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게서도 배운다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살면서 동물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생각만 해도 으~~~ 몸서리가 쳐질정도다.
개도. 고양이도. 그 어떤 동물을 좋아해 본 적이 없다.
관심이 없거나 오히려 싫어하는 감정에 가깝다.
특히 새는 무섭다.
한국에서도 비둘기들이 눈앞에 있으면 길을 돌아서 갈 정도였다.
무책임한 인간에게 버려진 유기견이나 유기묘들이나
인간의 이기 때문에 발생한 기후의 변화로 고통받고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볼 때도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들을 구하기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
얼마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싫었으면 탄자니아에 살면서 그 유명한 세렝게티나 응고롱고르 같은 관광지도 가볼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사양했다.
굳이 그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구경해야 되나? 싶었다.
(이것은 순전히 나 개인의 취향일 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사랑하는 이들을 존중하고 생명을 향한 그들의 사랑에 경외심도 느낀다)
그런 내가 온갖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날짐승들이 득실득실 되는 탄자니아 시골마을에서 살고 있다.
숙소 창 밖의 원숭이들은 쫓아내도 도망가지 않는다
오히려 밖에서 나를 구경하듯 빤히 쳐다보며 꽥꽥 거린다.
안으로 들어오려고 창틀을 부술 듯이 흔들어 재끼는 원숭이들은 공포다.
탄자니아에서 원숭이들이 아이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소식을 한국에서 들었다면 설마 했을 건데 진짜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들이다.
원숭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를 키웠는데 원숭이를 쫓아내는 데는 탁월한 효과는 있었지만온 동네 방네를 돌아다니면서 온 동네 방네에 방목되어 키워지고 있는 소. 양. 염소. 당나귀들에서벼룩을 옮아와서 온 집안을 벼룩 천지로 만들었다.
다행히 비가 오면서 벼룩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지만, 여전히숙소 앞마당을 자기 집처럼 드나드는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소들은 나의 한숨거리였다.
이곳에 살기 위해서는 함께 살아야 하는데,
가난한 이웃들의 소중한 재산이기에예민하게 반응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게 잘 안된다.
그래서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씩 이곳에서의 삶이 힘들 때가 있다.
그런 나에게 한국으로 잠시 나가시는 선교사님께서 선교사님이 키우는 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와 백이를 부탁하셨다.
'아니!!! 보는 것만으로도 싫어서 죽겠는데, 겨우 겨우 참고 있는데 이제는 소를 돌봐야 한다고?'
나는 그동안 꾹꾹 참았던 나의 싫음에 대해 고백했다.
"나 정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싫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았어요. 그런데 그런 나에게 소를 부탁하시다니요. 자신 없고 싫습니다. 소를 돌봐줄 다른 사람들을 구하세요. 전 소들과 한 집에서 사는 것도 싫으니 선교사님 한국 가면 저 소 팔아버렸으면 좋겠어요.돌보고 싶지 않아요."
마치 드라마 대사 같은 말을 하면서 그동안 카지노 게임 사이트 때문에 마음고생 한 것이 떠올라져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그제야 나의 마음을 알게 된 선교사님은 그렇게 함께 지내기 싫으면팔아버리라고 허락하신 뒤 한국으로 떠났다.
나는 호시탐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와 백이를 언제 팔아버릴까?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마땅한 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졸지에 두 마리의 소를 돌봐야 하는 축산인(?)의 일상을 살아야 했다.
아침에 깜빡 잊고 축사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온 집이떠나갈 듯이 운다.
풀을 뜯어먹고 돌아다니다가 저녁이 되면 알아서 집으로 오면 좋으련만 찾으러 다녀야 한다.
잃어버린 들 뭐가 아까울까 싶은데도 신경이 쓰인다.
하루 이틀 사흘 일주일이 지나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진 나는 결심했다.
임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도축인들에게 넘겨야 되겠다고.
잠시 너무 잔인한가? 싶었는데 어차피 소의 운명이지 않은가?
그렇게 굳은 결심을 한 다음 날 아침.
축사에 가보니 웬 송아지 한 마리가 뛰어다니고 있었다.
아니. 저 송아지는 뉘 집 송아지야?
언제 어떻게 들어온 거야?
했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가 간 밤에 낳은 송아지였다.
아니 어젯밤에 태어난 송아지가 이렇게 뛰어다닌다고?
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가 임신을 했는데도 1도 눈치채지 못하고 그렇게 구박을 한 거라고?
밤새 혼자 산고를 치르고 생명을 낳았는데도 별일 아니라는 듯 늠름하게 풀을 뜯어먹고 있는 얼룩이를 보자 가슴이 괜히 뭉클해지면서 위대해 보이기까지 했다.
임신한 것을 알아봐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세상에 살다가 동물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을 느끼다니.
하마터면 도축했으면 태어나지도 못했을 건데 하루만 늦게 태어났으면 어쩔 뻔했을까. 안도가 되기도 했다.
여러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한 나를풀을 뜯어먹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가 빤히 쳐다본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봤지? 내가 이런 소라고. 너의 구박 따위 내가 굴했을 것 같아?
엄살 좀 그만 떨어. 이제 우리 새끼랑 같이 좀 살자."
내가 한번 노력해 보기로 했다.
생전 하지 않았던 노력.
하고 싶지 않았던 노력.
일단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모녀를 돌봐주기로.
내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마음을 조금 열어보기로.
내가 이곳에서 조금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기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딸의 이름을 '점백'이라고 지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기로.
(1점에 백원 고스톱 같아서 이름을 바꿀까 고민중)
나도 모르게(?)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