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털기 13번- 홍우진 옮김, 흐름출판 펴냄, 2024-
우리가 평생토록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은 자기 자신이다. 반박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뭔 일이 일어날 때마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나는’ ‘나의’ ‘내가’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집착은 확인된다.
그런데 그 ‘나’가 허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신경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그레고리 번스. 그는 단일한 존재로서의 카지노 게임 추천는 망상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망상이라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이제까지 한 나의 노력은 무의미하다. 여러 해 카지노 게임 추천 탐구에 몰두해 온 나로선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낙담보다 호기심이 우세했기에 그의 저서 <‘나’라는 카지노 게임 추천을 펼쳤다.
책은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응답하자면, 지금 모니터 앞에 앉아서 끙끙대고 있는 존재? 아니면 올해 쉰 인 여자, 자칭 작가, 이름은 바람이? 직관적으로 봐도 둘 다 적절치 않은 대답이다. (나는 곧 딴짓할 예정이므로)‘지금 모니터 앞에 앉아 끙끙대고 있는 존재’는 금방 사라질 것이고 자기소개에 나올 법한 조건이 나라고 할 순 없다. 가장 익숙한데도 정의하기 어려운 나는 정녕 누구인가?
카지노 게임 추천의 대답은 “뇌가 만들어낸 왜곡의 결과물”이었다. 아휴. 첩첩산중이다. 뜻을 이해하려면 뇌의 특성부터 파악해야 한다. 내친김에 뇌 공부도 하기로 마음먹고 다음 장을 넘겼다.
뇌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경험을 사실 그대로 기억하지 않는다. 물리적 한계로 인해 정보를 압축하고 축소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일부 기억을 삭제하고 빈 구멍을 임의로 메운다. 인과관계의 가정에 근거한 서사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때 정보나 개념을 구조화하는 틀인 스키마의 영향을 받는다. 뇌는 한 번 형성된 스키마에 따라 이후의 정보를 편향시킨다. 유년기의 이야기나 첫 경험의 파급효과가 큰 이유이기도 하다.
정보의 저장뿐 아니라 인식 면에서 뇌는 중립적이지 않다. 뇌는 사전 믿음과 경험에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시각 환상과 촉각 환상이 일어나고 카지노 게임 추천는 카지노 게임 추천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을 띤다.
뇌의 특이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뇌는 타인의 의견을 쉽게 흡수하도록 진화했다.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인간의 뇌는 무리를 추종한다. 인간의 뇌가 서로 비슷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능력을 키워 온 까닭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자신만의 서사라고 믿는 이야기도 실질은 사회의 표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불완전한 편집자이자 부정확한 인식자, 상호작용의 산물인 뇌를 감안하면 뇌가 만들어낸 결과물의 수준은 알만하다. 이 지점에서 ‘나는 누구인가’로 돌아가 보자. 번스에 따르면 인간은 세 가지 버전의 ‘자신’을 가진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 많이 들어본 말이다. 과학은 현재가 2초에 불과하고 과거는 편집된 기억일 뿐이며 미래는 부정확한 과거를 토대로 한 예측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셋을 한데 엮어서 만든 한 편의 서사가 카지노 게임 추천 정체성이라니 “우리는 뇌가 만들어낸 왜곡의 결과물”이라는 그의 의견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개인적 서사가 허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다양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나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기에 내가 원하는 대로 변화가 가능하다.
번스는 ‘좋은 이야기의 소비’와 ‘후회 없는 삶’을 변화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뇌에 들어온 이야기로 카지노 게임 추천가 만들어진다니 우리가 소비하는 이야기가 우리의 일부가 된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원하는 바와 밀접한 서사를 소비함으로써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 잿빛 기억의 과거는 가벼워지고 후회 없는 삶을 기준으로 한 선택은 현재와 미래에 새로운 문을 열어준다.
이쯤 되면 카지노 게임 추천가 망상이라는 주장에서 느꼈던 허탈감은 희망으로 바뀐다. 과거는 박제된 실체나 사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바뀔 수 있는 스토리일 뿐이다. 우리의 정체성이 곧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한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다. 과정은 흥미롭고 결과는 아름다울 것이다. 2025년. 여러분의 새로운 서사를 응원하며 서재 털기 13번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