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927
2016년 겨울, 지금 생각하면 ‘우리가 왜 갔을까?’ 하는 영화 시사회 행사가 있었다. 2017년 개봉을 앞둔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시사회였다. 에이리언 시리즈를 좋아하지도 않고 , 그 흔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대작 영화 한 편 제대로 본 적도 없었지만, 시사회라는 이벤트가 처음이라 아내 손을 잡고 쫄래쫄래 따라갔던 것이 이유의 전부였다.
영화를 보고 혼란에 빠졌었다. 연속된 시리즈의 프리퀄 편이다 보니 영화의 스토리 전개보다는 온갖 암시와 떡밥만 가득해 무슨 내용인지 통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더구나 시사회에서 상영한 영화는 신작이 아니라 4년 전 영화 <에이리언: 프로메테우스였다.
팬들에게는 앞으로 나올 신작을 위해 이전 영화의 기억을 불러오는 감동스러운 행사였겠지만, ‘에. 알. 못’ 두 명에게는 앞으로 나올 신작을 꼭 봐야겠다는 마음은 개뿔, ‘혼란과 오해를 돌이키려면 앞으로 공부해야 할 것이 산더미겠구나’라는 부담만 키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1년 후 엄청난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이 괴수 영화가 신혼여행의 복선이었다는 것이다. <에이리언:프로메테우스에서 등장인물들을 둘러싼 의구심이 해소되는 클라이맥스 장면에 배경으로 나오는 카지노 게임 추천가 바로 오늘 우리가 만나는 데티포스다.
많은 사람들의 여행 리뷰를 보면 아마 데티포스가 아이슬란드에서 반드시 봐야 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리뷰에는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의 수많은 질문들도 함께 달려있는데 바로 이 질문이다.
“동쪽 뷰가 좋나요? 서쪽 뷰가 좋나요?”
협곡의 카지노 게임 추천를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양 쪽을 이어주는 길이 충분치 않아 이 쪽에서 저 쪽으로 이동하는데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여행자들은 데티포스의 동쪽과 서쪽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
우리의 경우, 영화에서는 동쪽 뷰에서 촬영되었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야 하고, 서쪽 뷰는 한 번도 본 적 없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야 한다. 두 곳 다 가서 보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시간을 줄여 다른 곳 한 군데를 더 이동하는 것보다 이왕 왔으면 제대로 느끼고 가자는 아주 그럴듯한 게으름이다.
폭 100m, 높이 40m의 데티포스, 가히 유럽에서 가장 거대한 수량과 힘을 자랑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답다. 바트나 요쿨의 빙하에서 녹은 물이 모여 만든 카지노 게임 추천라 하던데 대체 빙하는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 상상조차 힘들다.
양 쪽에서 본 데티포스 중 더 기억에 남는 곳을 고르라면 참 선택하기 어렵다. 동일한 카지노 게임 추천가 아니라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를 보고 온 것 같기 때문이다. 서쪽 뷰로 가는 862번 도로에서 나와서 864번 도로를 타고 데티포스 동쪽으로 가는데 시간이 무려 1시간이 걸린다. 더구나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할 때 부족한 연료 때문에 1번 도로로 다시 나와 주유소를 찾아 왕복 1시간을 달려야 했다. 2시간 후에 도착하니 아까와는 다른 곳이라 느껴질 수밖에.
누군가 데티포스를 악마의 카지노 게임 추천라고 이야기하던데, 보고 돌아오는 길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물론 거대한 카지노 게임 추천가 내뿜는 기운이 사람을 무섭게 압도하는 까닭이겠지만, 진짜 악마 같은 잔인함은 수 만 번 들썩이고 차 천장에 머리를 받으며 이동하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비포장 도로에 있다. 데티포스를 보려면 악마에게 엉덩이를 바치고 와야 한다.
엉덩이를 잃고 깨달았다.많은 여행객들이 카지노 게임 추천의 한쪽만 선택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