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쉿!”
교실 문을 잠그기에는 이미 늦었다.
문고리가 금속으로 되어 있는데 만약에 문을 잠그는 아주 작은 소리라도 들린다면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들키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곰인형과 우리는 서로 마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발걸음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걸 봐서는 그렇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게다가 이 문 너머로 느껴지는 싸늘한 긴장감. 살고자 하는 나의 생존 본능이 그렇다며 나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우리는 숨을 죽인 채 손으로 문을 꼭 잡았다. 이를 꽉 깨물고 두 손으로 단단히 받치고 있는데 밖에서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잠겨 있었던 것처럼 교실 문은 조금도 꼼짝하지 않았다. 곰인형도 그렇게 느꼈을지는 잘 모르겠다.
조금 뒤 교실 문 너머로 구둣발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문이 잠겨 있다고 판단해 앞쪽은 포기한 것 같다.
나는 입을 열어 아주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금씩 숨을 내뱉었다. 강하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왜냐하면 여전히 발걸음 소리가 복도에서 들렸기 때문이다. 그 발소리가 어느 한쪽으로 걸어가는 듯싶더니 이번에는 교실 한가운데, 그러니까 복도 쪽 창문 너머에서 발걸음이 멈추었다.
창가에 검은 그림자 하나가 드리웠다. 저건 분명히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먹잇감을 찾기 위해서.
이 교실은 처음부터 문이 열려 있었나 보다. 그래서 강하늘이 먼저 들어와서……. 잠깐만 열려 있었다고? 그럼 뒷문은? 누군가는 뒷문으로 가서 문을 잠가야 한다. 우리 둘 다 가면 좋겠지만 만약에 저 곰인형이 다시 앞쪽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나는 강하늘에게 대충 손짓으로 설명하고는 벽에 바짝 붙어 뒤쪽으로 천천히 기어갔다. 책상과의 거무료 카지노 게임 매우 좁았지만 이보다 더 빠른 방법은 없었다.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이렇게 해야 했다.
내 머리가 복도 창문 아래를 스칠 때 끼이이익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메스로 무료 카지노 게임창을 긁는 소리였다. 어쨌든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내가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이 날 뻔했다.
왜냐하면 복도 쪽 창문은 잠겨 있지 않았으니까!
다행히도 창문의 고리는 금속이 아니었기 때문에 잘만 하면 소리가 나지 않게 잠그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나는 엄지와 검지로 살포시 문고리를 잡았다. 손이 덜덜 떨렸다. 다행히도 교실 안은 어두웠기 때문에 내가 소리만 내지 않는다면 들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끼이이익 하는 소리가 굉장히 신경 쓰였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곰인형이 무료 카지노 게임창을 깨뜨리고 들어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침을 삼키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얇은 무료 카지노 게임를 사이에 두고 내 손과 곰인형의 손이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차라리 얼굴을 마주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문고리를 돌리고자 했다.
그때였다.
“I love you.”
하마터면 기계음에 놀라 손으로 창문을 칠 뻔했다.
나는 입을 벌린 채 숨을 들이마시지도 내뱉지도 못했다. 몇 초간 그렇게 멈춰 있었다.
아무튼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창문을 잠그는 데 성공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그 자리에 앉아 벽에 기대었다. 어느새 내 등은 식은땀으로 축축이 젖어 있었다. 지금은 그냥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딱 5분이라도 좋으니까 이대로 가만히 있고 싶었다.
그 순간 바지 주머니에서 무언가가 스륵 하고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스마트폰이었다. 만약에 떨어뜨렸다면 정말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겠지만 나는 운이 좋게도 그걸 손으로 잡아냈다. 나의 동물적인 본능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기쁨에 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렇게 나는 씨익 웃으며 안심하고 있는데 갑자기 스마트폰이 깜빡이며 진동이 울렸다.
하지만 하늘은 나의 편이었다. 왜냐하면 번개가 치면서 동시에 울려 퍼지는 천둥소리가 폰의 진동 소리를 감추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번개로 인하여 강하늘의 얼굴이 운동장 쪽 창문에 반사되어 보일 정도로 환하게 교실 안을 비추었다. 만약에 무료 카지노 게임이 쳐져 있었다면 그의 얼굴이 보일 리가 없다.
다시 한번 번개가 번쩍이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창에서 내 얼굴이 비쳤고, 그 바로 위에 곰인형의 얼굴도 아주 선명하게 비쳤다.
무표정한 그 얼굴이 왠지 이번에는 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
연속되는 기계음과 복도 쪽의 창문이 마구 흔들렸다. 이왕 들킨 거 나는 문고리를 조금 더 깊숙이 집어넣었고 잽싸게 뒷문으로 달려가서 문을 잠갔다. 앞문은 강하늘이 잠갔다.
“쌤!”
“왜?”
“폰이요!”
강하늘은 앞문에서 자신의 폰을 꺼내 나를 향해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