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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라니 May 03. 2025

당신은 무엇을 품고 있나요

마당을 나온 암탉 / 황선미 글 / 김환영 그림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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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 황선미 지음 / 김환영 그림 / 사계절


작가에게 창작이란 평생 좋아하고 짝이 될 수 있는 친구를 얻는 일입니다. (...) 좋아하는 일은 친구가 될 수 있어요. 그런 친구를 얻는 일은 누가 해 줄 수 없어요. 오로지 나에게 달렸지요. -작가의 말 중에서

글이 품고 있는 철학과 세계관을 지지하고 몰입할 때 비로소 그림은 살아서 움직입니다. (...) 덕분에 지금도 어린이와 청소년들 곁에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살고 있어요.

-화가의 말 중에서


책 모임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과 나에 대해 한껏 떠들었고, 시간도 꽤 지났는데... 나는 왜, 이 책에서 놓여나지 못할까. 계속 나를 붙들고 있는 건 무엇일까. 글로 소감을 정리하지 않아서일까. 책을 완독 했을 때만 해도 이토록 자꾸 생각날 줄은 몰랐다.


아카시아 꽃 필 때가 머지않았다. 조만간 아카시아 꽃이 피고 향내가 바람결에 실려 오면 잎싹이 자연스레 떠오를 것 같다. 아카시아와 잎싹은 나에게 봄 소망 한 쌍이다. 잎싹은 책 속 캐릭터로만 있는 게 아니고, 현실 속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조금 알겠다. 이 동화책에 사로잡힌 이유를. 잎싹은 철망, 마당에서 나왔고 심지어 책 속에서도 나왔다. 꼭꼭꼭... 내 주변을 돌아다닌다.


어릴 때, 닭에게 쫓기다가 엄마에게 매달려 닭으로부터 벗어난 기억이 있다. 울고불고. 그때 그 닭은 내가 자신을 무서워한다는 걸 알고 일부러 호되게 겁주려는 것 같았다. 눈빛이 매서웠다. 해코지한 것도 아니고 그저 무서워서 도망 다닌 것뿐인데.... 그나마 '카지노 가입 쿠폰'을 만나고 닭 무서움이 좀 덜 해졌다. 비둘기가 우리 집 감나무에 둥지를 틀고 알을 깐 이후로 비둘기를 겁내지 않게 된 것처럼.

아카시아를 좋아해 겨울 찬 바람과 여름 비를 견디며 살아온 난용종 암탉. 카지노 가입 쿠폰. 아카시아의 잎사귀처럼 뭔가를 하고 싶고 잎사귀가 부러워서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는 이름을 혼자 지어 가졌다.


아무도 불러 주지 않고, 잎사귀처럼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기분이 묘했다. 비밀을 간직한 느낌이었다. 이름을 갖고 나서부터 골똘히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18p)


카지노 가입 쿠폰 마당에 사는 암탉이 병아리를 까서 데리고 다는 것을 본 뒤부터 남몰래 소망을 가진다. '단 한 번만이라도 알을 품을 수 있다면. 그래서 병아리의 탄생을 볼 수 있다면.....'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 카지노 가입 쿠폰 이 소망을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


왜 작가는 '소망'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을까. (꿈이나 희망이 아니라)

소망은 꿈과 희망. 무엇이 다를까.


죽은 닭을 버리는 구덩이에서 죽기 직전의 정신이 가물가물해지는 상황에서도 카지노 가입 쿠폰 아카시아가 흩날리는 둥우리에서 알을 품고 있는 자신을 상상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 청둥오리_나그네 도움으로 구덩이 밖으로 나오게 된다. 하지만 잎싹의 노력에도 마당 식구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짝(뽀얀 오리)이 생겨 마당을 떠난 청둥오리. 쓸쓸해진 카지노 가입 쿠폰 청둥오리 없는 마당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찔레 덤불로 향해가던 카지노 가입 쿠폰 청둥오리로 추측되는 비명소리를 듣게 되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찔레 덤불까지 간다. 거기서 푸른빛이 도는 흰 알을 발견하게 된 잎싹.


