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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안 Jan 26. 2025

완벽하게 망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이라니.

누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땅주인이 바뀐 바람에

공들여 만들어 놓은 마장에서

맨몸으로 쫓겨나다시피 나와야했던 우리는

해안동 중산간 척박한 곳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마장을 만들어 들어앉긴 했으나

그곳은 원래 거친 돌투성이 빈 공터였다.

죽은 자들이 모여 누운

광활한 공동묘지 한 귀퉁이였다.


자신에게 주어진 생을 살다가

생에 지친 육신을 누위고

죽어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는,

오롯이 죽은자들을 위한 자리였다.


우리는 우리에게 남겨진 생을 살기위해

육신을 놀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먹이고

평안한 삶을 살길 소원하며

살기위해 죽은 자들을 위한 자리로들어갔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지내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었고

마장자리로도 적합한 자리는 아니었다.

사람이 살아가기에도 적합한 환경은 아니었다.


적당한 마장자리가 나올 때까지

여러 곳을 돌아다녀봤지만

우리 마음에 드는 자리는 끝내 찾질 못했다.

급하게 마장자리를 찾는건 쉽지않아서

겨우 알음알음으로 찾아 들어앉은 곳이

공동묘지 귀퉁이 땅이었다.


해안동 중산간 마장자리는엔 아무것도 없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풀어놓기 위한 울타리도 없었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운동시킬 운동장도 없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쉴만한 마방도 없었다.


우린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바닥을 평탄화작업을 하고

그 땅 주변을 빙둘러 울타리를 만들어야 했다.

자갈을 깔고 모래를 얹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소박한 마방도 필요했다.


우리가 이전 마장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와야 했을 때

그러한 우리 처지를 가장 안타깝게 생각한 이들은

다름 아닌 우리 마장 회원들이었다.


남편과 나의 말 인생 스토리를 아는 회원들은

잘되고 있던 마장이 갑자기 망한 사실을

당신들일처럼 속상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과 나의 삶을 지켜보며

응원을 보내준 회원들은

그동안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마장을 위해 자발적인 홍보와 소개를 해주었었다.

남편과 나를 향한 그들의 애정덕분이었다.


해안동 마장자리 공사는 대공사였다.

저 멀리 해안가가 내려다 보이긴 했으나

무덤들로 둘러싸인 완벽한 무덤뷰를 가진

척박하고 볼품없는 거친 터에

마장 시설들이 하나씩 만들어졌다.


말을 풀어놓을 곳에 울타리가 만들어졌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운동시킬만한 운동장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쉴만한 마방도 만들었다.

기초적인 시설이 전무한 상태였기에

처음부터 하나씩 모두 만들어야 하는 일은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마장 회원중에

조경공사를 하시는 분이 계셨다.

그 양반은 우리 처지를 딱하게 생각하여

공사에 필요한 재료비만 받고서

모든 공사를 도맡아 주었다.


그가 일을 쉬는 날에는

본인의 기계들을 트럭에 싣고서

우리 마장으로 달려와 자원봉사로 공사를

해주었다.

가장 힘든 시기에

그가 우리에게 내민 도움의 손길 덕분에

큰 힘이 되었지만

나와 남편은 그에게미안한마음이 들었다.


마장 공사일을 마치고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그가 말했다.

말과 사랑에 빠져서

말과 함께중년 인생을 살고 있는

평범치않은 우리들 삶이 그를 감동시켰다고.


그런 우리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미안한 마음 가지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나는 그 말을 듣다가 너무 큰 위로가 되고

감동이 되어 울컥 울음이 터졌다.

나는 식사자리에서 한참을 울었다.

감정을 꾹꾹 억누르다 한번 터진 울음은

쉽게 그쳐지지 않았다.


그렇게 급하게 자리 잡은 해안동 마장자리는

일시적으로 들어와 앉은 곳이라 생각했다.

이곳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데리고 지내다가

적당한 마장 자리를 찾으면

우리는 다시 이동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당장 급한 시설들만 공사를 하고자 했다.

마음은 그랬지만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그 또한 공사비용이 많이 었다.


이전 마장에서 수업을 들었던 회원들이

우리를 따라와 주었다.

그러나 새 마장의 위치가

그들 평소 동선에서 멀어진 경우가 많았기에

떨어져 나간 회원들이 더 많았다.


