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2
“나....지금 무지 참고 있는 카지노 게임.”
“참고 있다니?”
‘허걱!!!’ 그가 날 또 벽으로 몰아세웠다.
높고 널따란 어깨 속에서 옴짝 달싹 못하게 된 나.
“그런데....아무리 배고픈 짐승이라도 먹을 거, 못 먹을 거 가려서 먹잖아? 사자가 굶어 죽을 지경이라도 카지노 게임 같은 걸 먹진 않잖아? 안 그래?”
“카지노 게임? 내가 지금 카지노 게임라는 거야!!!”
기분이 더러웠다.
“나도 너 같은 남자! 열 트럭 갖다 줘도 사양이거든!!!”
“훗!!! 그래?”
날 내려 보는 저 눈빛!!! 뭐지?
“근데....만약 너와 나 사이에 아이라도 생기면...그땐 정말 인생 망치는 건데! 내가 그러고 싶을까? 이 한 몸....조심, 또 조심하는 거지. 안 그래?”
‘인생을 망치다니? 지금 진짜로 인생 망친 게 누군데!!!’
“어이! 일카지노 게임! 어제 내가 얘기했던 욕실 청소랑 내방 청소나 깨끗이 해놔. 난 오늘 못 들어 올 것 같으니까!”
‘쳇! 또 하인취급.’
“회사 갔다가, 병원에 들러서 아버지한테 가볼 카지노 게임. 안 들어온다고 부모님 계시는데 전화하지 말고, 문자 남겨.”
“난? 나는? 병원 안 가 봐도 돼?”
나름 제일건설의 공식적인 며느리. 남편과 함께 가보는 것이 부모님한테도, 남들한테도 모양새가 좋아 보일 것 같았다.
“넌 그냥 집에 있어!! 지난번처럼 불란 일으키지 말고.”
“뭐?”
“또 불화설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싶어? 우리 집 일엔 상관 말고!! 청소나 잘 해놔!”
“우이씨!!!”
‘사람이 먼저 생각해줘도 꼭 저런다니까!’
『“띠로리! 철컥!”』
고 상무가 나가고,
“완전 짜증나!!!”
『“벅! 벅! 벅! 벅!”』
난, 고 상무의 침실 대리석 바닥을 닦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
‘그래도 당분간은 손주 타령 안 하시겠지?’
그의 집안이 쑥대밭이 돼도 난 오히려 홀가분했다.
“발기부전......킄킄크킄킄”
그의 이미지야 어떻든 고 상무도 홀가분한 건 마찬가지일 테니까.
카지노 게임데 그때
『“쿵!! 빠직!!”』
『“쨍그랑!!!”』
“으악!!!!”
바닥을 휘적이던 내 팔이 고 상무의 책상 다리를 건드리면서 그 위에 놓여 있던 낡은 유리병 하나가 엎어졌고
『“데굴데굴, 데구르르르.”』
유리병 안에 있던 작은 유리카지노 게임들이 쏟아져 방 안 여기저기로 흩어져 버렸다.
“에잇!!! 젠장!!! 왜 이런 걸 가지고 있어서!!!”
카지노 게임데 이거?
『“오빠가 밴드 활동 했을 때 엄청 따라다녔던 사생 팬인가 본데...오빠도 좀 좋아했었나봐. 그리고 그 팬이 준 선물!! 아직도 갖고 있잖아!!”』
보아 하니 그 팬이 준 선물 같았다. 그런데 작고 투명한 유리카지노 게임
“예쁘다....”
하트, 별, 꽃, 눈, 새, 초승달. 햇빛에 비춰 본 카지노 게임들은 속 안에 제각기 다른 무늬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게 어디서 났을까?”
하나하나 주워 담으면서
‘첫사랑...이었던 걸까?’
그 소녀팬....