풀벌레 소리마저 잦아들 무렵, 카지노 가입 쿠폰 부리로 가슴 털을 뽑아냈다. 따뜻한 몸으로 알을 느끼며 품어야 하기 때문이다. 털을 뽑는 동안 카지노 가입 쿠폰 목이 메었다. 알을 품는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이건 내 알이야. 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기, 나만의 알!' (68p)


거리를 유지하며 카지노 가입 쿠폰과 알을 지켜주는 청둥오리 나그네. 물고기(먹이)를 물어다 주고 족제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밤마다 소란을 피우며 시선을 끄는 행동을 한다. 나그네는 있는 그대로 카지노 가입 쿠폰을 인정해 주는 친구다.


"그런 이름이 없이도 너는 충분히 훌륭한 암탉이야. 너한테 이 말을 꼭 해 주고 싶었어." (80p)

"우리는 다르게 생겨서 서로를 속속들이 이해할 수 없지만 사랑할 수는 있어. 나는 너를 존경해." (87p)


자신의 알과 카지노 가입 쿠폰을 지키기 위해 결국, 족제비의 먹이를 자처하는 나그네. 그리고 알이 깨어난다.


누가 죽는가 하면, 또 누가 태어나기도 한다. 이별과 만남을 거의 동시에 경험하는 일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슬퍼할 수만은 없다. (93p)


'마당으로 가지 말고 저수지로 가.' 나그네의 목소리를 따라 카지노 가입 쿠폰 아기를 데리고 저수지로 간다. 아기 초록머리는 청둥오리들의 파수꾼으로 자라난다. 이별해야 하는 숙명은 거스를 수 없다. 잎싹의 곁을 떠나 더 너른 세계로 날아가는 초록머리. 홀로 남겨진 잎싹.


"한 가지 소망이 있었지.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 그걸 이루었어. 고달프게 살았지만 참 행복하기도 했어. 소망 때문에 오늘까지 살았던 거야. 이제는 날아가고 싶어 나도 초록머리처럼 훨훨,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203p)


"아, 미처 몰랐어! 날고 싶은 것, 그건 또 다른 소망이었구나. 소망보다 더 간절하게 몸이 원하는 거였어(203p)


'아, 아카시아 꽃이 지는구나!'

잎싹의 눈에 흩날리는 눈발이 마치 아카시아 꽃잎처럼 보였다. 떨어지는 꽃잎을 온몸으로 맞고 싶어서 카지노 가입 쿠폰 날개를 활짝 벌렸다. 향기를 맡고 싶었다. 기분이 아주 좋았다. 춥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았다. (203p)


눈앞이 차츰 밝아지기 시작했다. 눈을 뜨자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 보였다. 정신도 말끔하고 모든 게 아주 가붓했다. 그러더니 깃털처럼 몸이 떠오르는 게 아닌가! 아름다운 날개로 바람을 가르며 카지노 가입 쿠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랬다. 모든 것이 아래에 있었다. 저수지와 눈보라 속의 들판, 그리고 족제비가 보였다. 비쩍 말라서 축 늘어진 암탉을 물고 사냥꾼 족제비가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205p)


자기 자신과도 아름답고 가붓한 이별을 맞이한 카지노 가입 쿠폰.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단어 '품다'를 품게 되었다. 품는 건, 품은 생명을 탄생시키겠다는 의지. 목숨 걸고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간절한 마음. 나는 생명을 탄생시켜 본 적 없다. 아기는 낳을 수 없는 몸에 가깝다. 비단, 생명이 아기만은 아닐 것이다. 내가 품을 수 있는 생명이 있지 않을까. 내가 품고, 탄생시킬 수 있는 생명.


품고 있는 단어, 대화, 사람, 이야기, 마음... 누군가를 만나 새로 태어난다. 지긋지긋하게 고수하던 모습이 한순간에 부서진다. 지금은 막연하지만 생을 살아가는 동안 만남을 통해 무언가를 간절하게 품고 싶다.


나만의 능력. 잠재력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주려는 마음. 소망의 단어가 '품다'가 아닐까. 품는 소망은 결코 자신만을 위한 일은 아닐 것이다.


나는 무엇을 품고 있나. 무엇을 품으며 살고 싶나.


카지노 가입 쿠폰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앞으로는 내가 무언가 품게 된다면... 끝까지 잘 품을 수 있도록 잎싹이 아카시아 향을 품은 바람을 나에게 날려 보내 줄 것 같다. 날개짓하는 잎싹.


카지노 가입 쿠폰! 어제 보니 아카시아가 한창이야. 하얀 꽃송이가 주렁주렁 춤을 춰. 카지노 가입 쿠폰 기쁘겠다. 설레겠다. 나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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