그러면서도 회원들은

나중에 적당한 자리로 마장을 이사할 때

다시 찾아오마 약속을 했다.

그들이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해도

그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큰 위로가 되었다. 고마웠다.


해안동 공사를 다 마치고

다시 시작된 마장은 계속 적자운영이었다.

많았던 회원들이 대부분 떠나갔고

관광객 눈을 즐겁게 해 줄 만한 체험코스는

그곳엔 없었다.


수익은 많지 않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돌보는 비용으로만으로도

많은 지출이 필요했다.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배곯지 않도록

충분히 먹여야했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아프면 전담수의사를 불러

아픈 곳을 보살펴 주어야 했다.


그렇게 몇 달을 견디다

가족처럼 지내던 직원들을 모두 내보냈다.

좋은 마장자리를 찾아 여건이 좋아지면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남긴 채

남편을 돕던 남편의 오랜 친구도 떠나보냈고

수업을 하던 코치도 떠나보냈다.


우리가 그들을 떠나보냈다기보다

그들이 나중을 기약하며

일단 헤어져있자고 먼저 말을 꺼냈다.

마장 형편이 어떤지는 그들이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남편의 처지를 배려한 것이었다.


우리가 데리고 있던 말들 20마리 중에

우리 소유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외에

임대로 빌려온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원주인에게 돌려보냈다.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껴야 했기 때문이다.


내 새끼들처럼 돌보고 아끼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돌려보내는 것은

정든 사람들과의 이별 못지않게

슬프고 괴로운 일이었다.


살아있는 생명들을 위한 자리라기보다

죽은 것들이 평안하게 안식을 취하는 자리에서

직원들이 떠나가고

회원들도 떠나가고

사랑했던 말들도 우릴 떠나갔다.


죽은 자들이 모여 누운 생기 없는 마장자리.

그곳에 살아있는 생명이라곤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남편과 나,

우리들만 덩그러니 남았다.

이제는 우리 둘이서 모든 일을 헤쳐나가야 했다.


우리는 잠시도 쉬지 않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돌보고 말을 타고서 말을 훈련시켰다.

말이 운동을 마치면

땀으로 온몸에 하얀 거품이 일었다.

우리는 말을깨끗하게 목욕을 시키고

부드러운 수건으로 말 몸을 닦아주었다.


어설픈 시설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우릴 떠나지않은 몇 명 남지 않은 회원들에게

성실하고 즐거운 레슨을 했고

가끔씩 어찌어찌 마장을 찾아오는 관광객을 위해

체험 승마를 했다.


여린 풀이 올라오는 계절이 되면

남편은 예초기를 트럭에 싣고 나가

연하고 즙이 풍부한 풀들을 한 트럭 베어다가

신선한 풀들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배불리 먹였다.


말 인생을 살기 전 남편은

낫 자루 한번 잡아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서울 촌놈으로 자라

기본적인 낫질조차 익숙하지 않던 남편이었다.


그런 그가 말 인생을 살면서

말을 먹이기 위해 낫으로 풀을 베고

예초기를 쓰는 일에 점점 도가 트고 익숙해졌다.

나 역시도 그랬다.

남편과 나의 부드럽던 손에는 굳은 살이 박히고

흙에 시달린 손 끝은 자주 갈라지고 거칠어졌다.


무나 당근농사 수확철이 되면

수확하고 버려진 상품가치가 없는

무와 당근들이 마장 주변 밭에 버려져 있었다.


남편과 나는 수확시기를 기다렸다가

무와 당근밭 주인에게 허락을 얻어

트럭을 가져다 무와 당근을 차곡차곡 주어 담아

트럭 가득히 싣고 왔다.

그렇게 애를 써서 가져온 무나 당근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훌륭한 간식이 되었다.


콩수확철이 되면

근처 콩농사를 짓는 밭주인에게 허락을 얻어

콩을 수확하고 밭에 버려진 콩깍지들을

며칠 동안 긁어모았다.

트럭에 꾹꾹 눌러 담은 후에 싣고 와서

말들 앞에 산더미처럼 부려놓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남편이 매일 베어다 주는 연한 풀들과

철마다 나는 무나 당근, 그리고 콩깍지들을

배불리 먹었다.

