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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소득 Apr 14. 2025

코인 카지노 게임을 시작하다


처음부터 큰 돈을 넣을 수 없으니, 시작은 아주 소액이었다.

단 8불. 원화로 만원이 될까말까한 금액이었다.


왜 하필 8불이었냐면,

내가 처분했던 '루나'라는 카지노 게임의값어치가 당시 고작 8불에 불과헀고,

그 돈으로 카지노 게임거래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한국 거래소에서는 카지노 게임 투자를 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오로지 현물 거래만 가능하며,

선물 거래를 위해서는 바이낸스와 같은 해외거래소를 이용해야 한다.


막상 해외 거래소로 돈을 보내려니 불안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던 차, 예전에 구매해두었던 루나가 떠올랐다.


나는 22년 루나 사태 때, 어째서 루나가 상장폐지를 당하는지 그 전말도 모르는 채

상폐 소식을 접했고, 아주 소액으로 루나를 구매했던 적이 있다.


마음 한편으로 혹시나 루나의 상장폐지가 철회된다면,

말도 안 되는 떡상이 나올 수도 있으니 복권을 사는 심정으로 우습지도 않은 결정을 내렸던 셈이다


당연히 상폐 철회 같은 기적은 없었다.

애초에 그런 결정이 손바닥 뒤집듯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루나 사태의 영향력이 엄청났음에도

나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루나는 한국의 모든 거래소 상장폐지가 되었다.

내가 사둔 루나는 문자 그대로 거래소 지갑에 박제되어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코드 덩어리가 되었다.


루나 카지노 게임에 대해서는 그 후로2년을 넘게 잊고 살았다.

한번씩 거래소에 들어갈 때마다 가치 측정이 불가능한 채 보유 내역 있는 것을확인한다거나,

논란을 불러일으킨 개발자의 행적과 후일의 법적 처분 과정이 뉴스에 나오면 이따금 그 존재를 떠올릴 뿐이었다.


그러던 차에, 때마침코인 카지노 게임 거래 방법을 알아보면서

해외 거래소에서는 아직 루나를 거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치는 이전과 다르게 형편 없지만, 여전히 거래가 가능하다는 게 놀라웠다.

나는 그렇게 업비트에서 바이낸스로 처음으로 '출금'이라는 걸 해보았다.


처음하는 출금.

계정을 만드는 것도 귀찮았고, 출금절차도 까다로웠다.

그래서 잃어도 상관 없는 루나라는 카지노 게임 있는 게 아니었다면,

해외 거래소로 출금하는 같은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의 루나는 무사히 업비트에서 바이낸스 계정으로 전송이 되었다.

수량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나는 루나의 가치를 확인하고 나서 헛웃음을 터트렸다.


약 10만원 정도를 구매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작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루나의 값어치는고작해야 8달러였다.

그 8달러가 내 코인 카지노 게임의 시작이었다.


만 원도 되지 않는 돈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루나를 팔아서 얻은 8달러로 아무것도 모르면서 마구자비로 카지노 게임 거래를 했다.


사고 파는 과정에서 수수료가 있다는 당연한 사실도 몰랐다.

어떤 카지노 게임을 살 건지도, 차트는 어떤지도 살펴보지 않았다.


그저 이 카지노 게임을 샀다가 몇 분도 지나지 않아서 가격이 떨어지면 팔았다가

다시 또 샀다가 팔았다가, 그 짓거리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이른바 사팔사팔하는 짓을 몇 번 반복하는사이8달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잔고에는 소숫점 4개는 넘어가야 겨우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돈만 남아있었다.


나는 뭐가 뭔지도 모른 채 그렇게 첫 카지노 게임 거래를 마쳤다.


롱과 숏도 의미만 대강 알 뿐이었다. 오를 것 같으면 롱, 내릴 것 같으면 숏.

8달러는 너무 소액이었으니, 좀 더 돈을 넣어봐야 뭘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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