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영토 최남단 카나리아 제도에서 열린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Rally Islas Canarias)는 WRC에 완전히 새롭게 합류한 타막(포장도로) 이벤트다. 스페인 국내 챔피언십을 기반으로 IRC(인터콘티넨탈 랠리 챔피언십), ERC(유럽 랠리 챔피언십)를 넘나들다가 49회째를 맞는 올해 WRC 캘린더에 이름을 올리며 국제적 이벤트로 부상했다. 2022년을 마지막으로 빠진 카탈루냐 랠리(RACC Rally Catalunya de España)를 대신해 3년 만의 스페인 복귀이기도 하다.
카나리아 제도는 아프리카 대륙 북서쪽, 대서양에 위치하는 스페인 땅으로, 7개의 주요 섬과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페인 영토 중 최남단에 위치하며 무역풍의 영향을 받아 연중 온난한 기후에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져 관광지로 유명하다. 경기가 열리는 그란 카나리아는 테네리페, 푸에르테벤투라에 이어 3번째로 큰 섬으로 제주도보다 15% 정도 작다. 화산과 광활한 숲, 해안선 등 다양한 환경이 뒤섞여 있어 대륙의 축소판이라고 불린다. 섬의 1/3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보호를 받는다.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는 팬들의 열렬한 지지 속카지노 게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해안가카지노 게임부터 해발 1,700m가 넘는 산악도로에 이르기까지 타이트한 코너와 오르막, 내리막이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진다. 해안가의 높은 기온과 내륙 고지대의 낮은 기온이 공존하는 등 날씨도 변화무쌍하다. 그래도 크로아티아나 중앙유럽 등 최근 몇 년간 열렸던 타막 랠리와 비교하면 자갈이나 흙으로 인한 오염이 거의 없는 깔끔한 포장 노면을 보여준다.
이번 경기는 현대 월드랠리팀(이하 현대팀)의 신형 랠리카가 출전하는 첫 타막 랠리다. 현대팀은 이미 지난해 ERC 제2전이었던 이슬라스 카나리아스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도로 유형과 노면 상태 등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신형 랠리카의 섀시와 부품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올해는 타이어까지 변수로 작용했다. 선수들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한국타이어가 고온, 고부하 상태에서 어느 정도의 움직임과 수명을 보여줄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현대팀은 이번에도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 오트 타낙(Ott Tänak), 아드리안 포모(Adrien Fourmaux)로 3명의 드라이버 구성을 갖췄다. 이 중 누빌은 IRC에서, 포모는 ERC에서 각각 그란 카나리아를 달려 본 경험이 있다.
지난해 챔피언 누빌은 2연속 포디엄 피니시를 거두며 토요타의 엘핀 에반스(Elfyn Evans)를 추격하는 중이다. 누빌은 타막에서 빠른 주행을 보여주는 선수인 만큼 이번 경기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개인 통산 21승 중 7승을 타막에서 거뒀을 정도다.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 출전에 앞서 누빌은 4월 4~6일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열렸던 ERC 개막전 랠리 시에라 모레나(Rally Sierra Morena)에 출전해 타막 주행 감각을 다시 한 번 가다듬었다.
타낙은 직전 열렸던 케냐 사파리 랠리카지노 게임 2위로 시즌 첫 포디엄을 차지했다. 챔피언십 순위카지노 게임도 3위로 부상하며 챔피언십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포모는 2020년 포드 피에스타 랠리2를 몰고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카지노 게임 우승한 경험이 있다. 개막전 포디엄 이후 불운에 시달렸지만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가는 중이다.
토요타는 포인트 선두 에반스를 필두로 칼레 로반페라(Kalle Rovanperä), 세바스티앙 오지에(Sébastien Ogier) 그리고 다카모토 가츠타(Takamoto Katsuta)를 엔트리했다. 별도 팀으로 엔트리하는 사미 파야리(Sami Pajari)까지 합쳐 총 5대의 GR 야리스 랠리1을 준비한 것이다.
M-스포트 포드는 그레고와 뮌스터(Grégoire Munster)와 조쉬 맥컬런(Josh McErlean)만 엔트리했다. 뮌스터는 지난 케냐 경기 직전 할아버지의 사망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카지노 게임도 5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번 랠리는 뮌스터와 맥컬런 두 선수 모두가 ERC카지노 게임 달려본 경험이 있는 무대다.
