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소화제다
안으로 들어서자 내부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꽤 넓었다.
짙은 우드 톤의 바닥, 오래되어 보이지만 반짝반짝 잘 관리된 빈티지 가구와 조명들.
오래된 나무 향과 갓 볶은 원두 향이 가득한 공간이다.
포장해서 바로 나가려던 마음을 바꾸어 이곳에서 좀 더 머물기로 한다.
- 안녕하세요. 저,,,
- 앗, 잠시만요.
카지노 게임 너머 커튼으로 가려진 곳으로부터 목소리가 들렸다.
원두 볶는 냄새도 저기서 나는 것이었군.
잠시 후 커튼이 펄럭이더니 한 남자가 나왔다.
- 작업 중이어서 들어오시는 걸 못 봤네요,,, 무슨 카지노 게임 드릴까요?
- 아 네,,, 카지노 게임아메리카노 주세요. 마시고 갈게요.
주문을 마치고 아까 눈여겨봐 둔 창가 자리에 앉았다.
창문 너머로는 작은 마당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단독주택을 카페로 개조한 곳이다.
근데 이런 곳에, 이런 카페라니 장사는 되려나?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현실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나다.
- 카지노 게임 나왔습니다.
카운터로 가서 카지노 게임를 받아 들고 자리로 왔다.
매끈한 투명 유리컵에 알알이 쌓인 얼음 그리고 물과 섞인 카지노 게임.
마시기 전부터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지금은 영상과 영하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겨울이다.
얼어 죽어도 카지노 게임아메리카노다.
한 모금하자마자 시원한 카지노 게임가 입안을 강타하고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뒷맛은 개운하지만 힘 있는 쌉쌀한 원두 맛이 남는다.
생각보다 맛있는데, 역시 직접 로스팅을 하는 곳이라 그런가?라는 생각을 하며 카지노 게임 쪽을 흘끗 돌아보았다.
이곳의 주인인 듯한 남자는 주문한 카지노 게임를 내어주자마자 다시 카운터 안쪽으로 사라진 뒤였다.
대신 카지노 게임 앞에 붙은 종이에 눈길이 멈췄다.
*알바 구함*
시간 - 평일 오전 7:30 ~ 오후 12:30
시급 - 12,000원
오래 일하실 분 구함!
아침 7시 30분까지면 좀 이르긴 하지만 아침 운동 삼아 충분히 걸어올 수 있는 거리이고, 오후 시간은 자유롭게 쓸 수 있으니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내게는 잘된 것이지 않은가. 지금은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다만 이곳에서 나이 많고, 경험 없는 나를 뽑을 이유가 있을까?
1년 넘게 온갖 지원에도 불구하고 불합격의 결과를 더 많이 받아 온 터라 희망보다는 불안과 걱정이 앞섰다.
역시 카지노 게임를 시키길 잘했어.
다 마실 때까지 고민해 보자.
다시 한번 이 공간을 둘러본다.
처음 방문한 곳이지만, 낯설지 않다.
오래된 마감재와 가구, 소품들에서 느껴지는 익숙함이다.
더구나 디자인 책이나 영상에서나 보던 의자와 조명 제품들은 마음을 설레게 했다.
비록 닳고 낡긴 하였지만, 역시 오리지널이 갖고 있는 기품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 결심했어.
카지노 게임 앞으로가 커튼 너머에 있을 사장님을 부른다.
- 사장님~!
원두 향을 잔뜩 묻히고 사장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나온다.
- 네. 무슨? 뭐 더 필요하신가요?
- 저, 여기 알바 아직 구하나요? 괜찮으면 제가 하고 싶어서요.
- 아 네, 아직 못 구하긴 했는데,,,
사장님의 말끝이 흐려지는 것에 불안해졌다.
그의 말끝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부정적인 대답을 막을 작정으로 생각나는 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 저 바리스타 자격증도 있고요(민간 자격증이지만), 대학생 때 카페 알바도 했었어요(에스프레소 기계가 아닌 카지노 게임 메이커였지만). 그리고 오래 일 할 수 있어요!
- 아 그러세요. 시간도 괜찮으신 거죠? 이른 시간이라 지원자가 별로 없어서요.
- 네, 괜찮습니다!
- 에스프레소 기계는 다루실 수 있으시겠네요?
- 네, 그래도 이 기계는 처음이라,,, 가르쳐 주시면 금방 할 수 있습니다.
- 그래요. 그럼 내일부터 나오세요.
- 진짜요? 내일부터요?
- 왜 내일부터는 안되세요?
- 아, 아뇨. 되죠. 이렇게 바로 나오라고 하시는 건 처음이라,,,
- 아 제가 아침잠이 많아서,,, 오전 시간 맡아 줄 분이 급하거든요.
간단하게 그라인더, 에스프레소, 제빙기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필요한 서류(이력서, 보건증 등)들에 대해서 전달받았다.
갑자기 일자리가 생겼다.
오늘 카지노 게임를 사러, 집을 나서기 전까지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얼떨떨한 기분이 표가 날까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서며, 일부러 더 씩씩하게 인사했다.
- 감사합니다! 내일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