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초아 Mar 18. 2025

무료 카지노 게임가 뭐야?

첫사랑은 늘 설렌다.

내가 작가를 꿈꿨던 적이 있던가. 아무리 나의 기억을 뒤적여보아도 딱히 없는 것 같다. 이유라면 작가는 당연히 작가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들은 타고났어. 단 하나의 현상도 허투루 보지 않고 인간 내면의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은 보통 사람에겐 가능하지 않지. 나라고 역시 다를까. 난 그저 책을 읽는 것이 좋을 뿐이지 책을 만들어 낼 능력은 없어.’


아마도 당시 내가 읽었던 책은 모리사와 아키오의 <무지개 곶의 찻집이었을 것이다. 네 가지 계절의 색채를 삶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글. 마치 사는 것이 곧 계절과 같으니 모든 건 다 흘러간다고 책은말했다.그렇게 마음에 깊이 와닿는 책을 읽고 나면 내 마음은 조화로워졌다. 그리고 단념했다.


그런데 십 년도 더 뒤에 지금,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를 한다고 시간을 좀먹고 있다.

작가가 되는 여러 가지 경로 중, 나의 원고를 출판사에 직접 메일로 보내는 것을 투고라고 한다.

또한, 각 출판사의 공모전에 참가해 수상하고 등단하는 방법도 있고, 요즘은 1인 출판, 전자책 발간 등 출간의 경로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브런치에서도 1년에 한 번 수상을 하니 꾸준히 좋은 글을 쓴다면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난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 그래. 그건 그렇고. 도전하는 자는 아름답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 법한 도전을 해야지. 그만해!

그렇지만 나의 뇌가 아무리 명령을 내려도 손가락은 그것을 철저하게 무시한다. 에라이.


결국은손가락의 승리.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봤다.

메일 100통, 200통, 어느 작가는 천 통의 메일을 보냈단다.천 통을 보내고 나니 알게 된 것이 300개 정도 보내고 나면 용량이 부족해 다른 주소의 메일이 또 필요하다는 것이란다. 어떤 출판사는 답장이 없고, 어느 곳은 고맙게도 피드백을 보내주고, 누군가는 합격하고, 또 다른 이는 실패하고 좌절하고.

뭐든 끈질기게 해야 하는 거구나. 쉽게 좌절하는 내가 과연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할 수 있을까 싶다.

아니, 메일을 보내는 것은 하는데, 과연 합격이 될까.


어느 블로그의 작가는 자신의 세 번째 책을 출간하면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내가 세 번째 투고에 성공하고 편집자를 만났을 때, 요즘 투고 현실을 묻자, 그 편집자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은 투고 메일이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진다. 그중에는 기본도 되어있지 않은 별 ‘그지 같은’ 원고도 온다. 일기장 같은 에세이는 아예 열어 보지도 않는다.” 이렇게 말이다.'


그 글을 보자 속이 울렁거렸다. 그 그지 같은 에세이를 쓰는 것이 나일 테지.

그럼 난 또 헛짓거리를 무료 카지노 게임 있는 건가.

머리가 어지럽고 손끝은 떨렸다. 그와 동시에 어깨에 있던 모든 감정의 뒤엉킴이 한순간에파도에 휩쓸려 쓸려 가는 느낌이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그 사람들도 얼마나 바쁘고 힘들겠어. 그래도 그렇지, 그지 같다니, 그건 좀 너무하네.


하지만 그런 글을 보고도 아직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나를 보며, 나도 참 무식하다. 이런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나는 출판사 목록을 뒤적였다. 그래, 그냥 해보지 뭐.

그리고 설렘 가득한 첫 투고 메일을 위해, 원고를 다듬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