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까 문제없었다고 돌아와서 욕하지도 마세요
#Case1감기에 걸려서 집 앞 내과에 갔다. 기침도 좀 나고, 가래도 좀 끓어서 갔더니 흉부 엑스레이를 찍자고 한다. 브런치의 '감기 걸리면 왜 흉부 엑스레이를 찍어야 하나' 글을 이미 보고 온 직후라, 폐렴인지 확인하고 싶은 게 분명해! 하고 끄덕이며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을 찍은 뒤에 잠시 기다렸더니, 의사가 부른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인다.
#Case2요새 가슴이 자꾸 두근거리고 어지러워서 동네 내과를 찾았다. 심전도를 찍어보자는 의사의 말에 귀찮지만 침대에 누워 옷을 올리고 있으니, 간호사가 와서 부항 뜨는 것 같은 기구를 몸에 붙여준다. 촬영이 완료되고 잠깐 기다렸더니, 의사가 급히 소리쳐부른다.무슨 일인가 하고 들어갔더니, 의사가 다급한 표정으로 얘기한다.
#Case3열이 자꾸 나고 해열제를 먹어도 떨어지기는커녕 더 심해져서 집 앞 내과를 찾았다. 감기에 걸린 것 같지도 않은데 자꾸 열만 난다. 요즘 일이 많아서 과로해서 그런가 속으로 생각하며 진료실로 들어갔더니, 소변은 잘 보냐고 물어보며 갑자기 뒤로 와서 옆구리를 두드린다. 울리는 듯한 통증이 오른쪽 옆구리에서 느껴지고, 소변 증상도 있다는 말에 의사가 이렇게 얘기한다.
로컬에 처음 나와서 일차진료를 배울 때, 주변의 모든 선배 의사들이 입을 모아 얘기한 내용이 있다.
"모든 것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믿지마라."
"환자 깔을 보는 게 중요하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데까지만 봐야 한다."
보통 우리가 동네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고 부르는 곳들은 모두 의원급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일차 의료기관에 해당한다. 일차 의료기관의 주목적은, 외래 베이스의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상급 무료 카지노 게임의 검사나 치료, 입원 등이 필요한 경우 지체 없이 전원 혹은 진료 의뢰를 보내는 것이 주된 책무이다. 그래서 일차진료에 종사하는 의사라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 바로 보내야 하는 환자를 분류하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이것을 트리아제(Triage)라고 표현하고, 환자를 위해서도 의사를 위해서도 이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
하루에 100명의 환자가 내원한다면, 95~97명은 내가 당장 치료할 수 있는 질환으로 내원한다. 그게 감기든, 단순 방광염이든, 장염이든 뭐가 됐든 간에 당장 내가 통증을 줄여줄 수 있고 지켜보면서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런 질환의 특징이 어려운 말로 자연 관해(Self-limited) 된다는 것인데,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해결된다는뜻이다.
문제는 그게 아닌 2~3명의 환자다. 이 환자들은 1) 폐렴, 신우신염처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며칠 사이에 위험한 예후를 보일 수 있는 질환을 갖고 있거나, 2) 감기 등의 가벼운 질환을 위해서 왔다가 우연히 중증 질환의 증거를 발견했거나, 3) 지금 당장 치료받지 않으면 수 시간 내로 사망 혹은 심각한 예후를 보일 수 있는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로 나뉜다.
#Case1은 2)의 경우다. 보통 감기 증상이나 폐렴 증상으로 내원해서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했을 때, 의사가 엑스레이를 아주 꼼꼼하고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우연히 SPN(Solitary Pulmonary Nodule)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폐암의 가능성이 있는 결절을 확인했다는 뜻으로, 감기 진료를 보러 왔다가 우연히 발견했으니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때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빠르게 저선량 흉부 CT 촬영 등을 통해서 악성인지 아닌지 구별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고, 이를 위해 영상의학과 및 상급 무료 카지노 게임에 의뢰된다.
#Case2는 3)의 경우다. 가슴이 두근거려서 온 환자가, 심전도를 촬영했을 때, VT(Ventricular Tachycardia, 심실빈맥)이라거나, AF(Atrial Fibrillation, 심방세동) 등의 부정맥이 발견되면, 지금 당장 치료를 위해 근처 상급무료 카지노 게임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VT의 경우에는 VF(Ventricular Fibrillation, 심실세동)으로의 이행 가능성이나 AMI(Acute Myocardial Infarction, 급성심근경색) 등의 증거가 될 수 있어 초응급 질환이며, AF의 경우에는 심방세동이 지속되면서 생긴 혈전이 뇌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면밀한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
#Case3)은 1)의 경우다. 방광염을 넘어서, 신장에까지 감염이 닿아버린 신우신염의 경우는 균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감염이 퍼져 패혈증으로 이행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생제 치료로는 호전이 어렵고, 입원해서 주사 항생제 치료와 여러 가지 혈액 검사가 필요하게 된다. 실력이 아주 좋고 자신감 있는 내과 의사라면 외래에서 항생제 주사를 통해 매일 추적관찰 할 수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 애초에 환자가 매일 내원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follow up loss 되어버리거나, 급하게 상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입원 치료를 권하게 된다.
