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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최홍대 Mar 06. 2025

고민 팔아먹는 한국

중매술사, 나는 SOLO, 이혼숙려캠프, 커플팰리스, 뮬어보살

혼자 결정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들만큼 혹은 남들보다 더 잘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에게 타인의 삶은 자신의 현재를 느끼게 해주는 기준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볼거리는 연애, 결혼, 이혼, 가족관계, 자식등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팔아먹는 것이다. 수많은 방송이 나왔지만 끊임없이 연애와 결혼에 대한 방송은 그 모습만 달리할 뿐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집해서 기수를 구분해서 끊임없이 소모를 하고 있다.


많은 카지노 게임은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른 대접을 받기를 원하면서 평범하게 살아간다. 남들과 비슷한 노력을 하고 살아가면서 자신이 특별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카지노 게임이 적지가 않다. 다른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을 넘어서 특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누구나 다할 수 있는 방향이 아니라 자신만이 우뚝 설 수 있을만한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그냥 평범한 직장, 평범한 노력, 평범한 재능 정도로는 그냥 평범한 것이다.


언급한 프로그램을 거의 볼 기회는 없지만 가끔씩 집에서 식사를 할 때 TV를 틀어놓았을 때 볼뿐이다. 나는 SOLO는 말 그대로 다양한 분야와 연령대의 남녀가 만나서 촌스럽지만 익숙한 이름을 서로에게 붙여놓고 서로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는 짝짓기 게임이다. 현실성을 나름 가미했지만 그 속에 편집도 있고 진심도 어느 정도 드러나지만 많은 부분이 가려져서 알 수가 없는 것들도 있다. 재미를 추구하는 이런 방송이 솔직한 다큐를 지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자 남자를 떠나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카지노 게임은 정말 연애나 결혼을 하고 싶은 것일까. 자신을 돌아보지도 못하고 스스로를 알지도 못한 카지노 게임이 나와서 자신의 현재 스펙을 알려주고 호감이 가는 이성에게 잠깐의 시간 동안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간다는 설정이다. 이 방송에 출연하는 카지노 게임 대부분은 자기 객관화가 안되어 있다. 자기 객관화가 되어 있는 카지노 게임은 그런 방송에 출연하지는 않는다. 물론 방송에 나가 얼굴을 알리고 싶은 카지노 게임은 있을 수는 있다.


경제적인 여건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카지노 게임이 어떤 것을 지향하느냐이다. 변화하는 카지노 게임은 배울만한 가치가 있고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한다. 카지노 게임이 동물과 다른 점은 그냥 짝짓기를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트리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집을 구비하고 돈을 버는 것은 마치 수컷들이 나뭇가지를 모아다가 둥지를 짓고 배운 대로 먹이를 잡아다가 새끼와 자신의 짝에게 먹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문명사회를 만든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나 다른 수컷보다 강함을 증명하는 것과는 다르다.


특정직업이나 특정학교가 그 사람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그냥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에 좌지우지된다. 나는 SOLO보다 커플팰리스는 조건이 더 좋은 사람들이 출연해서 짝을 찾는다. 조금 더 점잖아 보이지만 껍질만 다를 뿐이지 결과는 비슷하다. 중매술사는 중간쯤에 있다고 할까. 평범 남녀의 기준은 모르겠지만 그들의 결혼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 중매술사에서는 나름의 전문가를 통해서 짝짓기를 해준다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이혼 또한 스스로 결정하지도 못해서 이혼숙려캠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누가 누가 더 지랄 같고 스스로 자기 객관화가 안되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에서 나오는 남녀들을 보면 다른 사람의 눈으로 과연 이대로 살아야 할지 헤어져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결혼을 하는 것도 이혼을 하는 것도 본인 자신이다. 자기 객관화가 되어 있으면 이혼도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결정이다.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 같은 것은 없다. 모든 부부들은 그 나름의 상황 속에 놓이기 때문에 그걸 객관화된 지표로 판단해서 누군가는 계속 살고 누군가는 이혼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그런 걸 판사가 결정하는 것도 진짜 이상한 일이다. 판사는 법을 잘 아는 일개 사람이지 그들은 철학적이지도 않고 다른 이들보다 깊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


물어보살 같은 프로그램 역시 그들 스스로 사람과의 관계를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고 되는 것은 되는 것이다. 될 일은 될 것이고 안될 일은 안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왜 그토록 노력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 생각이 바뀌지 않는 사람은 바꿀 수가 없다. 스스로의 생각이나 결단도 하기 힘든데 타인의 생각까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 그대로 오지랖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에게 판단을 구하고 싶어 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 독립하지 못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한국은 더 이상한 사건사고가 일어나게 될 것이고 그들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알기 위한 것은 더욱더 힘들어질 것이다. 어떤 글을 볼 때 전체부터 결말까지 읽어봐야지 알지 중간 부분을 떼어서 보면 알 수가 없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렇다. 앞 뒤 맥락을 살피기 위해 성장과정과 삶의 패턴을 모두 봐야 그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팔아먹으면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보기 때문에 연애, 결혼, 이혼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계속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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