날이 좋은 날에는 운동장으로 나와

모래목욕을 하며 뒹굴었고

친구 말들과 볕을 즐기며 한 번씩 신나게 달렸다.

배가 부르고 볕이 좋아 노곤해지면

바닥에 누워 코를 골며 낮잠을 잤다.


망한 우리처지는 형편없는 지경이었지만

남편과 나는 그런 와중에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살뜰히 살피고

씻기고 먹이고 돌보았다.


회원이 줄고 체험객이 줄어

오히려 내 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우리사이에는

아주 탄탄한 연대감과 신뢰감이 쌓여갔다.


사랑을 받으며 우리의 부드러운 손길에 익숙해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눈빛은 부드러웠고

말들의 행동은 차분했다.

말들은 우리 손길에 한없이 순종했다.


남편은 나를 배려하며

자잘한 일은 모두 스스로 감당하려고 애를 썼다.

나는 학교를 다니는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조금이라도 남편이 쉴 수 있도록 배려하며

마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도맡았다.


우리가 손수 베어와 말들 앞에 부려놓은

연한 청초더미앞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모여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풀을 먹었다.


즙이 가득한 신선한 풀들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우적우적 씹어먹을 때,

남편과 나는 그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바라볼때마다

평화롭고 행복한 순간들을 경험했다.


그 느낌은

하루의 고된 일을 마치고 그날 벌어온 일당으로

따뜻한 한 끼를 차려 한술 가득 뜬 숟가락이

어린 자식들 입으로 들고나는 걸보는행복감과 같았다.

자식들을 배부르게 먹였다. 느끼는

부모로서의 행복감과 안도감 같은 것이었다.


말을 키우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 하나를 얘기하라한다면

비가 추적추적 내릴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마방에 넣어놓고서

비를 피할수있도록 단도리를 한 후

말들에게 넉넉한 밥을 줄 때를 꼽겠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맞지않게

추위에 떨지않도록 챙겼다는 사실에 안심하며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말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하루종일 대마장에서

친구 말들과 함께 자유롭게 어울려 놀다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하나둘 말을 끌어들여 마방에 넣어놓고

깨끗한 물과 넉넉한 건초와 사료를 먹였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마방에 들이기전

부지런한 삽질로 말똥을 치워둔 깨끗한 마방에서

마방 지붕위로 후드득 쏟아지는 비소리를 들으며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고개를 숙이고

우적 우적 밥을 먹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소박한 평화를 느꼈다.


마장 주변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먹을 수 있는 풀조차

흔하지 않은 척박한 돌밭이었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말 목에 리드로프를 걸어

천천히 말을 이끌고 마장 근처로 산책을 나와

연한 풀이 무성한 곳에 말을 풀어놓았다.


마장 근처에 있는 풀밭으로 산책을 나올 때면

말들은 내가 이끄는 손길에 순종하며

편안히 고개를 숙이고

나와 발걸음을 나란히 하며

천천히 나를 따라 걸었다.


너른 풀밭에 다다르면

나는 말을 이끌던 로프를 손에서 놓고

말이 풀밭 위에서

편안하게 마음껏 풀을 먹도록 내버려 두었다.


내 손에서 자유로워진 말은

내 주위에서고개를 숙이고

앞 이빨로 연한 풀을 뜯어 어금니로 뭉개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배부르게 풀을 었다.


나는 소 꼴을 먹이는 소년처럼

풀을 먹는 말 주변 풀밭에 앉아

그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불길을 바라보며

마음의 평안을 느끼는 듯이

나는 자유롭고 배부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보면서

마음의 평안을 느꼈다.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시간들이었다.


세상은 참 아이러니한 일들이 많다.

우리가 완벽하게 빈털터리가 되어

완전히 망한 상태였을 때

남편과 나는 오히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돌보고 먹이며

말과 함께 사는 삶의 본질적인 행복을 느꼈다.


이전 마장에서 쫓겨나기 전

회원들로 마장이 북적이고

체험객들이 쉴 틈 없이 찾아들어

마장이 정신없이 돌아가던 시기에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감이었다.


완벽하게 망했을 때

완벽하게 느끼는 행복감이라니.

누가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

당사자인 내가 다시 생각해보아도

그건 참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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