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리몽땅 어른이의 동시 4
의자에 붙여 놓은 ‘엄마 사랑해요.’ 편지
작은 두 손으로 고이 접어 만든 종이배
커다랗고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부엉이와
냉장고 벽에 거꾸로 매달아 놓은 박쥐 그림
엄마 선물이라며 만들어 준 색종이 장미꽃
둘이서 깔깔대며 그린 배꼽에 털 난 정의의 용사
이것들을 정리하는 일 때문에
청소는 먹먹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의 흔적을 지우는 일이 괜스레 아쉬워
언젠간 해야지 하고 뒀건만
그래, 언제까지고 둘 수 없으니
더불어 오늘은 볕이 따사로우니 치우자
하나, 둘. 고사리손으로 만든 것들을 정리한다
셋, 넷.여기저기 들러붙은 테이프 흔적을 닦는다
그래도 책장에 나란히 붙어있는
이름 스티커는 떼지 말아야겠다
그건 다음에,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