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이 매끈한 일반적인 고추와 달리 표면이 울퉁불퉁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꽈리를 닮아서 꽈리고추로 부른다. 매끈하지 않은 꽈리고추를 딸 때면 손으로 파도를 만지는 것 같다. 파도를 만지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 일이다. 파도는 촉감이 아닌흔적으로 남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꽈리고추에게 기대하는 것은 맵지 않은 부드러움이다. 일반 고추에 비해 작고 연한 꽈리고추를 선택하는 이유이다. 매운 꽈리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며 그래서 선택에서 제외된다.
"이것은 맵지 않은 꽈리예요. 가져다 심어 보셔." 모종을 사러 갔을 때종묘상 주인은 '맵지 않다'는 말을 강조했다. 반신반의하며 모종 2개를 구입했다.
그렇게 하여 내 밭에서는 3종류의 고추가 자란다. 사장님이 추천한 부드러운 '오이꽈리온라인 카지노 게임', 심통이 올라올 때 속 풀이용으로는 '청량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제격이다. 더운 여름 물에만 밥 한 공기면 잃어버린 입맛으로도 한 그릇 뚝딱할 수 있다. 날된장을 찍어 아삭하게 씹히는 '아삭이온라인 카지노 게임'몇 개만 있으면 밥맛없는 여름도 거뜬하다.
'오이꽈리온라인 카지노 게임'에는 오이와 고추, 꽈리 3개 작물이 속해있다. 맛있는 것이 모였으니 더 맛있을까? 오이꽈리고추의 맛이 궁금하다. 잔뜩 기대를 하며 물 주고 겨드랑이 곁순을 제거하며 살손으로 키웠다.
아뿔싸! 애지중지 키우면 뭐 하나? 기대를 한껏 하고도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대표적인 다산 작물 중 하나인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곤충 따위 도움 없이도 잘 맺는다. '자가수분' 작물이기 때문이다. 자가수분 작물은 바람으로 인한 자연 교배가 쉽다. 이렇게 자연교배로 태어난 고추가 우리나라에만 해도 100여 종이 넘는다니 고추를 키우는 다른 나라까지 합치면 수천 종은 넘으리라 추측된다.
교배가 쉽게 이루어지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그래서 종류별로 나누어 심어야 한다. 몇 년 전에도 같은 실수를 했었다. 생각 없이 아삭이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청양고추를 한 곳에 심었더니, 얼치기가 나왔다. 매운 아삭이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그 여름내 울상을 짓고 따 먹었더랬다. 어처구니없게도 올해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였으니,다람쥐 건망증은 숲을 우거지게 만든다지만 시도 때도 없이 일을 만드는 이 건망증을 어찌할까! 다행히 사람의 모자람을하늘이 도와서 얼치기오이꽈리고추를 따 먹는 중이다.
8월과 들어 무시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따먹고도 미처 따먹지 못한 것들은 빨간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되었다. 어린 시절 우리 집 밥상에는 자주 빨간 고추가 올라왔다. 아버지는 눈이 시원한 초록색 풋온라인 카지노 게임보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더 좋아하셨다. 맛있다며 먹어보라는 아버지 말을 완전히 믿지는 못하면서도 아버지를 따라 빨간 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서 먹었다. '어라~, 고추가 달다'라는 말을 믿으려나? 매운맛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두툼한 살이 씹히는 맛, 고추씨가 아작아작 씹히는 식감이 새로웠다.첫맛을 보고 난 뒤부터 아버지 따라 나도 빨간 고추를 즐겨 먹는 아이가 되었다. 빨간 고추가 풋온라인 카지노 게임보다 영양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최근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초록색으로 태어나 빨간색으로 완성되는 작물이다. 초록색은 눈을 편하게 하는 색, 식욕을 돋우는 색으로, 빨간색은 정열, 열정, 흥분, 야함으로 상징된다. 그래서 청춘을 상징하는 색으로 초록은 무리 없이 수긍하면서도, 노년의 색으로 빨강은 어쩐지 억지스럽고 어색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지. 자연의 색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가을이 되면 초록이던 나뭇잎들은 노랗고 빨간색의 원색으로 물든다. 밭에서 자라는 작물들의 색도 그렇다. 늙은 호박, 빨간 사과, 노란 배, 붉은 토마토, 피망, 수박, 참외, 포, 바나나, 딸기, 귤 등 완숙된 작물 대부분은 원색으로 화려하다. 색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성장을 마친 그들은 형태는당당하다. 부피는 늘고 외피는 단단해지며, 색은 화려하다. 완성된 모습에서 애송이 시절은 찾을 수 없다. 자연계의 노년에서 초라함, 쇠락은 없다. 나이가 들어가며 작물들은 당당하고 여유롭다. 5,6백 년 된 나무에서 풍기는위세와 권위는 얼마나 대단한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시간으로 보았을 때 지금 나는 어디쯤에 도달했는가, 어떤 색깔을 입고 있을까?
'나이를 의식할 때는 책임의 무게를 느껴야 할 때이다.'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문장도 정확하지는 않다. 그러나 꽤 공명되는 문장이었다.
말로 모건이 쓴 <무탄트 메시지에서 호주 원주민 오스틀로이드 부족이 말하는'나이'에 대한 일화가 소개된다. 그들이 생각하는 '나이 먹는 것'은 나의 노력 없이 '저절로' 일어나는일이다. 능동적 행위 혹은사고(思考)에 의하지 않은 것들에그들은 의미를 두지않는다. 그들이 의식하며 축하해야 할 것들은 '나아지는 것'이다.
"작년보다 올해 더 나아지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그걸 축하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일상의 대부분의 시간을 밭작물을 돌보며 흙을 만지고 또 브런치 글을 쓰며 소일하고 있다. 두 가지 일은 마음의 조급을 허락하지 않는다. 묵묵함, 성실함, 꾸준함, 우둔함, 세심함, 바라보기를 반복해야 완성할 수 있는 일이다. 농사와 글쓰기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내가 하는 두 가지 일로 조금씩 매일 '나아지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