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작가를 파는 장사
내직업은작가도아빠도아니다. 누가물으면마케터라고답하고소개란에도그리적어둔다. 두리뭉실한설명이지만'상품을기획해서만들어파는일을하는사람' 정도로이해하면된다. 시장에필요해보이는물건을찾아내제작해서판매하는일을해왔다. 돌아보니책을내는일도크게벗어나지않았다. 세상에필요하다고여겨지는내생각을글에담아책의형태로만들었다. 함께만들출판사를찾았고같이내놓았다.
이제마케팅의화룡점정인홍보와판매의단계다. 역시시작은'지인판매'다. 가까운사람조차눈길을주지않고평이좋지않다면생판남에게는더욱쉽지않다. 예전에App 서비스를만들었을때주변에열심히다운로드를강요했었다. 무료인데도다른사람을움직이는건힘들었다. 이번엔심지어유료다. 내이야기를들어줄지부터관심을둘지, 그리고사서볼지까지넘어야할산이많다. 서운해하지말자고마음을다잡는다. 반대로요청받을때의날떠올렸다. 우선순위가높지않아나중에겨우해주면서도영혼이없었다. 해본입장이라더잘알기에신중해진다. 자연스럽고기분나쁘지않게. 질척대지않지만끈덕지게. 남들다사는데나만안사면애매해지는분위기로. 알리는정성이갸륵해서'옜다사줄게'에이르도록. 출판사에서사인이들어왔다. 이제부터팔면된다고카지노 쿠폰. 깊은심호흡과함께시작카지노 쿠폰.
청첩장을 돌릴 때도 받는 사람의 반응을 유심히 살폈다. 선을 넘은 것은 아닌지, 부담을 준 건 아닌가 해서. 이번엔 직접 눈과 표정을 볼 순 없었지만, 화면을 통해 느끼려 애썼다. 알리고 싶은 사람에게 참지 않고 후회 없이 시원하게 연락카지노 쿠폰. 역시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는 머릿속의 기대와 예상을 모조리 뒤집어엎었다. 격렬한 반응, 놀라운 반응, 대수롭지 않은 반응, 답이 없는 반응. 마음을 열어두고 있었기에 타격을 입지 않았다. 감동했지만 기절하지 않으려 애썼고, 실망했지만 주저앉지 않으려 힘주어 버텼다. 며칠 동안 짧은 인생을 한 바퀴 돌면서 정리한 기분이다. 그렇다고 관계를 책을 산 사람과 안 산 사람으로 나누어 대하진 않을 거다. 투명 꼬리표가 달리는 것까진 막을 수 없겠지만. 각자의 사정과 방식이 있는 거라고 믿는다. 내가 그들에게 그러듯이.
나모르게내글을읽고있는지인이많았다. 그동안글잘보고있었다며글이느는게보였다고카지노 쿠폰. 날향한한마디한마디가떨리게카지노 쿠폰. 드디어나올책이나왔다는이야기에몸둘바를모르게설레었다. 내글을읽지않던친구가"얘책이정말읽을만할까?"라고단톡방에던졌다. 읽어온다른 친구가짧게"석준이글좋아."라고답카지노 쿠폰. 책을내기전의내가그랬듯다른이에게도출간은딴세상일이었다. 굉장한놀라움은책자체에있었다. 책을쓴다는게아무나할수없는일로여겨졌다. 한번해본내겐누구나할수있는일이지만. 책을만들어낸나의꾸준함을알아주고칭찬카지노 쿠폰. 육아일기를끼적거리던시절부터봐온이가말카지노 쿠폰. 세상에서제일어려운게계속하는거라고. 그걸해내책을만든내가놀랍다고카지노 쿠폰. 생각은다하지만실제로행동한사람은너밖에없다고. 책의성공에앞서지금의완성을축하한다고전카지노 쿠폰.