위의 증례들은각각의 카테고리를 설명할 수 있는 단편적인 예시일 뿐이고, 실제로는 정말 수많은 다양한 이유로 일차진료의사가 상급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진료를 의뢰하게 된다. 의뢰서에는 환자 상태와, 의심하고 있는 위험한 질환 등을 적게 되어있고, 의뢰의 이유 또한 포함되게 되어있다.
다시 진료실로 돌아와 보자. Case 1,2,3 모두 의사는 당신에게 큰 무료 카지노 게임을 가능한 한 빨리/지금 당장/꼭 가야 한다고 설명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어떤 질환이 의심되는지와 그 질환의 진단 및 치료 필요성 때문에 큰 무료 카지노 게임을 가라고 하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황급히 보호자든 119든 택시든 불러서 무료 카지노 게임을 가게 된다.
하지만 모두가 이렇게 말을 잘 들었다면 애초에 이 글을 쓰지도 않았다. 문제가 되는 사람은 보통 다음의 두 가지 무료 카지노 게임다.
첫 번째 경우, 환자가 병의 응급성 및 심각성을 아무리 설명해도 병식(insight)이 생기지 않는 경우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지러워해서 나온 심전도에서 심실빈맥이나 심방세동이 지나가고 있어도, "아 예전에도 이랬는데 그때도 별 문제없었어요. 지금 일하다가 잠깐 나온 거라 무료 카지노 게임 못 가요~"라거나, "지금 생업 때문에 바빠서, 이따가 가게 문 닫고 가볼게요" 등으로 응수한다. 내가 작년 여름 실제로 겪은 어떤 할아버지는 급성심근경색의 심전도를 보이고 가슴 통증 때문에 가슴을 부여잡은 상태에서도 "큰 무료 카지노 게임 싫으니까 네가 어떻게든 치료해줘 봐" 이렇게 대답하셨다.
의사 입장에서 정말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일단 의학적인 관점에서 언제 숨이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환자가 내 앞에서 저러고 있으면, 빨리 나가서 치료받아야 산다고 설명을 하고 또 하는데 왜 이렇게 태평한지 싶다. 퇴근하고 가겠다고? 퇴근하기 전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데 말을 도무지 듣지를 않는다. 또 현실적인 관점에서, 내가 위급하다고 진단하고 의뢰서까지 써준 환자가 무료 카지노 게임을 가지 않아서 잘못되면, 소송의 위험성이 생긴다. 이게 진짜 더러운 경우인데, 아무리 설명을 잘해주고 최선을 다해 가라고 얘기해도 무료 카지노 게임에 가지 않아서 사망했거나 문제가 된 경우, 나중에 그 보호자들이 와서 설명 의무 위반이라고 소송을 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고 의무기록에 차팅을 남기고, 녹음까지 해도, 도의적 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오는 것들을 보다 보면 이 짓을 왜 하나 싶어진다.
두 번째 경우, 환자가 실제로 응급실이나 상급 무료 카지노 게임에 내원해서 검사를 했지만, 양성이거나 큰 문제가 없었던 경우다. 제일 흔한 것이 충수돌기염(보통 세간에서 부르는 맹장염)을 의심하는 상황이다. 교과서대로 RLQ pain, muscle guarding, rebound tenderness 등의 증거가 있어서 충수염 의심하에 응급실에 보낸 환자가, 막상 복부 CT를 찍어보니 일반 장염으로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대부분은 큰 병이 아님에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무료 카지노 게임에 다시 와서 괜찮대요! 하면서 약을 타가지만, 꼭 돌아와서 돌팔이 의사 때문에 큰 무료 카지노 게임 가서 무료 카지노 게임비만 낭비했다고 갚으라고 소리 지르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화가 나고 어이가 없다.의학의 진단은 최종 진단이 아닌 임상적 추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엑스레이 상에서 폐렴 소견이 보이면 폐렴인가? 아니다. 폐렴의 가능성이 높은 거다. 뼈가 부러진 것처럼 영상의학적으로 확진할 수 있는 의학적인 상태보다, 그 병을 의심한 상태로 치료를 했더니 치료가 성공적으로 되어서 나중에 보니이 병이 맞았구나 하고 확신할 수 있는 질병이 더 많다. 일차 진료의 입장에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진단이, 혹은 가장 위험성이 높은 진단이 감별진단 목록에 들어왔을 경우, 지체 없이 상급무료 카지노 게임에 의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의학적으로 옳은 판단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요즘은 무료 카지노 게임를 써서 보내면서, 꼭 이렇게 설명을 덧붙인다.
"환자분은 OOO이 의심되어서 지금 바로 상급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가셔서 영상 검사 등을 해보셔야 해요. 하지만 막상 가서 검사했더니 이 병이 아니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심한 병이 아니라는 뜻이니정말 운이 좋은 겁니다. 별일 없기를 바라지만 꼭 지금 바로 가셔서 검사해 보세요"
하고 싶은 말은 제목과 부제목에 적어두었다. 의사가 당신에게 진료 의뢰서를 써줬다면, 이는 꼭 빠른 시일 안에(혹은 당장) 상급 무료 카지노 게임에 가서 진료를 받으라는 뜻이다. 그리고 가서 제대로 진단 검사를 하고 치료를 받으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제발 미루지 말고 무료 카지노 게임에 가서 치료를 잘 받고, 혹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나오더라도 당신을 위해서 한 최선의 의학적 판단이었으니 돌아와서 욕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