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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오 Apr 06. 2025

무늬만 카지노 게임인 사람은 싫습니다.

나이에 책임지는 카지노 게임이 되고 싶어요.

어릴 때는 그저 스무 살이 되면 카지노 게임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스무 살도 얼마나 미성숙한 아이이던가.

한두 살 나이를 먹을수록 ‘카지노 게임’ 같지 않은 ‘카지노 게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길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침을 뱉는 모습.

스리슬쩍 테이크아웃한 커피잔을 벤치의자에 놓는 모습.

내 아이가 중요하니 카지노 게임들이 앉는 의자에 아이 신발을 신기고 올리는 모습.

어린이집 근처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 피우는 모습.


위에 적은 예시들은 내가 싫어하는 카지노 게임들의 모습이다.

카지노 게임이지만 진정한 '카지노 게임'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이기적인 자아의 모습들.

개인이 모여 사회가 되듯이, 올바른 개인이 모이면 올바른 사회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나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엄마의 유산을 만난 지 벌써 두 달이나 흘렀다.

엄마의 유산은 지담 작가의 책 제목이기도 하지만 이제 나에게는 상징적인 의미가 되어버렸다.

겁 없이 공저라는 프로젝트에 참가하겠다고 손을 번쩍 들었으며 매일 글쓰기 도전을 한 지 78카지노 게임 넘어가고 있다.


글쓰기를 좋아한다 생각했지만 1일 1 글쓰기란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무엇보다 부끄럽기 그지없는 내 글을 카지노 게임들 앞에 내놓기란 여간 큰 용기를 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도 나는 매일 글을 쓰고 건율원단톡방에 올린다.

사실 따지고 보면 부끄러워할 이유도 없다.

내 수준이 아직 걸음마도 못 뗀 아기라고 생각하면 이만큼 매일 글을 쓰는 것도 위대한 도전이다.


저만치 멀리 있는 작가들을 쳐다보면서 나는 왜 저렇게 못 쓰지 한탄하는 것은 욕심.

욕심을 내려놓고 내가 할 일을 하면 된다.

한동안 내려놨던 책도 다시 손에 잡고 낑낑대고 읽는 것은 내 생활의 가장 큰 변화이다.


전에는 남는 시간에 책을 읽었다면 이제는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다.

독서와 글쓰기를 최우선으로 올려두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또 하나.

나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실행 중이다.

이제 겨우 일주카지노 게임 되어가지만 매일 40분 걷기를 시작했다.


왜 하필 40분인가?

30분은 너무 짧은 듯하고 1시간은 너무 길어서 중도포기할 거 같다.

40분은 뭐랄까 안정적인 숫자이다.

해내고 나면 적당히 힘들지만 그렇다고 중도포기할 만한 시간은 아니다.


오늘은 첫째 기특이의 언어 그룹치료가 있는 토요일.

비가 상당히 많이 온다.


아싸! 그래, 비가 저렇게 많이 오는데 어떻게 걸을래?

그냥 센터에 편안한 소파에 기대어서 핸드폰이랑 잠깐 데이트하자!

어때, 구미가 당기지?


내 귀에 악마가 속삭이지만 이번에는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나는 기어이 큰 우산을 쓰고 양말이 비에 젖는지도 모른 채 40분을 꼭 채워 걸었다.

자주 가는 동네지만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안 가봤던 골목길을 사이사이 헤집고 다니는 재미가 새롭다.


어? 생각보다 커피숍이 많구나.

오, 저 밥집 한 번 가서 먹어보고 싶다.

빗소리를 친구 삼아 몇 바퀴 돌고 나니 40분은 어느새 채워졌다.


다른 기술도 등한시하면 퇴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또 전에 좋은 상태였던 신체도 그 신체의 소유자가 나태하고 게으르게 생활한다면 점점 나빠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제력과 절제심과 근력도 노력을 게을리하면 곧바로 퇴보하고 악화되기 마련이라오. 그러므로 우리는 소홀해서도 안 되고 현재의 즐거움에 빠져도 안 되오. 제국을 손에 넣는 것도 엄청난 카지노 게임지만 한 번 획득한 제국을 계속 보존하는 것은 더 엄청난 카지노 게임오. 승리는 용기만 보여준 자의 운이 될 수 있지만, 그 승리를 지키는 것은 자제력과 절제심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카지노 게임오. (주 1)



아침부터 제일 하기 싫은 큰 숙제를 해결했다.

매일 글쓰기의 루틴과 함께 매일 걷기도 시작해 버렸다.

지담 작가를 만나고, 엄마의 유산을 만나고, 내 안의 가장 큰 변화라면...

일단 시작을 하고 지킨다는 것.

걷기 루틴도 시작해 버렸으니 매일 지키기만 하면 된다.


더 건강한 몸으로 오랫동안 글을 쓰고 싶다는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진정한 카지노 게임이 되기 위해,

오늘도 걷고 오늘도 쓴다.





주 키루스의 교육/ 크세노폰/ 한길사






[환오 연재]


월요일 오전7: [주부지만 요리를 못하는 요똥입니다]

화요일 오전7: [!나랑 친구 해줄래?]

수요일 오전7: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 2]

목요일 오전7: [공대생이지만 경리만 10년 했습니다]

금요일 오전7: [거북이 탈출기 두번째 이야기]

토요일 오전7: [구순구개열 아이를 낳았습니다]

일요일 오전 7시 :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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