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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아키 Mar 08. 2025

공, 그까짓 게 뭐라고

<충동

형광색 공이 멀리서부터 날아든다. 나는 몸을 낮추고 제자리에서 살짝 뛴다. 당장이라도 공의 방향을 쫓아 뛰기 위해서다. 공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고수들은 상대방의 눈빛과 라켓만 슬쩍 봐도 안다고 하는데, 나는 공의 궤적을 눈으로 확인해야만 겨우 안다. 그전까지는 사냥감 앞에 선 고양이처럼 몸을 흔들며 뛰어들 순간을 기다린다.


공의 방향이 정해짐을 확인하면 움직이기 시작한다. 형광색 배경에 검은색으로 로고가 박혀있기 때문에 공이 회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자를 읽을 순 없지만 공이돌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몸을 공을 향해 돌리고 라켓을 뒤로 빼고 휘두를 준비를 하며 눈으로, 다리로 공을 계속 좇는다. 충동은 이때부터 올라온다. 테니스는 아주 짧은 순간의 작은 충동들을 제어해야 이기는 스포츠임을 요샌 코트에 설 때마다 느낀다.



충동 1) 카지노 게임 추천 향해 달려든다


난 분명 카지노 게임 추천 쳐야 하는데, 카지노 게임 추천 쫓는 마음이 앞서 거리 조절에 실패한다. 라켓으로 쳐야 하는데 조절을 못하고 신나게 달리기만 해서 공과 어깨빵을 한 적도 여러 번이다. 이것은 멀리 떨어지는 카지노 게임 추천 향해 달려들 때에도 해당하고, 상대방의 스트로크를 막아내는 발리 포지션일 때도 동일하게 일어나는 충동이다. 충동은 욕심으로부터 오는데, 차분하게 카지노 게임 추천 기다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이 들썩인다. 두근댄다. 적정한 거리를 계산해서 달리다가 멈추는 것도 오로지 경험과 감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능력이다. 달리는 것보다 멈추는 연습을 하고 있다.



충동 2) 카지노 게임 추천 끝까지 보는 데에 실패한다


공이 지척까지 왔다면 카지노 게임 추천 끝까지 봐야 할 텐데 많은 경우에 카지노 게임 추천 계속 바라보는 데에 실패한다. 보지 않고 팔과 몸을 돌려 라켓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 맞춘다. 카지노 게임 추천 끝까지 바라보지 않는 이유는 내가 친 공이 나아가는 모습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다. 내가 잘 쳤는지, 상대방이 칠 수 있는 공인지 아니면 놓칠 공인지. 그게 그렇게도 궁금하여 나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공보다 네트 너머의 코트를 미리 보고 있다. 분명 내가 보고 있다고 해서 공이 빠르고 정확하게 나아가는 것도 아닌데 집중력을 잃어버리고서는.



충동 3) 라켓을 올리지 않고 옆으로 휘두른다


이 스포츠가 아주 흥미로운 지점은 라켓의 각도와 방향이 공을 각기 다른 궤적으로 날려버린다는 데에 있다. 오로지 멀리 보내면 장땡이 아니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게 코트의 가장 바깥 라인 안쪽으로 공을 떨어뜨리기 위해 공을 순간적으로 회전시키는 연습을 한다. 아주 세게 쳐도 스핀을 제대로 먹은 공은 신기하게도 빠르게 날아가다가 라인 안쪽에서 뚝 떨어진다.


그러기 위해선 야구와는 다르게 라켓을 아래에서 위로 휘둘러야 하는데, 카지노 게임 추천 만나기만 하면 공의 속도를 높이고 싶은 욕심 탓에 라켓을 가로로 휘두른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이기지 못한 충동 탓에 가로로 휘두른 라켓은 카지노 게임 추천 직선으로 날려버린다. 회전하지 않고 힘을 받은 공은 시원하게 날아서 라인 바깥에 떨어진다. 에라이, 아웃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되뇌는 혼잣말이 ‘천천히’ 혹은 ‘하나, 둘, 셋’인 것은 아이러니한 지점이다. 실제로 속력을 늦추고 싶은 것이 아니라, 마구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고 싶기 때문이다. 불쑥불쑥 올라오는 이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참자고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애초에 한 번 마음먹은 대로 이뤄졌다면 충동은 아마 다른 이름을 가졌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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