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법원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고인인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특혜의혹 재판이 열리고 있다. 이 사건은 법원 출입기자들에게 있어 최우선순위다. 재판에서 증인들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이 대표가 어떤 반박을 내놓는 지를 물 샐 틈 없이 기록해야 한다.
핵심은 대장동·위례신도시 사업에 참여한 민간업자들이 이 대표에게서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다. 대장동 사업에 문제가 있었단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 이 대표가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검찰은 이를 입증하려 하고, 이 대표 측은 부인한다.
대장동 실무자들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개발본부장과 남욱 카지노 게임 추천는 이 대표가 자신들의 '윗선'이라고 주장한다. 당시 성남시장의 의지 없이는 추진할 수 없던 일이란 논리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일축한다. 당시 여건상 민간업자가 참여할 수밖에 없었지만, 본인은 민간업자를 견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의 유죄를 증명하기 위해여러 근거를 들고 있지만, 강력한 한방 중 하나는 대장동 민간업자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다. 2013년 8월 30일에 남 카지노 게임 추천가 정 회계사와 통화하면서 유 전 본부장의 얘기를 전하는 대목을 보자.
남 카지노 게임 추천 - 내부적으로 니가 알아서 하면 돼. 할 문제고 (...) 너 결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까. 그렇게 직원들한테도 너 준 일정대로 그렇게 진행하게끔 그런 구조로 진행할 거라고 다 서류 다 줘놔서 얘기해 놨으니까, 그걸 준비하고 있으니까 너는 절대 차질 없이 해라. 요 정도입니다 형님.
정 회계사 - 아..
남 카지노 게임 추천 - 요건 무조건 가긴
정 회계사 - 잘 알겠습니다.
남 카지노 게임 추천 - 뭐 지금까지는 변수는 없어 보입니다.
정 회계사 - 오케이 오케이. 우리만 준비하면 되겠네요.
여기서 (...)로 표기된 부분이 문제의 구간이다.검찰은 이 부분이 '위 어르신'으로 들리고, 유 전 본부장이나 민간업자들에게 있어 위 어르신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등 밖에 없다는 논리다.이 부분이 '위 어르신'이라 가정하고 읽으면,정말 이 대표가 윗선으로서 위례신도시 사업을 지시한 것처럼 이해된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위 어르신'이 아니라며강하게 부인했다. 결국 재판부는 녹취록 속 화자인 남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할 때 녹취파일을 들어보기로 했다. 발언 당사자인 남 변호사는 해당 워딩이 '위 어르신'인지 아닌지 가릴 수 있을 거란 취지다.
5월 7일 재판이 끝나기 직전 녹취파일이 재생됐다. 나도 내 귀로 직접 녹취를 듣기 위해 법정에 들어갔다. 그런데 녹취의 음질이 매우 좋지 않았다. 정 회계사 목소리는 또렷하고 크게 들리는 반면, 남 변호사 목소리엔 심한 잡음이 끼어 있었다. 아마도 통화 상대방인남 변호사가 품질이 좋지 않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남 카지노 게임 추천는 녹취 재생이 끝나기도 전에 대번에 자신 있게 입을 연다.
"위례신도시란 워딩입니다."
말인즉슨 해당 대목이 '위 어르신'이 아닌 '위례신도시'란 것이다. 재판장은 재생속도를 0.5배속으로 하고 다시 들어보자 했다. 나도 온 정신을 집중했다. 이번엔"위례ㅅ..."까지 들린다. '신도시' 부분은정확지 않지만 '위례'는 분명했다. 적어도 '위 어르신'일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검사들의 표정이 굳었다. 몇몇은 손으로 턱을 연신 쓰다듬었다. 반면 변호인단은 의기양양한 얼굴이었다. 그중 한 변호사에게 연락해 봤더니 "변호인들은 예전부터 해당 부분이 '위례신도시'라고 주장해 왔다"며 검찰을 한심해 했다.
우리는 쉽게 확증편향에 빠진다. 정신을 쏟아 몰두하는 일일 수록 더 그렇다. 본인의 생각과 논리가 비합리적이라거나 심지어 카지노 게임 추천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쉬이 하지 못한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일수록 자기 객관화를 하고, 보다 멀리 떨어져 제삼자의 시선에서 사안을 검토해봐야 한다.
만약 검찰이 남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미리녹취를 들려주고 의견을 구했더라면 이토록 체면 구기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메거진: 법원위스키
법원 출입기자가 늦은 밤 퇴근 후 집에서 위스키 한 잔 곁들이며 쓰는 취재일기.
제목은 '버번위스키'에서 음을 따온 언어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