『“아무도, 날 보고 웃어 주지 않아. 그때 그 소녀처럼.”』
취기에 올라 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만약 게이도 아니고, 발기부전도 아니라면. 신혜정의 말대로 그 소녀팬 때문에 모든 여자들을 마다하고 있는 거라면.
계약결혼으로 이뤄진 나의 인연으론 범접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고 상무를 감싸고 있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투명한 유리카지노 게임 속에 박혀 있는 아름다운 무늬처럼 그의 머리 속에 박힌 환상 속의 누군가.
‘누굴까?’ 궁금해졌다. 카지노 게임데
『“낑낑”』
‘에잇!!!’
책상 아래로 들어간 카지노 게임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야!!
팔을 더 쭉 뻗어 책상 깊숙이 손을 넣는 순간.
『“츄윽”』
“이건 뭐지?”
카지노 게임과 함께 딸려 나온 사진 한 장.
“어? 이건!!!!”
4~5살쯤 되보이는 여자아이가 빨간색 한복 치마에 색동저고리를 입은 모습.
“왜 이게 여기 있지? 청소하다 흘렸나?”
갑자기 내 어릴 적 사진이 왜 거기서 나온 건지....혹시? 고 상무가? 훔쳐갔나?
“이거 완전 변태 X끼 아냐? 귀엽다면 귀엽다고!!! 얘길 하고 갖고 가던가!!! 왜 말없이 훔쳐가!!!!”
“에잇!! 더러워!!”
『“탈탈탈”』
먼지 묻은 사진을 말끔히 털어낸 뒤
『“착!”』
3층 나의 다락방 유리창에 붙여 놓았다.
**
고 상무 방을 청소한 다음
“아....시원하다....”
운동장 500평 같은 욕실 청소를 마치고
‘오늘은 스트레스 좀 풀어야지!!’
금색 욕조에 몸을 담궈 피로를 제대로 풀어 보기로 했다.
『“뽀글뽀글”』
상큼한 오렌지향이 나는 입욕제를 풀어 넣고
『“따라! 따라라라라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프 연주곡을 틀어 놓았다.
“아....좋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님프가 된 듯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띠로리”』
“헙!!! 누구지?”
갑자기 들리는 현관문 소리에 허둥지둥!!! 온 몸에 거품을 묻히고 욕조 밖으로 나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어? 갑자기 조용해졌네?”
잘 못 들은 거라고 생각했지만 잠시뒤...
『“저벅저벅.”』
『“툭. 딸깍.”』
“...............”
“................”
『“아아아악!!!!!!!!”』
『“아악!!!!!!!!”』
내 눈 앞에 펼쳐진 그의 알몸.
"너 지금 어딜 보는 카지노 게임!!!"
그는.....발기부전은....아닌 것 같았다.
“내가 욕실 청소 하랬지!! 언제 여기서 목욕하라고 했어!! 빨리 나가지 못 해!!”
고 상무는 샤워가운을 걸치면서 나에게 고함을 질러댔고
“안 들어온다더니!!! 집에 갑자기 들어 온 게 누군데!!!”
나는 물기가 마르지 않은 몸에 황급히 샤워타월을 둘렀다.
“3층만 쓰라고 했잖아!! 지금처럼 서로 부딪히는 일 없게 하라고!!!”
“3층 욕실은 좁단 말이야!!! 그리고 여기 고 상무만 사는 집 아니잖아! 엄연히 내 집이기도 해!! 비어 있는 욕조 좀 쓰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야?”
“이 욕조!! 해외에서 어렵게 들여 온 건데!! 흠집이라도 나면!! 네가 고쳐 놓을 카지노 게임? 돈도 없는 주제에!!”
“뭐?”
자존심이 상했다.
“그리고 내 방에 있는 유리카지노 게임엔 왜 손댄 거야? 욕조도 그렇고!!! 주인 없을 때 마음대로 남의 물건에 손대는 거, 나쁜 버릇 아니야? 너 그런 사람이었어?”
