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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완 Jan 12. 2025

행운을 파는 카지노 게임, 불행을 사는 여자_07

방해꾼


#방해꾼


“저기요 …”


낯선 방해꾼의 목소리에 불행을 사는 여자가 날카롭게 돌아보았다. 행운을 파는 남자도 갑자기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더니 목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돌아보았다. 두 사람의 앞에는 멍이 든 여자의 손을 잡고 왔던 더러운 아이가 서있었다. 멍이 든 여자가 처음 돈을 받아간 이후 아이는 잠시 깨끗해졌었는데, 어느새 다시 더러운 옷을 입고 서있었다.


‘엄마 대신 카지노 게임 팔러 왔군.’


불행을 사는 카지노 게임는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처음 멍이 든 카지노 게임와 찾아왔을 때 아이의 불행은 작았다. 아빠가 때려도 엄마가 안아주었기에, 아주 작은 빵 한조각이라도 엄마가 먼저 아이에게 주었기에 아이는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멍이 든 카지노 게임가 불행을 팔고 돈을 받아간 이후 아이는 외로워졌다. 더 불행해지기 위해 엄마는 아이를 안아주지 않았고, 바라봐주지 않았다. 예전보다 아이는 배부르게 먹었지만 혼자 먹어야 했고 외로웠다.


불행을 사는 여자가 아이를 위아래로 흩어보며 돈을 가늠하고 있을 때 아이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지폐 하나를 꺼내 행운을 파는 남자에게 말했다.


“행운 하나 주세요.”


너무 오랜만에 행운을 사러 온 사람이었다. 남자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는 아이를 바라봤다. 하지만 이내 환하게 웃으며 흰 천을 펼치고 가방 안에서 네잎클로버들을 꺼냈다.


“여기서 고르면 돼. 눈에 들어오는 게 있을 거야, 그걸 선택하면 된단다.”


카지노 게임가 네잎클로버들을 펼쳐놓자 아이는 쪼그리고 앉아 그것들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한참을 혼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라보던 아이는 오른쪽 아래 끄트머리 쪽의 네잎클로버 하나를 집었다. 네 잎이 고루 펼쳐진 아주 예쁜 네잎클로버였다.


“잘 골랐구나. 이게 너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거야.”


카지노 게임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내 웃음을 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이는 소중하게 네잎클로버를 두손으로 잡고는 말갛게 웃었다. 그 웃음에 카지노 게임도 함께 웃던 그 때, 누군가 뒤에서 소리를 질렀다.


“너 그거 당장 내려놔!”


찢어질 듯이 앙칼진 목소리에 아이와 카지노 게임가 놀라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는 양손으로 무릎을 짚은 채 숨을 헐떡이며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는 아이의 엄마, 멍이 든 여자가 있었다.


불행을 사는 카지노 게임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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