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타고 온 배를 버리고 가야 할 때
혹시 카지노 게임 짊어지고 산을 오르고 있다면
대학시절에 상당히 위상과 악명이 동시에 높은 수업이 있었습니다. 그 수업의 시험은 문제가 고작5문제 정도인데 무제한으로 시간을 주고 중간에 식사를 하고 와도 되었습니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은 수업이었고 동시에 교수님의 철학이 빛나는 수업이었습니다. 한 학기를 무사히 보내고 종강날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한 학기 동안 열심히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왔으면 이제는 타고 온 배를 버릴 때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제는 배운 것을 다 잊어버리라는 이야기를 함께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정확히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앞으로에집중하라는 의미였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특히 학문에 세계에서는 지금까지의 정답이 미래의 정답이 아닐 수 있으니까요. 또 다른 의미로는 배라는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노를 저어 만들어진 근육이 가져가야 될 자산이라는 이야기였을지도 모릅니다.
기획을하기 위해고민이라는 노를 열심히 젓다보면 머릿속에는 생각이 켜켜이 쌓이게 됩니다. 또한 그동안 생각을 실행하면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며 만들어낸 구조도 쌓여갑니다. 특히 다소 범위가 크고 기간이 긴 기획업무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생각의 축적이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됩니다. 기획은 본질적으로 앞으로를 지향해야 되는데 등에 짊어지고 가는 고민들이 너무나 많아 몸이 무겁고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문제는 나는 이렇게 무거운 짐을 지고 한걸음 한걸음 힘들게 나아가는데 다른이 에게는내가 매고 있는 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지금 기획과정에서 상기와 같은 느낌을 받으신다면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어야 되는데 배를 짊어지고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타고 온 배를 버려야 되는 시점입니다. 특히나지금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많고 다양하여 짧게 설명할 수가 없다면 이미 산 중턱까지 올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타고온 카지노 게임 미련 없이 버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배를 타면서 얻은 시사점을 나의 근육세포 하나하나에 새기는 것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지금까지의 파편화되어 진행해 온 과정을 연결하여 정리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흐름과 스토리로 정리가 되어야 근육이 만들어지고 근육이 붙어야 배를 던져버려도 미련이 없습니다.버려진 배를 더 이상 보지 않고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하에 배를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은 이것을 중간보고라고 표현합니다. 중간보고를 생각하는 이미지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바다를 건넌 이후에 산을 넘어야 되는 달라지는 국면에서 타고 온 배를 내던지는 상상을 합니다. 이때 보고라는 수단을 통해 이제는 바다가 아니라 산을 올라야 되니까 배를 버리고 등산화를 신는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함께 판단하고 결정하였기에 결정의 리턴과 리스크를 온전히 공유합니다. 마음의 짐도 던져버릴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배를 짊어지고 산을 타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배를 버리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큰 힘을 내야 되기 때문입니다. 배를 버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온 일을 정리도 해야 되고 그것을 스토리를 붙여 보고도 해야 되니까요. 단기적으로 보면 산을 오르다 말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 기분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정리라는 행위는 재미가 없고 지겹습니다. 이 단기적인 지겨움과 보고의 타이밍을 놓친 부담이라는 심리적 저항을 이겨내야 합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카지노 게임 버리고 가야 되는지 조차를 혹은 알더라도 그것이 언제인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며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거움을 느끼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신호는 지금이목적지에 가기 위해서 바다로 계속 갈 것인지 산으로 갈 것인지 방향에 대한 혼란이 느껴질 때입니다. 방향에 대한 혼란이 느껴진다면 섣불리 앞으로 나아가지 말고 가만히 서서 돌아온 길을 되짚고 앞으로의 길을 결정할 때입니다.
혹시 지금이 너무 생각이 많아 버거우신가요? 그렇다면 내 등에 있는 배를 던져버려야 할 때가 지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저도 오늘 타고 온 배를 하나 버리고 산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