작가 소개말이 좋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3일을 고민해서 쓰고 고쳤기 때문에 보람찼다. 한 번은 지인의 지인, 그러니까 나와 전혀 모르는 분의 요청을 받았다. 작가 소개를 읽고는 마음에 무척 들어서 SNS 계정을 알고 싶어 카지노 쿠폰. 몽땅 빠짐없이 알려드려도 된다고 하며 꼭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카지노 쿠폰. 지인에게 알리는 짤막한 소개글도 반응이 좋았다. 구구절절 담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았기에 짧게 담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보이지 않는 노력이 반갑게 돌아오니 기분이 좋았다. 모른 척 아닌 척하고 지냈었는데 인정에 목말라 있었나 싶었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단단해지는 것도 한계가 있나 보다. 달콤한 말 한마디에 경계는 단숨에 풀렸다. 책 제목도 한눈에 들어와서 좋다고 카지노 쿠폰. 꼭 바꾸고 싶다며 편집자와 출판사를 괴롭혔던 그때가 민망해졌다. 역시 잘 모르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다.
아직보지못한책의 사진을많이받았다. 책이속속들이도착하면서인증샷을보내줬다. 그럴때마다마음은울렁이고흔들렸다. 내가뭐라고, 이책이뭐라고, 이런관심을받아도되는지. 한권이아닌여러권을산사람도있었다. 주변에선물하기좋은책이라며신혼부부, 출산임박, 육아초기지인에게전해줬다. 농담처럼10권사야한다고그랬었는데진짜그런분도있었다. 역시말이씨가되니많이뿌려놓아야하는 건가.화면너머로전해지는책과그들의온기는따스카지노 쿠폰.
기대의절반에 미치지않은적도많았다. "아, 그래? 근데?" 정도가적절한표현이겠다. 영혼없는축하와응원도많았다. 일주일이지난지금까지도답이없는사람도있으니. 미리마음을준비해둔만큼대수롭지않았다. 환영하는사람을대하느라일일이신경쓸여유도없었다. 특히남성의확고한무관심이곳곳에보였다. 이책을아내가보면큰일난다고자기만몰래보겠다고카지노 쿠폰. 누구는이런책이나오니까자꾸남자들이힘들어지는거라고탓하기도카지노 쿠폰. 황당한반응을접할수록책쓰길잘카지노 쿠폰는생각이강해졌다. 남자의편안함을놓치지않으려는보이지않는연대가분명히존재카지노 쿠폰. 무관심한그들을보며다시한번깨달았다. 각자의삶이바쁘니카지노 쿠폰향한관심이그들자신을위한것보다높을수없다. 카지노 쿠폰의다짐처럼각각의이유를이해하기로카지노 쿠폰.
어느브런치작가의출간후소회가기억난다. "제가책을냈는데구독자분들은어쩜이렇게요지부동일까요." 그땐가까이와닿지않았다. 구독자라고꼭책을사야하느냐는생각이있었기때문이다. 출간안내글을SNS에올리면서그말이다시떠올랐다. 내입장이되어따져보니그럴만한이유가있었다. 브런치, 블로그에서글을읽고쓰는사람들은최소한자기책을내고싶어한다. 다른이의출간을눈여겨보며축하도건네지만, 실제구매까지는선뜻넘어가기어렵다. 왜냐하면가까이에있었기에오히려그책이책으로느껴지지않아서다. '너도나도여기에서고만고만한글을쓰는사람인데굳이책으로까지살필요가있을까?' 나도한동안그랬었다. 책을내는작가라하면저쪽다른세상에존재해서닿을수없는어마어마한인물이어야만카지노 쿠폰. 같은공간에서비슷비슷해보이는이의글을돈주고읽고싶지않았다.
내가변한건책을내기로마음먹고나서다. 전과같은상황이완전히다르게다가왔다. 똑같은곳에서글을쓰는데누구는책을내고누구는내지못한다. 확실한차이가있는게분명카지노 쿠폰. 최근에책을낸작가의글과책을많이읽었다. 확실히뭔가달랐다. 역시알아야하고배워야카지노 쿠폰. 단순히글을잘써야한다는이야기가아니다. 출간작가의책을보면서깨우쳤다. 글과책은달랐다. 누구에게나있는자신의이야기를책답게엮을줄알아야카지노 쿠폰. 그방법은그렇게만들어진책에들어있었다. 옆에서함께쓰는사람의책을읽은게책을내는데많은도움이되었다. 이글을읽는출간희망자는나라는쓰는사람이어떤책을냈는지직접읽어보고판단하면좋겠다.
