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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인씨 Mar 19. 2025

프롤로그

야심 차게 브런치 북 발행 예약을 걸어두고, 마감까지 30분을 남겨두었다. 사실 지금 글자를 쓰고 싶은 상태가 아니다. 방금 신학기가 시작된 지 3주 차에 2학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담임섬생님께 장문의 상담신청서를 쓰고, 내일아침에 전송 되도록 예약 버튼을 누른 참이다. 운이 좋게도 불편한 마음으로 선갱님께 상담 요청을 드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도 이런 걸 해 본다. 진상으로 낙인찍힐까 두렵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말을 듣고 그냥 넘기는 것도 아니다 싶었다.



초등학교 2학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일기에 이런 기록이 남았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2학년의 엄마다. 편의상 2학년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2호라 칭하겠다.)

날짜 : 3월 18일 화요일
제목 : 수학은 지옥
난 수학의 수자만 들어도 짜증 난다. 일기장아 너도 오늘 사연을 들으면 너도 수학을 무섭고 끔찍하게 싫어하게 될 거다. 오늘 반에서 일어났다. 내가 교과서 문제 중 마지막 문제를 이해 못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매번 틀리자 우리 반 선생님이 화를 내셨다. 이걸 몰라? 하. 나. 더!

2호는 에게 들은 마음 아픈 워딩은 하나 더 있다. '집에서 수학 공부 안 하니?'



어떤 문제가 골치였는지 물었다. 교과서에 있는 문제가 대단할 리 없다. 상황을 들어보니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 문제를 대에충 읽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풀었고, 틀렸다. 틀린 문제를 고쳐올 것을 주문받았지만 이미 다른 친구들은 틀리지 않은 문제를 혼자 틀렸음을 안 순간 바짝 얼었을 거다. 그래서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 발견하기보다 어떻게든 빨리 그 상황을 종료시키고 싶었을 테다. 만 8년짜리 이성은 제 기능을 잃었을 거다. 2호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데 오래 걸린다. 눈에 띄는걸 싫어해서 입학식 때 사 준 샤뉄st 경량 패딩을 화려하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트레이닝복을 선호한다. 그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 2학년이 시작되고 연일 악몽을 꾸고 있는 중이다.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기 그 상황이 얼마나 당황스러웠을지 상상하면 슬퍼진다.




매 학기 초 '학생 기초 조사서'에 빠지지 않고 넣는 내용이 있다. 워딩은 그때그때 달라지지만 내용만 요약하면.'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고 선생님 말씀을 경청하는 태도와 습관을 기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학습 사교육을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혹시 반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띌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보이신다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적극적으로 보완하겠습니다.'



학생 기초 조사서에 쓴 말은 빈말이 아니다. 나는 공교육을 믿고 우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을 공교육에 맡기고 싶다. 마음은 그렇지만 몸은 사뭇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우리는 학군지에 산다. 대단한 포부와 의도가 있었다기보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그럴 거면 거기 뭐 하러 사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유해시설이 없고 살기 좋은 곳엔 학교가 많고 학교가 많으면 학원도 많다. 이런 곳에 살면서 집공부라니. 이게 오히려 애 잡는 건 아닐까 늘 갈등된다.



집에서 수학 공부한다.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7세 고시도 모자라 4세 고시, 초등 의대반이 출현하고 있는 환경에서 집공부의 '열심'은 귀엽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공부 정서를 위해 '최소한'만 챙기고 싶지만 마음은 늘 학원가를 향해 넘실댄다. 그렇다 보니 '최소한'의 기준이 자꾸 높아진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수학의 수 자만 들어도 짜증 난다'라는 표현에는 내 지분도 상당히 들어가 있을걸라 짐작된다. 고백한다.




내일이면 아마 선생님이 상황 설명을 해 주시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말은 늘 과장된다. 과장이려니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못하고 전해 들은 이야기에 마음이 쿵 하는건, 내 안에 쌓여 있는 불안 스위치가 눌러졌기 때문일거다. 학습 사교육을 ‘안(못)’시키고 있는자의 불안이다.




나의 불안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전이시키고 싶지 않다. 1호가 고학년이 되면 불안에 시달리기다 못해 폭주 하는걸 방지하고 싶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들어 본 것들을 하나씩 가지런히 놓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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