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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아 Mar 25. 2025

출간 카지노 쿠폰 처음이라.

직장생활은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래도 처음은 늘 희망이 가득하니까. 좀 더 의미가 있는 시작을 해 보고 싶었다. 첫 메일을 보낼 출판사를 고르는 일이 남편과 결혼을 약속하는 일보다 더 신중할 일인가 싶은데, 나는 그랬다. 하긴 그건 당연히 그러려고 했으니 오히려 쉬운 결정이었으려나.

나의 책장에 있는,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책들을 하나, 하나 바라보았다. 나의 학창 시절부터 함께 해 손때가 묻어있는 책도 있고 얼마 전 서점에서 느낌이 통해 덜컥 사 버린 책도 어우러져 있다. 출판사도 저마다의 색깔과 출간 경향, 이미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으니 내 글과 잘 맞는 색채의 출판사를 고르는 일도 쉽지 않다.

어휴, 수백 개의 메일을 보내도 한 군데에서 연락이 올까 말까인데, 이러고 앉아 있다.

'그래도 진심은 통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고민하다 결심했다. 요즘 가장 나에게 영감을 준 책의 출판사로.

대부분의 출판사 메일 주소는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간혹 메일로 보내지 않고 홈페이지에 투고할 수 있는 창이 있는 출판사도 있다.

나는 해당 출판사의 메일 주소를 옮겨 적고 ‘에세이 투고 드립니다.’라는 메일 제목을 썼다.

지금 보면 그 원고는 어설프고 미완성의 원고임에 틀림없는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나는 호기롭게 첫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아쉽게 기회를 하나 날려버렸다.

출판사는 메일을 읽지 않았다. 한 달이 훨씬 지난 시점에도.


‘카지노 쿠폰 기획서? 그게 뭔데?’

보낸 출판사에서 하도 메일을 읽지 않아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출간 카지노 쿠폰를 함께 보내야 한단다. 출간 카지노 쿠폰는 내 소개와 주소, 전화번호, 책의 제목과 기획 의도, 홍보 방안, 목차 등을 적은 서류를 말하는 것이다.

하나 더, 참고로 메일 제목에는 분야와 작품의 제목을 함께 적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예를 들면, 에세이 투고/봄은 따로 오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아, 망했다.


그렇게 나는 부랴부랴 출간 카지노 쿠폰를 만드는 법을 찾아봤다.

이런, 난 직장생활도 해본 적이 없는데. 표는 어떻게 만드는 거지!

깔끔하게 서류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타자만 빠르면 뭐 하나, 컴활 자격증이 있으면 뭐 하나, 표도 뚝딱 만들 줄 모르면서!

한 열 번은 창을 껐다 다시 카지노 쿠폰부터 시작했다. 이번 일로 기본적인 한글 프로그램은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며 아이들에게 알려줄 것이 하나 더 늘어남을 다이어리에 꾹꾹 눌러 적었다.


그렇게 부단한 시도 끝에, 나름의 만족스러운 출간 카지노 쿠폰를 작성하고 같은 곳에 한 번 더 메일을 보냈다.

처음이라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인 누가 봐도 어설픈 초짜의 메일을.

그리고 또다시 답장은 없었다. 아직도.


첫 투고를 대실패로 거둔 나는 역시 작가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열흘 정도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그 시간 동안은 다시 메일을 보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하지 않던가. 이번 일을 통해 나는 원고를 대폭 수정했다. 순서를 바꾸고 1부, 2부, 3부로 나누었다. 나의 글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렇게 다음 투고를 위해 다시 손가락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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