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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Mar 26.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간판을 뗀 나는 말 그대로 X밥이었다 -2

저는 당당하게 스튜디오로 들어갔습니다.

조금은 상기된 표정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직원 한분이 먼저 와있었습니다.


"PD님. 오늘 대박내고 우리 앞으로 제대로 키워봅시다"


대표님의 말에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빠르게 방송 준비를 했습니다.

요청한 만큼 방송 샘플이 왔는지 확인하고 송출하기로 한 플랫폼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예상대로 흘러간 것은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테이블 세팅을 하려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뭔가 안 예쁘죠?"


"그러네요. 배치를 좀 바꿔볼까요?"


홈쇼핑에서는 매번 전문 디스플레이 직원들이 예쁘게 꾸며주던 무대를 비전문가들이 꾸미다 보니 뭔가 어설프고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PD님. 조명은 왜 이렇게 어두울까요?"


무대를 주시하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한마디에 저는 이리저리 조명을 조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조명에 대해 아예 모르지는 않았지만 전문 조명 감독님들의 손길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조금은 어설픈 무대 세팅과 조명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방송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표님, 랍스터는 준비되었나요? 아마 방송 시작하고 바로 시식해야 할 것 같아서요"


"지금 찌고 있는데 생각보다 잘 안 익네요. 이게 냉동이라.."


전문 요리사분들이 온갖 요리를 완벽한 타이밍에 전달해 주는 홈쇼핑과 달리 요리 초보들이 요리 하나에도 쩔쩔 매고 있었습니다.


결국 랍스터는 제대로 요리도 못하고 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연말을 맞아 야심 차게 준비한 방송 보여드릴게요!"


내부 사정이야 어떻든 쇼호스트는 밝은 목소리로 시청자들을 맞이했습니다.


일단 급하게 케이크부터 보여주며 랍스터가 요리되는 시간을 버는 것이 전략이었습니다.


"먼저 홀케이크 보여드릴게요. 요즘 베이커리 가서 케이크 사면 대체 얼마예요. 그런데 오늘 여기서 사시면.."


저는 카메라를 들고 컷을 하며 1인 2역을 하고 있었고 대표님은 랍스터에 매달려 있었으며 직원분은 채팅과 방송 환경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저는 기대감에 차서 직원분에게 슬쩍 물었습니다.


"혹시 얼마나 팔렸나요?"


"네? 아직 하나도 안 팔렸는데요?"


잠시 카메라가 흔들릴 만큼 당황스러운 답변이었습니다.


잠시 송출 화면을 보니 100명 남짓한 시청자들이 저희 방송을 보고 있었습니다.

100명을 상대로는 매출이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채팅을 슬쩍 보니 고객들이 랍스터를 보여달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채팅 상황을 저에게 계속 알려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왜 얘기 안 하셨어요?"


저의 말에 직원분은 당황하며 이런 것을 처음 해봐서 잘 몰랐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빠르게 랍스터를 넣어달라는 신호를 하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지금 일단 시청자들이 랍스터를 너무 보고 싶어 하니 안 익었어도 보여주시죠. 쇼호스트에게는 따뜻한 부분만 먼저 먹어보라고 할게요. 그리고 여기 1층에 일본 라멘 팔던데 빨리 한 그릇만 가지고 와주세요"


저의 말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랍스터를 무대에 넣고 급히 식당으로 달려갔습니다.


쇼호스트는 랍스터가 왔다며 고운 자태와 크기를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한입 먹는 순간 숨길 수 없는 찡그림이 쇼호스트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살짝 차가운 부분이 있어서 제가 놀랐어요. 정말 통통하고 맛있네요"


필사적으로 맛있는 척을 하는 쇼호스트를 보며 오늘 어쩌면 제가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겠다는 슬픈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때 대표님이 라면 한 그릇을 허둥지둥 가지고 스튜디오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거기에 랍스터 한 마리를 카지노 게임 사이트 넣고 쇼호스트에게 전달했습니다.

처음으로 음식다운 것이 전달되자 쇼호스트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와 랍스터 라면 정말 맛있겠죠. 또 연말에 너무 느끼한 것만 먹다 보면 꼭 라면이 생각카지노 게임 사이트데요. 제가 한번 먹어볼게요"


그제야 쇼호스트는 페이스를 되찾고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따라 움직임이 없던 매출도 조금이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초반에 흥미를 잃고 떠나버린 시청자들을 다시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쇼호스트가 두 시간 동안 배가 터지도록 먹어대며 시청자들을 유혹했지만 1,000명이 채 되지 않는 시청자 규모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세운 목표 2,000만 원, 은근한 기대 목표 5,000만 원을 비웃기라도 하듯 두 시간을 달린 결과는 100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안에서는 그렇게도 쉬워 보이는 일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벗어나자 너무 어려웠습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몇십 년간 확보해 둔 시청자도 없고 방송일을 나눠서 해주던 전문 인력도 없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간판을 떼버리자 말 그대로 처참한 민낯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말없이 스튜디오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사업을 하자, 제대로 돈 벌어보자는 이야기는 쏙 들어갔습니다.


일이 익숙해지고 성과를 내기 시작하자 일을 내가 하는데 돈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버네라고 생각할 때였습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있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 울타리를 벗어날 궁리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제가 꿈꾸던 기회를 잡지는 못했지만 아주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매몰되어 있던 저는 다르게 말하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습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그 뒤로 관련 이야기를 다시 꺼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비로소 알게 된 저의 실체이자 수준으로 인해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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