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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경숙 Nov 28. 2024

카지노 가입 쿠폰 놀이

가족들과 카지노 가입 쿠폰 놀이를 했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얻고 싶은 것, 버리고 싶은 것을 일상의 개념적 카지노 가입 쿠폰로 표현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나와 남편은 상반된 카지노 가입 쿠폰를 선택해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임이 입증되었다. 20대의 아이들은 예상외로 무뚝뚝한 평소 성향과 달리 자신들의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냈지만.


가족 독서 토론에서 선택된 도서가 이기주 작가의 『보편의 카지노 가입 쿠폰』였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결에 사용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 육십여 개에 대해 저자만의 방식으로 정의한 산문집이다. 발제자인 막내가 정한 토론의 주제는 이 중에서 자신을 둘러싼 카지노 가입 쿠폰 찾기였다. 책을 읽으며 열심히 자기 자신에게 맞는 카지노 가입 쿠폰를 찾으며 나란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토론하는 동안에는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들의 마음속에 내가 모르는 새로운 모습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남편은 평범한 일상을 행복으로 아는 사람이다. 나는 자유로움이 없다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자유’를 우선 순위의 카지노 가입 쿠폰로 선택하였는데, 남편은 근면 성실하고 가족을 ‘건사’하며 삶을 지탱해 나가는 것을 일 순위로 꼽았다. 그런 남편이 있기에 어쩌면 지나치게 이기적인 나의 가치 추구가 유지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내심 부끄러웠다. 전등이 밝게 빛나기 위해서는 몇 배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는 것을 남편은 이미 알았던 것이 아닐까. 그는 불행의 반대가 행복이 아니라 일상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현재에 단단하게 두 발을 딛고 선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십 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은 ‘아픔’ ‘외로움’을 현재의 카지노 가입 쿠폰로 선택했다. 역시 힘든 시기임을 알 수 있었다. 오랜 기간 마음의 아픔을 겪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카지노 가입 쿠폰이리라, 그들은 행복이 단순함에 비해 세상의 고통은 수만 가지임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들을 둘러싼 어두운 카지노 가입 쿠폰들을 밖으로 꺼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 터널 밖으로 나갈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완전한 절망 속에서는 어떤 희망의 기미도 찾기 어렵기에. 아이들은 조금씩 터널 끝을 향해 나아가며 재미, 유대감, 행복과 친구 등의 카지노 가입 쿠폰를 찾고 있었다.


최근 들어 MBTI로 자신을 파악하는 것을 흔히 본다. MBTI는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개발한 성격유형검사로, 자기 성격의 설문을 통해 스스로 검사하는 것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자기소개를 할 때 필수적으로 MBTI를 서로 확인한다. 이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 상대를 어느 정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겠지만 성격을 유형화해서 고정한다는 단점이 있다. 끊임없는 사색을 통해 자기 자신을 파악해 나가야 함에도 스스로 어떤 유형에 자신을 묶어놓고 규정해 버리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소크라테스 이래로 인간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었다. 나 자신을 외부로 드러내는 것은 말과 행동이다. 생각은 밖으로 드러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말함과 동시에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나고 삶에 대한 태도가 보인다. 말을 문자로 표현한 글도 그 한 축에 속한다. 말과 글이 그를 개념적으로 정의하는 것이라면, 행동은 그 사람의 태도를 실제로 드러나게 한다. 평소에 내가 자주 사용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들을 잘 살펴보면 그 속에 나의 생활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MBTI처럼 성격을 유형화 하지 않더라도.


카지노 가입 쿠폰 놀이의 마지막은 자신에게서 없애고 싶은 성향을 카지노 가입 쿠폰로 선택하는 것이었다. 나는 ‘과시’라는 카지노 가입 쿠폰를 선택했다. 이기주 작가는 ‘과시’를 ‘결핍의 산물’이라고 정의했다. 자기에게 부족한 걸 숨기려는 목적으로 작은 성과를 부풀린다는 의미로. 누군가 말하길 작가는 기본적으로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관심받고 싶어 하는 존재라 했다. 철저하게 자기 성찰을 통해 겸손하게 글을 써야 하지만, 충고하고 교훈을 주려는 과욕을 부리기도 한다. 이는 오히려 자기 부족을 드러내는 결과가 아니겠는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과시’는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들이 없애고 싶어 하는 불안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삶의 경험이 더해지면 조금씩 사라질 카지노 가입 쿠폰들일 수 있다. 이별의 아픔으로 밤새 울고 나서 눈이 퉁퉁 부어도 또 출근을 위해 길을 나설 때, 수없이 공들여 제출한 이력서가 인사담당의 손에 닿기도 전에 버려졌을 때, 직장생활 초보로 할 일에 대한 부담감에 눌려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며 아이들은 성장했다, 대인관계의 어려움에서 느끼는 단절감, 깊은 대화의 부재로 인한 소외감에 대해 어른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말한다. 물론 그들이 지금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이겠지만.


평소 부모는 자식과의 관계에서는 늘 이래라저래라 충고하게 된다. 부부 사이도 뭘 먹었냐, 어디 가느냐 하는 필수 대화가 전부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생략된 말 때문에 사소한 일상에서 감정의 갈등을 겪기도 한다.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해본 카지노 가입 쿠폰 놀이는 뜻밖의 재미를 줬다. 상대방의 귀를 막게 하는 충고나 잔소리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가족 소통이 될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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