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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Apr 09. 2025

어떤 카지노 쿠폰가 쫓겨나는가

박천기, 《쫓겨난 카지노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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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왜 지금 시점에 나왔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내용에서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열아홉 꼭지라는 게 이상해 보이는데, 어쩌면 마지막 꼭지, 즉 스무번째 이야기는 바로 이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대부분은 독재자들에 대해 쓰고 있다. 혹은 집권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더라도 많은 인명을 죽인 이들이다. 예외라고 한다면 흔히 마지막 황제, 혹은 푸이라고 하는 선통제, 리처드 닉슨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제목에 대해서 약간의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쫓겨난 ‘카지노 쿠폰’라기보다는 쫓겨난 ‘독재자’ 정도가 어울리는 제목이 아닌가 싶다. 쫓겨난 카지노 쿠폰 가운데는 쿠데타로 권좌에서 물러난 이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를테면 칠레의 대통령 아옌데라든가 말이다(아무튼 그렇다는 얘기고, 약간 딴지 같은 얘기다).


그런데 이들 중에는 처음에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거나, 선한 권력을 추구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세르비아의 챠우세스쿠, 캄보디아의 폴 포트도 그런 이들이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콥 주마도 젊었을 때는 그들이 권력을 잡은 후와는 완전히 다른,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거는 인물이었다. 아직 평가가 덜 끝났거나 논란인 인물도 있다.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같은 이들이 그렇다. 목숨을 걸고 독재라든가, 외세에 항거했던 인물이 권력을 쥐었을 때 바뀌어가는 모습은 안타깝기보다는 씁쓸하다. 사실은 씁쓸해하기보다는 분노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많다 보니 분노하기에도 지친다.


그리고 쫓겨난 후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이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어 더욱 씁쓸해지는데, 쿠바의 바티스타 같은 인물은 빼돌린 돈으로 끝까지 호화롭게 살다가 죽기도 했다. 부패하고, 무능하고, 무도하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거나 괴롭힌 권력자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어쩌면 국가의, 국민의 자존심일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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