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번째 엽서:카지노 게임 양파를 담아 건네주었다
마늘이 떨어져서 마늘을 주문했어. 네가 전에 줬던 건 이미 다 먹었거든. 생각해 보면 조금 웃겼어. 놀러 온 친구에게 카지노 게임 양파를 챙겨 보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 뭐라도 나눠주려고 하는 너의 마음이 고마웠어. 물론 양파와 마늘 모두 필요하기도 했어서 진짜로 고마움도 있었지.
여행을 가서 현지에서 카지노 게임을 고를 때면 넌 언제나 그 카지노 게임의 대상이야. 주고 싶은 게 많아서 네 카지노 게임을 고르는 건 쉽지 않아. 월급이 더 오르면 좋겠어. 그러면 더 고민 없이 주고 싶은 것을 더 카지노 게임로 건넬 수 있을 테니까! 너도 부자 되면 나 챙겨주겠지? 그때는 더 비싼 마늘을 사줘! 네가 주는 건 뭐든 고마워.
2025.02.16. 아직은 부자가 아닌 자.
작년 12월에 학회를 다녀왔다. 그 당시 꽤나 우울감에 빠져들고 있던 때라서, 정말이지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한가득이었지만-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는 사회인이기에 억지로 짐을 싸고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싱가포르에 있으면서도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기분이 좋지 않아 학회 일정이 끝나고 호텔 방에 돌아간 저녁에는 계속 부정적인 글들을 쏟아내곤 했다.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에도 투덜거리기 바빴다. 그런 나를 강이 DM으로 위로해 줬다. 한국에 돌아오면 만나서 놀자면서 조금만 더 힘내서 버티고 한국으로 돌아오라 했다. 싱가포르에서 학회 일정을 소화하고 밥을 챙겨 먹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무언가 나를 위해 살 것 따윈 없었다. 카지노 게임이라도 사야지 싶었다.
나는 카지노 게임 주는 것을 꽤나 좋아하지만, 인간관계가 넓지 않다 보니 줄 사람이 많지 않다. 그리고 사람들이 마냥 카지노 게임 받는 것은 반기지만은 않는 듯하다. 카지노 게임을 받으면 뭔가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껴서일까. 나는 언제나 바라는 것 없이 주고 싶은 마음만으로 준다는 것을 내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싱가포르에서도 카지노 게임을 사고 싶었다. “싱가포르 카지노 게임”을 검색해 보아도 딱히 마땅한 게 나오지 않았다. 얼마 전 다른 여행지에서 언니에게 카지노 게임을 사다 줬을 때 언니가 내게 말했다.
“다음부터는 이런 카지노 게임 사 오지 마. 그냥 너 사고 싶은 거 사고. 너한테 써.”
그런 말을 듣고도 계속 사는 건 안될 것 같았다. 내가 주고 싶은 사람은 몇 명 없다. 그중에 강은 언제나 포함된다. 강에게 카지노 게임 받고 싶은 것이 있냐 묻는다. 역시 안 사도 된다 말한다. 내 주변에는 왜 이렇게 배려 많은 사람들뿐일까. 그냥 좀 받는 사람도 있으면 좋으련만. 강성은 조금 고민하더니 홍차라도 사다 달라고 말했다. 나는 홍차를 잘 모르기에, 내가 아는 홍차 종류들- 내가 좋아하는 홍차 종류들을 언급하며 “난 이 정도밖에 몰라.”라고 메시지를 보내니 강이 자기가 모두 좋아하는 것들이라 했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고르면 되는 셈이었다. 카지노 게임이 쉬워졌다. 면세점에서 홍차를 사야겠다 생각했다.
