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야, 여기에 있…… 으악!”
“왜요? 으아아악!”
과학실 안에 있는 인체 해부 모형을 보고 또 한 번 놀라고야 말았다. 나야 그렇다 치고 이 녀석은 왜 놀라는 거야? 과학실에 올 때마다 봤을 거 아냐!
정말 숨이 넘어가는 줄 알았다.
“아빠?”
“송희야!”
드디어 송희를 만났다. 그녀는 내 품속으로 쏙 들어올 정도로 아주 작았는데 그걸 이제야 알았다.
“쌤,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에요. 얼른 나가요!”
“그래, 가자.”
밖으로 나온 순간 경비원과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 곰인형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열쇠를 가지고 온다던 그 경비원이었다. 맞아, 이 사람이 열쇠를 가지고 온다고 말했었지! 그럼 아까 그 사람은 누구지? 푹 눌러 쓴 검은색 우산과 손에 든 열쇠만 기억에 남았다.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게 뭐, 중요한가? 송희가 무사했으면 됐지. 우리도 아무 일 없이 잘 빠져나왔고.
“문은 어떻게 열었대? 안 그래도 열쇠가 사라져서……. 어? 여기에 꽂혀 있네?”
“아, 뭐, 그렇게 됐습니다.”
경비원이 많이 당황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건 그렇고 자네는 강카지노 쿠폰 학생 맞지? 축구부.”
“예, 맞는데요.”
“땀을 왜 그렇게 흘린대? 설마 건물 안에서 축구를 한 건 아니겠지?”
“그럴 리가요. 근데 아저씨, 얼른 문을 잠가야 해요.”
“잠그기 전에 순찰 한번 하고.”
나는 경비원과 함께 건물 안을 둘러보았지만 곰인형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송희와 강카지노 쿠폰이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 말고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송희야, 이거 네 폰 맞지?”
나는 복도에서 주운 스마트폰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응, 아빠. 곰인형을 따돌리느라 던져 버렸지 뭐야.”
“따돌렸다고?”
나와 강카지노 쿠폰은 곰인형을 피해 겨우 숨는 것밖에 못 했었는데 이 작은 여자아이는 곰인형을 따돌렸단다. 그런 그녀의 말에 나와 강카지노 쿠폰은 이 상황이 조금 민망해졌는지 서로 눈이 마주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밖은 해가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기가 막히게 맑은 저녁 카지노 쿠폰이었다. 비가 언제 왔었는지, 검은 먹구름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천둥과 번개는 정말로 있었던 일인지. 그 모든 것들이 정말로 다 거짓말 같은 하루였다.
그날 이후로 송희는 수업이 끝나면 학교에 오래 남아 있지 않고 강카지노 쿠폰과 함께 도서관으로 갔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 악몽 같은 하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치 꿈을 꾸었던 것처럼 조금씩 잊혀 갔다.
그리고 또다시 장마가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
“송희야, 나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돼.”
“괜찮아, 아빠.”
“아니. 전혀 괜찮지 않다고.”
모처럼 쉬는 날에 갑자기 나랑 같이 카지노 쿠폰에 가자고 하길래 내가 거절했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맛집을 찾았다며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잔다. 또 거절하기는 뭣해서 이번에는 알겠다며 그녀를 따라갔는데 끝내 우리가 도착한 곳은 카지노 쿠폰이었다.
문제는 혹을 하나 달고 왔다는 것이다.
“왜 셋이서 온 거냐고. 그냥 너희 둘이서 데이트하면 되잖아.”
“아빠!”
“쌤!”
“나, 뭐!”
발끈하는 걸 보니 내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닌가 보다. 이 녀석들 요즘 계속 붙어 다니더니 사이가 꽤 좋아졌나 보다.
“모처럼 티켓이 생겼는데 아깝잖아.”
“뭐야, 결국 그것 때문이야?”
“아니. 아빠랑 같이 오고 싶었는데 하필이면 세 장이라 겸사겸사.”
“그거나 저거나!”
중학생 데이트에 보호자 동반이라니 대체 이게 뭐냐고. 게다가 오늘은…….
“오늘 저녁에 비가 내린다고.”
“그럼 어떻게 해. 티켓이 오늘까지란 말야.”
“알았어. 근데 티켓은 갑자기 어디서 난 거야?”
“나야 모르지. 누가 집으로 보냈던데? 무슨 이벤트에 당첨이라도 되었나 봐.”
희진이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0년이나 지났다. 그 후로는 카지노 쿠폰에 간 적이 없다. 한편으로는 설레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하, 한계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아빠.”
“왜?”
“우린 진작에 뻗었거든? 아빠 혼자 신났다고.”
“역시 쌤은 다르네요. 의사라 그런가?”
“그게 의사랑 무슨 상관이…….”
“쌤, 우리 잠깐만 쉬어요.”
“무슨 소리야? 자유이용권인데 본전은 뽑아야지.”
나는 손목을 흔들어 보였다.
“본전 뽑은 지가 언젠데! 카지노 쿠폰이 말대로 조금만 쉬자. 소화는 시켜야지.”
“그래? 그럼 저거 타면서 쉬자. 회전관람차!”
“졌다, 졌어. 아빠가 카지노 쿠폰을 이렇게나 좋아할 줄이야. 그럴 줄 알았으면…….”
“알았으면?”
“혼자 보내는 건데.”
“야!”
내가 생각하기에 카지노 쿠폰의 꽃은 롤러코스터도 바이킹도 아닌 바로 회전관람차다.
카지노 쿠폰기구 중에서 유일하게 속도가 느린데, 이것을 타고 있으면 마치 세상과 다른 시간이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는 기분이랄까.
타임머신이라. 그래, 예전에 이것을 보면서 분명히 타임머신이라고 부른 기억이……. 앞에서 보면 미래로 가고 뒤에서 보면 과거로 가는 것 같다며.
근데 그게 언제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