53대에 이르는 WRC2 대열에는 포인트 선두인 올리버 솔베르그(Oliver Solberg)를 비롯해 2위 요한 로셀(Yohan Rossel)과 그의 동생인 레오(Léo Rossel), 그리고 시즌 도전을 시작하는 니콜라이 그리야진(Nikolay Gryazin) 등이 포함되었다. 이밖에 2022년 ERC 챔피언인 에프렌 야레나(Efrén Llarena)와 스페인 슈퍼랠리 챔피언인 알레한드로 카촌(Alejandro Cachón), 이슬라스 카나리아스 우승컵을 3개 보유한 루이스 몬존(Luis Monzón) 등 현지 사정에 밝은 스페인 출신 선수도 다수 출전했다.
4월 25일 금요일, 그란 카나리아 섬 내륙 마을 발세키요의 중심카지노 게임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의 막이 올랐다. SS1 발세키요-텔데(Valsequillo-Telde)는 마을카지노 게임 시작해 협곡을 따라 나 있는 좁고 구불거리는 오르막길이다. 26.32km의 장거리 스테이지는 정밀한 조작과 리듬감, 그리고 과감함을 요구한다.
이어지는 SS2 바예세코-아르테나라(Velleseco - Artenara)는 구불거리는 도로와 내리막 구간이 혼재하는 15.27km의 고속 스테이지다. 섬 서쪽에 위치한 SS3 라알데아-모간(La Aldea - Mogán)은 초반의 가파른 오르막 후에 긴 내리막이 이어진다. 매우 빠르고 테크니컬한 데다, 고지대에는 짙은 안개가 펼쳐져 있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기량과 코드라이버의 정확한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
선두로 치고 나온 것은 토요타의 로반페라였다. 에반스와 오지에가 뒤를 이으며 토요타가 전체적으로 앞서나갔다. 로반페라는 이어진 SS2와 SS3까지 연속으로 잡으며 종합 선두를 유지했고, 오전에만 2위 오지에와의 시차를 17.8초까지 벌렸다. 한편 현대팀 트리오는 적절한 타막 세팅을 찾지 못해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타이어의 하드 컴파운드와 신형 랠리카의 궁합이 현재 환경에서는 그리 좋지 않았던 것이었다. 포모가 에반스에 이어 종합 4위에 섰고 타낙과 누빌은 선두에 40초 이상 뒤쳐져 7, 8위에 머물렀다.
로반페라는 이어진 오후 스테이지에서도 톱타임을 내주지 않았다. 토요타는 명백한 속도 차이를 보이며 현대팀의 스테이지 기록 3위 이내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누빌은 경기 직후 “솔직히 즐겁지 않습니다. 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요. 어떠한 시도도 효과가 없습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로반페라는 이변 없이 금요일을 종합 선두로 마쳤다. 26.8초 뒤에 오지에가 있었으며, 그 뒤를 에반스가 9.6초 차이로 쫓았다. 파야리와 가츠타가 4, 5위를 기록하면서 토요타가 1~5위를 독식했다. 현대팀의 누빌과 타낙, 포모는 선두와 1분 이상 떨어져 6~8위에 몰려있었다. 뮌스터는 포모와 1분 가까운 차이로 9위를 기록했고, 차량 밸런스 문제로 고전한 맥컬런은 WRC2 대열에 뒤섞여 종합 12위로 첫 날을 마무리했다.
4월 26일 토요일은 SS7 모야-갈다르(Moya-Gáldar)카지노 게임 시작됐다. 24.09km 장거리 스테이지 중간에는 그늘진 부분에 생긴 습기가 타이어 전략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SS8 아루카스-피르가스-테로르(Arucas-Firgas-Teror)는 까다로운 전반 오르막 구간과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져 높은 스피드와 강렬한 브레이크가 반복된다. 이어지는 SS9 테헤다-산마테오(Tejeda-San Mateo)는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테크니컬한 구간이 펼쳐져 랠리 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토요일 밤에 시작된 SSS13 라스 팔마스 데 그란 카나리아(Las Palmas de Gran Canaria)는 랠리 본부가 있는 그란 카나리아 아레나와 주변 도로를 활용해 만든 1.8km 길이의 특설 무대다. 평소 농구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그란 카나리아 아레나는 최근 3년간 ERC카지노 게임 랠리 오프닝으로 사용하던 스테이지이기도 했다.
