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집을 마련하고 인테리어에 한창 빠져있을 시기, 고심 끝에 집에 들여 놓은 귀한 의자였다.
우리집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들 이 노란 의자를 칭찬했다.
하지만 이 노란 암체어는 곧 카지노 게임 사이트질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집에 놓인 물건들은 대부분 쓸모에 의해 저 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쓸모에는 실용성을 염두한 쓸모도 있지만 미관상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게 높은 점수를 쳐준다. 쓸모의 정도가 높을 수록 우리와 가까이 있으며 쓸모가 없을수록 집 안 귀퉁이 어딘가를 굴러다니다 창고행 그러다 종국에는 시야에서도 사라져간다.
쓸모없는 짐짝 취급을 받게 된 물건들의 마지막 행선지는 아파트 단지내 마련된 대형폐기물 처리장이다. 버려지는거다.
노란 암체어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질 위기인 것도 쓸모가 없어져서다.
여전히 그 자태는 우아하고 고급지지만 아기가 태어나면서 거실 한 켠에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게 여간 눈에 거슬리는게 아니었다. 무엇보다 한쪽 다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의자의 기능까지 상실됐다.
사실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앉아서 쉬는 용도라기 보단 미관상 그냥 놓여 있는 역할이 컸기에 가족이 한명 더 늘어 인테리어 보단 실용적인 공간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이 되면서 효용가치는 더 줄었다.
머지않아 우리집의 시그니처였던 노란 암체어가 대형 폐기물장에 사연을 품은 듯 덩그러니 놓여져 있을 생각을 하니 좀 짠하다.
사실 길을 걷다 대형폐기물장을 지나칠때면 겉보기엔 멀쩡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진 물건들을 적지 않게 보게 된다. 멀쩡해보일수록 카지노 게임 사이트진 사연은 더 깊어 보인다. 빛 바랜 자개 서랍장이야 세월이 흘러 주인을 잃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지만 아직 윤기가 번지르르한 원목 책장이나 멀쩡한 가구 그리고 특히나 너무나 멀쩡해 보이는 커다란 곰인형은 정말이지 사연이 없다고 생각하기가 힘들 정도다.
쓸모를 다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물건들.
카지노 게임 사이트진다는 건 너무 쓸쓸한 일이지만 쓸모가 없는 물건과 계속해서 같이 살 순 없다.
그렇다면 물건이 아닌 사람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질 수 있는 존재인걸까?
우리는 종종 사람에게도 버려졌다는 표현을 쓴다.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았을 때, 홀로 남겨졌을 때 그리고 부모가 양육을 포기한 아이들을 버림 받았다고 말한다.
부모가 되고 나서부터는 보호받지 못한 처지에 놓인 아이들에게 마음이 쓰인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아이를 낳고 아기들이 얼마나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인지를 체험하고 나서는 다른 아기들에게서도 내 아이의 얼굴이 보인다.
그렇게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면서 알게 된 곳이 있다.
베이비박스.
필사적으로 살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혼자 힘으로는 이 낯선 세상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존재들. 부모가 자식의 양육을 포기했다는 건 비극이지만 저마다 사연은 있을 것이다.
국내 1호 베이비박스에는 이런 성경 문구가 써 있다고 한다.
"내 부모는 나를 버렸으나 여호와는 나를 영접하시리이다."
우리가 물건을 버릴 땐그 쓸모가 다했을 때이다.
바꿔 말하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졌다는 건 쓸모에 의해 소유당했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베이비박스에 찾아온 아기들은 누군가에게 소유당한 적이 없다. 아기는 무조건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로 쓸모로 평가할 수 있는 부류가 아니다.
그러면 베이비박스에 놓여진 아기들은 흔히들 말하듯 정말 버려진 걸까?
베이비박스에 한땀한땀 편지를 써서 아기를 꽁꽁 감싸 넣어준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그건 버렸다가 아닌 살렸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지도 모르겠다.
설령 부모의 손에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순 없지만, 그 생명의 끈을 결코 져버릴 수 없어 부모는 저벅저벅 걸어 아기를 꽁꽁 감싸 안고 그 길을 올랐을 것이다.
만일 인간이 대형폐기물장에 버려졌다면 인간은 두 발로 나올 수 있으며, 두 발이 없다면 도움을 요청해 나올 수 있다. '의지'가 있는 동물이기에. 아기 역시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작고 어린 인간으로 낯선 곳에 놓여졌다면 필사적으로 울어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베이비박스에 놓여진 작은 생명 조차도 버려질 수 없는 존재이거늘, 자유 의지를 지니고 생각할 수 있는 존재로 자라난 인간은 더욱이 버려질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은 쓸모에 의해 누군가에게 소유당할 수 없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지니고 자율성에 의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일 뿐. 결코 버려질 수가 없는 운명이다.
앞으로 짊어지고 살아야할 삶의 무게는 저마다 차이는 있을 지 언정, 먼 우주에서의 긴 여정을 마치고 이 세상에 무사히 도착한 모든 아기들의 탄생은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