로가 되어 주인공의 후원자 혹은 대련자가 되거나 하여튼 주인공이 무공을 쌓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쯤 하면 <귀멸의 칼날에서도 비슷한 요소들을 볼 수 있지 않은가. '호흡'이라고 무료 카지노 게임 내공에 각 호흡의 달인들마다 자신만의 검법과 몇 가지 형식을 갖추고 있고 거기에 최고 수준에 이른 사람은 '주'라고 불리는 최강자가 된다. 상대인 혈귀도 같은 방식으로 잡귀, 하현, 상현 등으로 나뉘어 작중의 귀살대와 상대하게 되는데, 각 등장인물의 수준에 맞춰 전투신의 화려함이나 핍진성도 조절된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서 작품을 보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어떤 재미있는 만화를 본다기보다는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게임도 결국 목표달성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적을 처치무료 카지노 게임 이야기를 내가 직접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어떤 발동조건을 갖고 있고, 또한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엔 어떤 종류의 모험이 필요한지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게임의 묘미 아니던가. <귀멸의 칼날에서 주인공 탄지로가 혈귀를 상대할 때마다 독백으로 읊조리는 혈귀의 특성이나 기술의 한계 같은 것들은 그런 매력을 더 배가시킨다.


이제 여기에 <귀멸의 칼날 같은 아니메는 일본의 전통이나 전설로 내려오는 요괴, 의식주를 비롯한 일상생활의 풍경을 작품 속에 덧씌운다. 스펙터클을 다루면서도 일본 배경을 벗어나지 않고 전통마저도 현대적인 내러티브에서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모험에 대체 불가능한 문화를 씌워 고유한 독창성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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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도입부 악마 아스타로트와 대면무료 카지노 게임 주인공


잘 나가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장점을 길게 늘어놓은 까닭은 최근 개봉한 <퇴마록(2025) 역시 비슷한 결을 가지고 관객을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 독특한 애니메이션은 동명의 소설 『퇴마록』의 이야기를 옮겨놓은 것이고 30년의 세월을 감안해서 작중 배경의 현대화만 진행했을 뿐, 특별한 각색 없이 소설의 내용을 축약, 차용한 것처럼 보인다. 작품의 내용만 놓고 보면 고평가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대로 한국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서나 볼 수 있는 세계관을 가지고 영상을 풀어냈다는 건 고무적인 일임엔 틀림없다.


세간에 이 영화는 단순한 오컬트 애니메이션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오컬트 작품이 아니다. 한국 영화계가 숱하게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던 '한국적인 것'의 판타지화에 성공한 작품이며 그 메커니즘을 아주 철저하게 이해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후속작 역시 기대할 수밖에 없는 작품인 것이다.


<퇴마록은 앞서 언급한 내용들, '누가 더 센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퇴마사들에게 옮겨놓는다. 비록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것처럼 구체적인 수치나 특별한 규칙을 강조하지는 않지만, (1) 퇴마 방법에 따른 등장인물의 무공 묘사, (2) 각 인물들의 계급이나 위치를 반영한 기술의 위력, (3) 세계관에 따른 전투의 당위성 등을 확보하면서 '악마와 성자의 대결'을 굿이나 엑소시즘 한 번 없이 잘 표현해 낸다.


마치 게임 캐릭터처럼 각 종교군에 위치한 인물들이 각자의 특성에 맞게 전투기술로 악마를 물리치는 그림이니 시각화가 쉽다. 그리고 앞으로 후속작을 그릴 때도 설정을 창조하거나 인물 표현을 무료 카지노 게임데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A가 B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B는 C로 상대해야 한다'같은 규칙을 만들자면 무한정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규칙이 인물의 특성과 맞물려 내러티브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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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발키리에 등장무료 카지노 게임 '석가모니'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수치화하고 시각화무료 카지노 게임 건 특히 영상 매체에서는 자기 장점을 살릴 좋은 기회가 된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그런 경향을 가진 작품을 보기 힘들었던 이유는 뭘까. 아무래도 '점잖은 체'무료 카지노 게임 관습과 문화가 그 원인이 아닐까?