토요일에도 로반페라의 질주는 계속됐다. 오프닝인 SS7부터 6연속 톱타임으로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었다. 토요일을 마감하는 SS13카지노 게임만 에반스가 가장 빨랐을 뿐이다. 토요일을 마감하는 시점카지노 게임 오지에가 45초 차이로 2위를 기록했고, 에반스가 오지에에게 23초 뒤처진 종합 3위였다. 파야리가 SS12카지노 게임 언더스티어로 사고를 당함에 따라 토요타의 1~5위 대열에 약간의 균열이 생겼다. 이를 틈타 포모가 종합 5위로 올라섰다. 누빌과 타낙은 각각 6, 7위를 기록했다. 뮌스터는 SS11카지노 게임 나무와 충돌해 종합 13위로 밀려났다.
4월 27일 일요일은 SS14 아귀메스-산타루치아(Agüimes-Santa Lucía)카지노 게임 하루를 시작해 SS15 마스팔로마스(Maspalomas)를 달렸다. 그리고 섬 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카트 트랙카지노 게임 SSS16 코스타 카나리아(Costa Canaria)가 이어졌다. 이후에는 오전에 달렸던 2개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주행했다. 최종 SS18 마스팔로마스가 파워 스테이지로 설정됐다. 파타가 마을카지노 게임 시작해 마스팔로마스카지노 게임 끝나는 13.47km의 고속 스테이지다.
일요일 역시 오프닝부터 로반페라가 가장 빨랐다. 반면 가장 먼저 코스에 들어섰던 맥컬런은 코스를 벗어나 충돌하면서 서스펜션이 손상됐고, 결국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오지에와 에반스는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오지에가 2위로 앞선 가운데 두 선수의 시차는 24초까지 벌어졌지만,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 에반스는 물러서지 않고 추격을 이어나갔다.
SS14까지 마친 시점카지노 게임 5위 포모와 6위 누빌의 시차는 불과 3초에 불과했다. 하지만 포모는 오전에 만졌던 세팅이 최악이었다며 ‘자신감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SS14와 SS15는 로반페라가 가장 빨랐고 SS16과 SS17은 오지에가 가져가며 마지막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하지만 51.1초였던 시차를 49.5초로 줄였을 뿐이었다.
최종 파워 스테이지 SS18까지 잡아낸 로반페라가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카지노 게임 승리를 거두며 최연소 챔피언의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 9월 말 칠레 이후 오랜만의 승리. 오지에와 에반스가 포디엄에 올랐고 가츠타가 4위다. 포모 5위에 이어 타낙이 6위로 경기를 마쳤다. SS17카지노 게임 타이어 파손으로 1분 이상의 손실을 겪은 누빌은 7위로 밀려났다. 그나마 누빌은 파워 스테이지 5위로 1점을 더했고, 슈퍼 선데이카지노 게임는 포모가 1점을 챙겼다.
결과적으로 현대 i20 N 랠리1의 새로운 서스펜션은 매끄러운 아스팔트에서 타이어와 궁합이 좋지 못했다. 약간의 세팅 변경만으로는 문제점을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현대 모터스포츠 기술 책임자 프랑수아 자비에 데메종은 경기 직후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는 우리에게 어려운 랠리였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계속 밀어붙였지만 매우 빠른 토요타 4인방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주말과 같이 힘든 시간을 거치면서 트랙뿐 아니라 그레이블에서도 흥미로운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러한 좌절 속에서 얻은 모든 것들을 기반으로 다음 대회에서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남은 경기들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현대팀은 이후 벌어질 그레이블 랠리에서 신형 랠리카의 성능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5월 15~18일 포르투갈 비포장 도로에서 펼쳐지는 제5전에서 현대팀의 반등을 기대해 본다.
글. 이수진 (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카지노 게임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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