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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쩍 Mar 30. 2025

카지노 게임 기술

위협적인 대항 공격인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솜주먹인가

반격. 한자로는 돌이킬 反(반)에 칠 擊(격). 풀이로는 '되받아 치다'라는 뜻이다. H군이 나를 공격한 적은 없다. 고로 되받아 칠 일은 아니다. 딱히 해코지를 당한 것은 아니니 앙갚음할 일도 아니다. 나는 소득이 매우 적어서 연말 정산을 해도 돌려받는 세금이 없고, 재산도 거의 없기 때문에 재산세를 많이 내지 않는다. 물론 소비를 하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를 내긴 하나, H군이 쓰는 돈 중에 내가 기여한 돈은 거의 없다시피 할 것이다.


물론 돈 낸 만큼 세금의 쓰임새를 나무랄 수 있다는관점 자체는 타당하지 않다. 돈 낸 만큼 비판할 수 있다면,재산의 크기에 따라 권리가 차등적으로 부여되는 세상일 테니. 세금이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공유재라고 생각한다면, 그 공유재가 모두를 이롭게 하는 데 쓰여야 하기에, 누구든 문제를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 되받아 치는 게 아니라면, 나의 반격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反의 의미를 사전에서 찬찬히 살피다 보니 꾸짖음의 의미도 있다. 그래 권한을 위임받은 조직이 공유재를 낭비하고 있으니 꾸짖고 야단쳐 보자. 뭐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의미야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할 순 있다 쳐도, 중요한 건 카지노 게임 기술이 뭐냐는 거다. 사실상 딱히 반격할 기술이 없다는 게 큰 문제다. 군청 앞에 가서 1인 시위를 하면 반격이 될까? 아니면 경찰서에 고발을 하면 반격이 될까? 시위를 한다 한들 수많은 무영혼 주무관들이 눈이나 깜짝하겠나. 이미 처벌할 수 있는 법 자체가 없는 예산 낭비를 신고한다고 해서 처벌이 되겠나? 물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어도 다시 H군으로 민원을 배정한다.도청이나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는 방법도 있다. 도에 감사청구를 하자니, 해질녘면 스카이타워 사업엔도 예산도 편성된 사업이다. 중이 제 머리 깎겠나.감사원 감사청구는 300명의 서명을 모아야 한다.


혼자 꾸짖는 건 아무런 영향력도 효과도 카지노 게임. 그래서 같이 꾸짖어 줄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꾸짖을 사람이 많아지면 혹여나 감사청구도 해볼 수 있지 않겠나.


주변에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해 보았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화내면서 문제라고 지적해 주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감사청구를 해보자고 제안한 것도 카지노 게임니 만큼, 문제 인식 이후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다. 주변에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확장성이 없다.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변화의 조짐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지역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돌렸다. 해질녘면 스카이타워는 사전 법령 검토도 제대로 안 했고, 경제성도 없고, 이를 걸러내야 할 타당성 검토와 투자 심사도 부실하게 카지노 게임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지역 언론사서너 군데에 보내보았다. 그 결과는?


한 언론사 기자님이 기사화해 주셨다. '나루터뉴스'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두 꼭지를 다뤘다. 첫 번째 기사는 경제성이 없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 두 번째 기사는 졸속 심의가 지방재정법 위반이라는 지적. 카지노 게임자료에 빼곡하고 충실하게 적은 이야기들 중 돌출되는 사안을 갈무리해 언론 카지노 게임가 된 것이다.


기사에는군청나핑계 팀장 인터뷰도 함께 실렸다. 나핑계 팀장은법 위반 자체가 사업을 취소해야 할 정도의 사안이 카지노 게임라고 했고(위반은 했지만 중대하지 않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다), 수산자원보호구역 사전 검토 미비에 대해서도짚라인이 주 계획이 카지노 게임고 핵심은 타워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했다. 나핑계 팀장이 사실을 호도하고 있어 다시 반박 보도자료를 써봤지만, 기사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역 내 혹은 군청 내에 어떤 반향도 일으키지 못했다.


나름 반격했지만, 꾸짖는 역할은 전혀 하지 못했다. 당연히,기사 하나로 동네가 바뀐다는 것 자체가 망상 아니겠나. 그래도 언론보도가 됐으니 절반의 솜주먹 정도는 됐으려나? 별 영양가 없다는 허무함과 어찌 됐든 주먹은 휘둘러봤다는 성취감(보다는 마무리 지었다는 안도감에 가까울 것이다)사이의 미묘한 감정 속에서 한 동안 휘청댔다.


일단락됐으니, 이대로 끝내면 되는 걸까? 하는 찰나. 동네의 새로운 축제가 내 주변을 자극했고, 그 자기장 안으로 이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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