거룩하고 숭고한 것에 절대 침범하지 않으며 환상을 추구하면서도 현실 고증에 얽매인 나머지 자유도를 희생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2009)이나 <장고(2013)에서 슬프고 무거운 역사를 희화화할 수 있었던 데는 현실 세계에서 규율처럼 지켜지고 있는 불문율을 깬 덕분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중 <종말의 발키리라고 하는 작품은 아예 위대한 위인들이나 신들이 인류의 종말을 놓고 투기장에서 벌이는 한판 승부를 다루고 있다. 개연성이니, 서사니 그딴 건 다 집어치우고 '신이나 최강의 인간들 중 누가 더 세냐'는 아주 단순한 목표 하나만 가지고 진행하는 만화가 그런대로 인기작이 되었던 것도 일련의 파격에 있고, 그 파격을 딛고 세운 저만의 세계관과 시각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된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인류 대표로 나온 석가모니는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비쩍 마른 채 열반에 든 성인이 아니라, 헬창들이나 입고 나올 법한 민소매에 패셔너블한 안경을 쓰고 등장하는 근육질 매력남이다.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시청자가 '석가모니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라며 시위라도 할 것 같은가. '와, 제우스랑 싸우면 누가 이기려나?'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어릴 적에 즐겨했던 코에이 사의 게임 <삼국지 시리즈는 유관장 삼형제는 물론 난세의 영웅들까지 모두 '스탯'을 매겨놓고 턴제 게임으로 만들어놨다. 그런 점에서는 일본인들이 보이지 않는 걸 시각화무료 카지노 게임 걸 좋아무료 카지노 게임가 싶기도 하지만, 어찌됐건 그런 요소들이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고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오락적 요소로 기능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귀멸의 칼날(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식사 장면과 <퇴마록(아래)에서 주인공들이 편의점 테라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게임처럼 재미있는 연출을 추구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자연스럽게 자국 문화를 장면에 밀어 넣는 재주 또한 탁월하다. 살벌한 혈귀와의 대전을 다루다가도 휴식기에 자연스레 다다미에 앉아 일본식 덮밥을 먹는 장면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하물며 <귀멸의 칼날뿐만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에는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나 하오리 같은 것을 평범하게 입고 나오는 일이 잦다.


반면 한국 작품 중에서 갓을 쓰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검기를 사용무료 카지노 게임 무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나 만화를 찾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애초에 재미난 이야기에 토속적인 요소를 융합하려는 시도 자체가 적기도 하지만 그걸 잘 해내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퇴마록은 그런 경향을 어느 정도는 깨부순 무료 카지노 게임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사제복을 입은 박 신부가 승복을 입은 장 호법과 편의점 테라스에 앉아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었는데, 한국적 정서에 오컬트 판타지 요소를 이질 감 없이 녹인 것 자체만으로도 칭찬할 만하다.


과거에도 이런 시도는 많이 있었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이 <전우치(2009) 시절부터 시도했던 'K 판타지'는 <외계+인(2022)에 이르러 대차게 실패했고, 드라마 <킹덤(2019)에서는 좀비라는 현대적인 소재를 조선시대에 융합한 참신함이 있었으나 정극의 틀을 벗지는 못했다. <퇴마록은 윤인완, 양경일 만화가의 <신암행어사(2004)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K 판타지'라고 할만한 계보를 만들어내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평범한 캐주얼 복장으로 영적인 힘을 발휘무료 카지노 게임 현암 같은 캐릭터도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퇴마록은 극적인 완결성보다는 그 가능성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비록 한국인들의 관심을 받는 무속신앙과 종교적 이야기라는 한계는 갖고 있지만 장르를 발판 삼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환상과 현실의 융합을 보여줄 저력을 품고 있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2024)이라는 어반 판타지 장르의 웹소설 작품이 애니메이션으로 업로드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앞으로도 K 판타지가 흥행을 거두려면 문화적 장벽과 장르의 특수성을 허물 용기가 필요할 듯싶다.


이 기세를 몰아 한국의 퇴마사들이 코제트와 젠킨스, 히루바바와 마왕을 상대무료 카지노 게임 그날까지 퇴마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아니,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우리의 풍성한 전설 속에 있는 구미호, 이무기, 도깨비 같은 것들도 언젠가 스크린과 스마트폰 위에서 꽤 멋있는 대결로 다가오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본문 사진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2019) 중

-애니메이션 <종말의 발키리(2023) 예고편 중

-영화 <퇴마록(2025)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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