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른과 이제 마흔의 교환일기(9)
3월의 첫 편지예요! 벌써 두 달을 꽉 채워 소식을 주고 받았다니,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흐르는 것 같아요.
지난 편지에 아라가 괜찮아짐을 경험하고 난 다음에 오는 낯섦은 이전에 경험 데이터로 익숙해지는 시간을 단축해주기도 한다고 했잖아요. 그 말 덕분에 조금의 용기를 얻었어요! 내가 해낸 결과물보다, 그 결과물을 얻기 전 조바심을 내던 나를 떠올리면 지금의 나를 더 믿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거 별 거 아냐, 라는 말은 왜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어요ㅎㅎ
아라는 요즘 별 거 아니라는 듯이 척척 해내는 일이 있나요? 아라랑 평소 나누던 대화와 인스타그램으로 보이는 소식을 떠올리면 영화 보기, 산책하기, 책 읽기, 도시 공부, 그림 그리기, 목공. 이런 것들이 생각나네요. 왜, 남들이 보기엔 어려운데 나는 척척 해내는 것들이 진짜 재능이라고 하잖아요. 사실 척척 해내는 것과 관계없이 어려운 것도 끈기로 해내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나-싶지만요.
척척 해내기 전, 낯설게 또 꾸물거리거나 쭈뼛대던 나를 떠올려봐야겠어요. 일단 과거의 나를 떠올릴 수 있는 여유를 좀 만들어야겠네요
마트에 봄나물이 많이 나왔더라고요. 몸에 좋은 봄나물 많이 챙겨먹으면서 느릿느릿 오는 봄을 만끽하길 바라요. 그럼 또 소식 알려주세요!
2025.03.04
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