지긋지긋하던 학회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되었다. 얼른 공항에 가서 맛있는 홍차를 골라야지-하고 생각했다. 면세점에 도착했건만 내가 찾는 매장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비싸 보이는 커피브랜드가 있었다. 에르메스 같은 주황색에 온갖 골드 장식으로 화려함이 가득했다. 언뜻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도 들었던 것 같다. 강성이 커피를 얘기하진 않았지만, 좋은 거라 하니 사다 주고 싶었다. 요즘 디카페인을 마시는지 카페인을 마시는지 확실치 않기에 종류별로 구매한다. 일단 다 사고 고르라고 해야지-하는 마음이었다. 면세점을 한참을 휘젓듯 돌아다니다가 겨우 한 베이커리샵에서 홍차계열의 상품을 한 종류 파는 것을 보았다. 그래도 꽤나 오랜 역사가 있는 가게이니, 카지노 게임로 나쁘지 않겠거니 생각했다. 카지노 게임을 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카지노 게임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온 후, 카지노 게임을 보내야지-하고 마음만 먹고 우울감이 게으름까지 불러내어 택배를 부치는 것이 귀찮아 미루고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성이 내게 하루 휴가 쓸 수 있냐 물었다. 나야 물론 가능하다 말하니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충청도 공주에 있는 조그만 맥주를 파는 조금은 특이한 “작업실”인데, 강은 자신이 좋아하는 곳이라고 했다. 그곳을 운영하는 분과도 제법 친해졌는데, 좋은 사람이라 내게도 소개해주고 싶다 말했다. 그렇게 약속이 잡혔다. 강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서기 전, 줄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지 집을 뒤져 카지노 게임을 챙겼다. 실수로 두 개 주문해서 남아있는 들기름부터, 프랑스 친구가 베르사유에서 사서 보낸 홍차세트, 친구가 만들어서 준 쿠키, 싱가포르에서 사 온 카지노 게임들. 이것저것 챙겨 들고는 집을 나선다. 우체국 가는 것도 귀찮았지만, 강을 만나러 가는 공주는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만나 강에게 카지노 게임을 건넨다. 뭘 이렇게 다 싸가지고 왔냐며 그냥 오지 그랬냐 말한다.
강과 함께 찾아간 ‘작업실’에서 좋은 사람을 새로 알게 되어 한참을 대화하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은 퇴근 후, 강의 남편이 대전에서부터 데리러 왔다. 원래는 당일 서울로 가려했었지만 강과 시간을 더 보내고자 함께 대전에 가서 강네 집에서 머물기로 했다. 함께 오징어게임 2를 봤다. 나는 2화 중반쯤까지 보다가 크게 끌리지 않아 중단했었고, 강과 평야는 그보다는 더 본 상태였기에, 강은 집에 가서 오징어게임을 봐야 하니 나에게 얼른 못 본 부분을 보라 말했다. 하지만, 나는 딱히 상관이 없기에 그냥 무슨 일 일어났는지 스토리를 얘기해 달라 하고 말았다. 함께 저녁을 먹었다. 예쁘게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쌓이고, 녹아서 질척거리기 전까지는 눈 오는 순간을 좋아한다. 사계절 중, 눈이 내리는 순간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니까.
오징어게임을 끝가지 몰아 본 후,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다음 날, 강의 어머님까지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강성네 집을 나서기 전 강이 나에게 물었다.
“카지노 게임 가질래?”
“카지노 게임?”
“응 카지노 게임 많이 있는데…”
“응 뭐 주면 좋지.”
“그럼 카지노 게임도 가져갈래?”
그렇게 양파와 마늘을 챙겨주었다. 강이 이미 책 한 권에 책 표지에 씌우는 북커버(?)를 사줘서 처음 올 때보다 짐이 늘었는데, 카지노 게임 양파를 안겨주기에 짐이 더 많아져 새로운 쇼핑백이 필요했다. 튼튼한 쇼핑백을 챙겨서 내게 건네준다.
집에 돌아온다. 주중에 혼자 먹기 위한 요리를 한다. 양파가 필요하다. 강이 준 양파의 껍질을 깐다. 다진 마늘이 필요하다. 강이 준 마늘의 껍질을 까고, 마늘을 다져 요리한다. 뭐라도 주고 싶어 건네어준 카지노 게임 양파 덕분에 내 요리도 한층 더 따뜻한 맛이 된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