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시작의 마음
지난주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세 번이나 들었다. 얼굴이 너무 안돼 보인다며. 아이고~ 화장을 더 카지노 가입 쿠폰 다녀야겠네 하며 넘겼는데, 금요일 퇴근할 때 일 년을 같은 교무실에서 뵙던 부장님이
"주희샘, 요새 무슨 일 있어?"
물으셔서 놀랐다.
"아뇨~, 제가 그렇게 피곤해 보여요?"
"힘들어 보여서 뭔 일 있는 줄 알았어."
"허, 제가 너무 근심에 휩싸여 다녔나 봐요."
주말 잘 보내시라고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서는 나, 도대체 어떻게 지내는 걸까 되돌아보게 되었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바쁘긴 했다. 담임으로서 나눠주고 수합하고 제출할 회신서가 넘쳐나고, 짧게나마 번호대로 아이들 상담도 시작했다. 새 학년을 맡아 수업준비도 틈틈이 하고, 동아리 아이들 면접을 보고, 새로운 교사 독서 동아리도 구성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려고 노력하는 2주였다.
이렇게 열거한 것들은 내가 해야 할 일들. 이런 일들로만 3월이 차는 게 싫어서 하고 싶은 일도 넣었다. 뵙고 싶던 작가님 북토크도 평일 저녁이었지만 다녀왔고, 여둘톡에서 추천한 영화 <콘클라베가 보고 싶어서 금요일 저녁 영화를 보고 왔다. 3월 마지막 일요일엔 이상은 콘서트도 예매해 두었다. 개인적으로는 방학 내내 붙들고 있던 책 원고를 간간이 다시 읽고 수정했으며, 그림을 넣고 싶어서 아는 분과 협업카지노 가입 쿠폰 신나는 일로 주중에 미팅도 했다.
3월의 힘듦은 1년 전부터 예상한 바, 이 시기를 슬기롭게 나려고 나름대로 콘서트도 예매해 두고 나를 위한 시간들을 기획한 거다. 그런데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내 몸의 건강, 피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둘째의 학원 시간이 변경되어 밤 열 시 반 귀가카지노 가입 쿠폰 아들을 기다리느라 늦게 잔 것도 한몫했다. 3월엔 열 시에 자는 게 딱인데. 눈이 너무 피곤해서 안과에 갔더니 지난달보다 염증이 심하다 진단받았다. 공강이나 쉬는 시간엔 무조건 인공눈물을 넣어야 할 만큼 불편했다. 귀에서 '삐-'카지노 가입 쿠폰 소리가 몇 번이나 들렸다. (남편은 또 노화 탓이라 할 테지.)
우리 반 아이들한테 금요일 종례하면서 했던 말은, 일주일 사느라 수고가 많았다, 주말엔 푹 자고 오라는 거였다. 상담할 때 공부에 욕심 있고 학원에서 밤늦게 귀가하는 아이들에게, 나는 꼭 체력이 중요하다는 얘길 한다. 휴식과 체력 관리의 중요성. 내게서 나간 이 말들이 정작 나한테 필요한지도 모르고.
우리나라의 새해 결심은 세 번의 기회가 있다. 1월 1일, 구정 설날, 3월 개학.(정치권에서도 종료와 시작의 심판이 얼른 이루어지길 바란다.) 2주가 흐르는 동안 벌써 지쳐버린 나는 새로 결심을 해야겠다.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 나의 상태를 중심에 두자고. 건강 관리와 휴식도 내 계획에 넣자고.
"회원님, 좀 자주 오세요."
카지노 가입 쿠폰 인사를 듣는 요가원에 자주 가고, 둘째는 자면서 기다리기로 한다. '우리 도빵이, 왔어?'하고 거실로 나갔다가 내 원고를 수정하던 밤도 있었으나 앞으론 내 수면의 양과 질도 사수해야겠다.
방학을 글감으로 쓴 주수희 프로젝트에 주 선생님이 '나를 아끼는 마음'에 대해 써주셨는데, 새 학기에 절절히 실감한다. 나를 아껴야 한다고, 나를 돌보고 나서야 내 아이, 만나는 학생들에게도 건강한 에너지를 전할 수 있다.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카지노 가입 쿠폰 인사는 주변 사람들도 걱정하게 만든다. 지난주 나는 눈은 빨갛고 얼굴은 시꺼먼 채로 비련의 주인공처럼 다녔던가. 나를 향해 눈썹을 팔자로 찡그린 채 '피곤해 보여요~'카지노 가입 쿠폰 얘길 듣는 건 이제 그만해야지.
'안녕하세요?' 하는 우리 인사는 서로의 상태를 묻는 의미이다. 내 상태를 나 몰라라 하던 나날을 반성한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두루 해내고 싶었던 나는 그 일들을 수행할 내 몸을 챙기지 못했다. 안녕하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새 학기에 다시 알았다. 말로만 안녕했던 나, 생기 있는 몸으로 방긋 웃으며 당신과 더불어 안녕할 수 있는 상태로 지내고 싶다. 새 학년, 새로 결심하는 시작의 마음이다.
*제목 사진은 케이트 가비노, 이은선 역 <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가 산다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