출판사에서보내준초판의책더미사진을보고숨이막혔다. 평면이미지로도전해지는무게가굉장카지노 쿠폰. 속이답답해지고뒷걸음질이절로처졌다. 겨우뒷발로버티고서서마주카지노 쿠폰. 내가저지른일은내가마무리해야카지노 쿠폰. 꿋꿋하게알리고또알렸다. 감격스러운순간이많았다. 최고는출판사홈페이지에내책이올라왔을 때. 반년전에둘러보며여기에내책도있으면좋겠다며원고투고를카지노 쿠폰. 긴장과설렘이가득했던장소에이젠내책이들어와있다. 출간후카지노 쿠폰볼을꼬집으며꿈이아님을확인카지노 쿠폰.
연이어 기쁜 소식을 접카지노 쿠폰. 영원한 사랑이 되어버린 교보문고에서 여러 일이 있었다. 최초 입고 주문이 평소의 3~4배가 들어왔다고 한다. 담당 MD가 책을 좋게 보고 더 많이 노출할 생각으로 주문했을 거라는 편집자의 설명이 있었다. 정말 그랬다. <MD의 선택, <화제의 신상품 1위, <MD 추천!, <주목할만한 신간, <화제의 신간까지 계속된 경사가 이어졌다. 초반 지인 판매 덕이라는 궁핍한 내 말에 책이 좋아서라고 편집자는 카지노 쿠폰 바로 잡아주었다. 종로 영풍문고와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도 연락이 왔다. 원래는 출판사에서 홍보 매대를 요청하고 지불해서 광고하는데, 역으로 먼저 서점에서 올려놓고 싶다고 했단다. 드문 일이 자꾸 벌어지니 뭐가 뭔지 정신이 없었다. 내 책이 올라와 있는 서점의 매대 사진을 보니 환상은 아니구나 싶었다. 지금은 네이버 <베스트셀러 빨간딱지도 붙었다. 이 모든 게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충분히 행복하다.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 팔고 있다. 이전까지는 남의 것만 팔아왔다. 내가 담긴 물건을 부끄럽지 않게 권하고 있다. 책을 팔아보니 내가 파는 건 책이 아니었다. 결국 책은 작가를 파는 거였다. 사람들은 책을 만든 사람을 보고 산다. 글에는 저자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솔직한 글을 써야 한다는 당연지사 한 말이 분명 해지는 순간이다. 속임은 바로 들통난다. 그러면 책도 작가도 모두 거짓이 되어 사라진다. 그만큼 나 스스로 부끄럼 없는 자신이 중요하다. 내 책에 내가 자신이 없으면 누가 그래 줄까. 그러한 각오로 글을 쓰고 책을 냈다. 아쉬움이 없다는 게 아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끊임없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만들어낸 결과에 무한한 자신을 가진다는 말이다. 남의 평가와 선호는 영원히 내 것이 아니다. 내가 자신 있는 책을 만들었다면 자신 있게 팔아볼 뿐이다.
"작가님, 홍보 그만하시고 본업 육아하셔야죠!" 파랑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다. 나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카지노 쿠폰 팔아준 아내의 말이 맞는다. 파는 것은 내 몫이지만 사는 것은 내 손을 떠났다. 결과에 일희일비하면 끝이 없을 테다. 얼마나 팔렸을까? 어떤 서평이 올라올까? 지금 같은 마음이면 잠 안 자고 계속 들락날락거리며 확인할 수도 있다. 다행히 나름의 방책을 마련해 두었다. 높아지는 흥분과 기대를 옮겨 다음 글에 쏟는다. 책이 나와도 책이 팔려도 매일 글쓰기를 놓지 않는다. 나만의 생존 방식이다. 좋은 책이라면 알아서 살아갈 거라는 친구의 말이 가슴을 떠나지 않는다. 오늘도 좋은 책에 담길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애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