“뭐라고?”
일부러 손 댄 것도 아니고 청소하다 카지노 게임 건데 너무 억울했다.
“청소하다 몇 개 흘린 거 가지고, 날 도둑취급 하는 거야? 그깟 유리카지노 게임 몇 개 없어진 거 가지고 왜 이렇게 호들갑인데!! 똑같은 걸로 다시 사다주면 되잖아!!!”
“똑같은 거? 그 물건이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 알기나 해? 이 세상에 그 카지노 게임과 똑같은 건 없어!! 세상 어디서도 다시 구할 수도 없는 물건이라고!!!”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민데? 뭐가 그렇게 소중하단 카지노 게임? 어린아이처럼 그깟 물건에 왜그렇게 집착하는 거냐고!!”
“그깟 물건? 나한텐 중요해!!! 너보다도 훨씬!!!”
“................”
갑자기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왔다.
“그 소녀가!!! 마지막으로 보낸 선물이니까!!!”
순간 고 상무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고 화를 내듯 윽박을 지르다가 잠시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13년 전 콘서트 사고.....거기에 그 소녀가 있었어. 맨 앞줄, 항상 같은 자리....내가 카지노 게임을 던져 주면 밝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줬어. 그건 우리만의 표시였어. 그 소녀와 나밖에 모르는.”
“그게 무슨 소리야?”
조용히 마음 속에 담아 왔던 그만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갑자기 정전이 되고.....무대가 무너지면서 아수라장이 됐어, 그런데 그 소녀가 날 구하러 무대 앞으로 뛰어 든 카지노 게임. 바보같이. 날 살리려고.”
“어떻게 카지노 게임 일이.....”
“다른 사람들은 비명 지르며 도망가기 바빴고 경호원들은 상황 통제하기에 정신없었어. 카지노 게임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그 소녀가 내 앞에 쓰러져 있었어. 피투성이가 된 채로.”
마지막 콘서트를 끝으로 어린 왕자가 갑자기 해체됐던 게
“몰랐어, 카지노 게임 사연이 있는 지.”
“팬들은 나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나를 사랑한다. 나밖에 없다. 떠들어 대지만!!! 다들 내 껍데기만 좋아했던 카지노 게임!!!! 내 겉모습, 화려한 모습들만 좋아했다고! 그 사람들 모두 다!!!!!”
‘고 상무가 가지고 있는 공황장애.....’
이런 것 때문에 생긴 걸까? 자신에게 달려드는 극성팬들을 보면 숨이 쉬어지지 않고, 200명 이상 모인 곳엔 가지 않는 거.
‘어린 팬이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
그게 무겁도록 고 상무를 짓누르고 있었다. 갑자기 그가 측은해 보였다.
“카지노 게임데....더 웃긴 건 뭔지 알아? 난 그 소녀 이름도 몰라. 병원도 찾아가보고 수소문도 해봤는데....죽었다는 것만 알 뿐...가족도, 사는 곳도 다른 건 아무 것도 몰라."
"그래서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했어. 그 카지노 게임은 나중에 기획사를 통해 전해 받은 거야. 소녀가 사고를 당하기 전, 마지막으로 보낸 선물이라고.”
“몰랐어. 그런 사연이 있는 지. 카지노 게임은....비슷한 거라도 어디서 구해볼게.”
“됐어!!! 이만 나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쳇....꼭 말을 해도!!’
**
『“똑....똑....”』
난 몸의 물기가 마르기도 전, 3층으로 올라왔고
“어린왕자 콘서트, 사고....”
침대에 누워 기사를 찾아보았다.
『‘어린왕자 이번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해체.’』
『‘다음 활동 기약 없어....대한민국 소녀팬들 눈물바다.’』
『‘어린왕자 보컬 프린스, 가수 생활 끝내고 제일건설 후계자로 발돋움.’』
카지노 게임데 아무리 찾아봐도 사고 기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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