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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Feb 27. 2025

고개를 들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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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와 함께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오늘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바람이 살짝 불어서 기분이 좋았다. 걷는 게 지루할 즈음, 문득 하늘을 보게 되었다. 푸르고 깊은 하늘, 그리고 그 위에 퍼진 보랏빛 노을이 나를 매료시켰다.


“엄마, 하늘 좀 봐!” 나는 소리쳤다. 엄마는 나를 재촉하기 위해 손을 잡으려 했지만, 나는 그 손을 뿌리치고 계속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무언가 신비로운 힘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늘을 이렇게 자세히 본 건 언제였을까. 평소에는 항상 앞만 보고 걸었고, 나뭇잎이나 땅에 떨어진 것들만 바라봤던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는 모습이었지만, 나만 사람들 속에서 유일하게 멈춰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그 순간, 하늘과 나만의 연결이 있는 듯했다. 하늘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는 그 모습을 멈추지 않으려 애썼다.


엄마가 내 손을 잡아당기면서 말했다. “이리 와, 빨리 가야 해.” 하지만 나는 아쉬운 마음에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무언가가 있었다. 보랏빛과 푸른색이 섞여서 마치 나에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더 많이 바라보렴." 그런 느낌이었다.


엄마와 함께 지하철에 올라탔지만, 여전히 내 머릿속에는 하늘의 색깔이 남아있었다. 나도 언젠가는 하늘을 자주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어른들처럼 늘 땅만 보며 걷지 말고,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잊지 않기로 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 때도,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하늘의 색깔이 변하는 걸 보며 내 마음속에도 작은 행복이 늘 함께하기를 바랐다. 아마 하늘을 자주 보는 것이 내가 사랑하는 일 중 하나가 될 것 같았다.

하늘을 바라본 그날, 나의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하늘과의 소중한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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