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돈 아니라고 막 쓰는 행정
사전 법령 검토를 제대로 하지 못해 2년 동안 서류함에 잠들어 있던 해질녘면 스카이타워. H군은무료 카지노 게임계획을 변경해서 추진한다. 문화관광과에서 군수에게 보고한 내용의 핵심은,짚라인은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 안에서 스카이타워만 짓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사전에 법령 검토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잠시 미뤄두더라도, 실무부서의 나름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순진했던 건 바로 나!).
H군이 짚라인만 제외하고 무료 카지노 게임을 추진하나 보다 했다. 그런데 첫 번째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읽다가 빼꼼히 고개를 쳐든의문이 잔소리처럼 뇌리에 들러붙었다. '이거 해도 되는 건가?'
이 자료는 2018년 첫 번째 보고서에서 수요를 예측한 표다. 짚트랙 이용객과 전망대 이용객 수를 예측하고 매출액을 추정한 것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홍성군 관광객이 별도로 수요 예측에 포함되었다. 짚트랙 이용객과 전망대 이용객은 홍성군 관광객이 아닌 걸까? 홍성군 관광객이 짚트랙을 이용하거나 전망대에 오르면, 두 범주 중 하나에 포함되는 것이 당연할 텐데 홍성군 관광객이 추가된 것이 의아했다. 아니면, 짚트랙도 전망대도 이용 안 하지만 스카이타워로 늘어난 주변 관광객일까?그래도 정도가 있지!수요를 부풀리기 위해(얼마 되지도 않는 수요인데) 억지로 끼워 넣은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무료 카지노 게임계획이 변경되면서짚트랙은 제외된다. 수요 예측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무료 카지노 게임이 빠지면 전체 매출의 절반(연간 4억 3천만 원)이 사라지는 것인데, 해질녘면 스카이타워는손해 보는 장사아닌가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변경된 무료 카지노 게임계획에 대해서 다시 경제성 평가를 했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추가로 경제성 평가를 했는지 H군에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았던 것!
그 결과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먼저, 한정된 예산 안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을 추진하겠다는 보고가 무상하게, 무료 카지노 게임비가 증액되었다(장난하나?). 짚라인이 빠지는데도 무료 카지노 게임비가50억에서 73억으로 증액되었다. 그중 65%는 타워를 짓기 위한 특수철강을 사용한답시고, PCS강합성 자재에 무려 48억을 책정했다. 웃기지 않나, 특허가 있는 특수철강을 사용하지 않으면 스카이타워를 못 짓는 것도 아니고, 꼭 그 철강을 써야 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계획 변경 전 무료 카지노 게임비 50억이었는데그중 96%를 특허받은 특수 철강에 쓰면서 무료 카지노 게임비를 증액하는 것이 기가 찼다.
여기에 연간 운영비 9천1백만 원이 추가되어 총지출 금액은 약 77억에 이른다. 여기에 입장료를 2천 원으로 산정한 후연간 방문객 128,107명일 것으로 추정해, 연간 2억 5천6백만 원의 수입을 거둔다고 조사 보고서에 제시되었다. 더 황당하지 않나 첫 번째 보고서에서는 연간 이용객이 약 3만 명이었는데, 갑자기 12만 명이 되는 것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나 전망대 이용객은 연간 9천 명이 안 된다고 예측되었는데, 10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어찌 됐든 이렇게 보면 이 스카이타워는 적자 타워다. 그런데 적자가 너무 커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두 번째 보고서에서는 입장료 수입뿐 아니라 간접소비에 따른 사회적 편익을 수입에 추가로 반영했다. 그런데도비용 대비 편익 분석을 하니 적자가 난다고 제시했다. 20년 운영 기준으로 B(편익)/C(비용) 0.72! 쉽게 생각하면, 100만 원을 투입하면 72만 원을 번다는 게 무료 카지노 게임 계획이 변경된 두 번째 보고서의 결론이었다. 이쯤 되면 안 하는 게 맞지 않나?
그럼에도 H군은 무료 카지노 게임을 강행했다.그 근거는, 두 번째 보고서에 '있는 힘을 다해 짧게'적은경제성 분석 결론에 있었다.
"해당 시설의 경제적 분석결과는 타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해당시설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 아닌 해당시설을 통해 H군 자체의 비금전적 편익의 상승을 목표로 설치하는 사업이므로 H군의 어촌뉴딜 300 사업 및최근 개통된 B 해저터널에 따른 B와 H, T 지역의 순환 관광벨트 등으로발생되는 간접효과(소비증진, 고용창출, 무료 카지노 게임소득 증대)로 인한 파급효과로 인해경제성은 개선될 것임"
딱 저 한 문단이 근거로 제시되었고, 저 문단에 대한 합리적 추정 근거는 단 한 줄도 제시되지 않았다. 수익 목적이 아닌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는 점, 비금전적 편익 상승을 목표로 한다는 점, 가까운 지역과 상승효과가 날 것이라는 점. 이 세 가지 주장에 대한 근거와 논리는 없이 경제성은 개선된다는 것이다. 타당성 조사 보고서가 아니라 바람과 기대로 칠한 부적 같은 주술에 가까웠다. 남은 건 두 손을 비비면서 기도를 드리고, 덕을 쌓는 것인가?
당황인지 황당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분을 걸러내고 이 상황을 보니, '공무원들에게 무료 카지노 게임은 남의 돈'이란 현실이 뻔뻔하게 고개를 쳐든다. 말 그대로 '무료 카지노 게임은 공짜로 주어진 돈'이란 뜻이다. 생각해 보자, 사전에 검토해야 할 사항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2년에 걸쳐 수 십억이 통장에 잠들어 있었다(굉장히 낮은 이율로!). 해질녘면 스카이타워는 운영할수록 손해인데, 비금전적 편익이 목표라는 이유로(그럼 타당성 조사를 왜 한 것인가?) 무려 50억에 육박하는 특수철강을 소재로 해 사업을 강행했다. 손해를 발생시켜도 사업을 강행한다는 것은 바로 H군의 예산 즉 '주민(혹은 국민)의 무료 카지노 게임'은 H군에는 공짜로 주어진 돈이니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맘대로 쓰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럼 정말 비금전적 편익 즉, 소비증진∙고용창출∙무료 카지노 게임소득 증대가 이뤄질 것인가? 이러려면 스카이타워 덕분에 해질녘면에 관광객이 늘어야 한다. 2024년 5월에 개장했는데, 현재까지 실적은 어떨까?(다음 화에 공개)
무료 카지노 게임들의 성실한 노동과 납세로 조성된예산을 H군이 공적 자원으로 여기고 책임감 있게 쓰지 않는 이 현실, 마치 공짜로 주어진 돈인 마냥 무책임한 결정을 하는 행정!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찔금 댔다. 하지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사업을 막지도 못할 텐데. 나 하나 난리 친다고 될 일인가. 한숨 쏟아지는 현실을 외면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문제제기 한다고무슨 영광을 보겠나.별 걸 궁금해한다고 이상한 놈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굳이 뭔가를 해야 할 만큼 한가하지도 않고, 기운이 넘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차오른 생각이 표면장력을 이겨내 흘러넘쳤다. 보고서를 읽다가 주술에 걸렸는지,거대한 벽을 향한 '냥냥 펀치'가 될지언정 반격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