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리몽땅 어른이의 동시 5
4월이다
새해 다짐을 1월 달력에 써 놓은 것이
분명 어제인데
눈을 감았다
뜨니
4월이다
가지마다 초록이
진정 연하고 순수한 초록이
몽글몽글 매달려있는
4월이다
내 나이 사십 대를 향해 달려가나
내 인생의 계절은 아직
봄이라 생각하고픈
4월이다
올해가 많이 남은 것 같아
다시 한번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다짐하고
노력하고
꿈을 잊지 않으려 하는
4월이다
매해 돌고 돌아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설렘과
나른함과
서늘하면서
따듯한
어디서 불어오는 지 알 수 없는 바람을
맞고 서 있는
나를 품은
4월이다
아니, 이 작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자가 999명이네
한 사람만 더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면 천 명인데
얼마나 떨릴까
얼마나 두근거릴까
일하면서도 브런치를 힐끔거리겠지
밥먹으면서도 종종 확인하려나
아, 아마 알람이 갈테니 그럴 필요가 없겠다
그렇다면 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눌러야겠다
와, 천 명이다
이제 이 작가는
날아갈 듯 행복하겠지
꿈만 같겠지
오늘 저녁은 소소한 파티라도 하겠지
가족들에게 자랑하겠지
글을 더욱 열심히 쓸 의지를 다지겠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자가 천 명이면
어떤 기분일까
백 명이 되었을 때와
같은 기쁨의 크기일까
그보다 곱절은 클까
나는 천 번째 온라인 카지노 게임자가 되었네
작가는 천 명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자를 가졌네
오늘은 참 기쁜 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