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9. - 2021. 9. 23.
출국 전날이다.
어제 짐정리는 해놨고 오늘 슬리에마에 가서
몇 가지 선물만 더 사면 준비는 다 끝난 셈이다.
백신접종증명서와 어제 오후에 받은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출력하려고 문구점에 들렀는데 문이 닫혀있다.
일요일이라 영업 안 하나. 구글맵에는 영업 중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도 정확하지 않구나.
끝까지 강렬하게 배웅해 주겠다는 듯
태양의 뜨거운 열기가 나에게 쏟아진다.
밤에는 시원한 것 같은데 낮의 뜨거움에 질려 있어 자면서도 자꾸 몸에서 열이 올라오는 것 같아 에어컨 카지노 게임에 의지카지노 게임.
새벽에 밖에서 사이렌처럼 날카롭게 계속 울려대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
무서운 꿈을 꾼 것 같기도 하다.
경기 응원하는 함성소리와 건물 폭파하는 것 같은 소리, 금속성의 날카로운 소리들이 이 집에 사는 동안 가끔 내 잠을 방해했었다. 이 새벽에? 하며 어이없어 웃어버리기도 카지노 게임.
빨리 아침이 오기를 바랐다.
그것도 좋은 일인가?
회사 다닐 때는 다음날 아침이 오는 게 싫었으니..
이 카페에 올 수 있는 날도 내일까지다.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다.
한 남자가 노부부와 함께 커피를 앞에 두고 기타를 치면서 흥얼거린다.
이런 분위기를 한국에서 느껴본 적이 있던가.
이 카페의 손님들, 종업원들, 사장 모두 자유로운 영혼들 같다.
아까 기타 치는 남자가 나에게 기타 쳐도 되냐고 물어봐서 나도 손님이지만 괜찮다고 카지노 게임.
날 이 카페의 주인으로 본 건지, 다른 손님인 나에게 피해될까 봐 예의상 물어본 건지 모르지만 재미있다.
몸집이 큰 그의 엄마는 아들의 연주에 맞추어 가냘프게 노래를 부른다.
한국의 카페에서 이러면 난 아마 눈살을 찌푸렸을지도 모른다.
외국생활이 내가 살아오던 시스템과 다르고 불편한 것도 있지만 이렇게 전혀 다른 모습들을 보면서 미소가 지어지고 관대한 마음을 갖게 카지노 게임도 한다. 돌아가서도 이런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면 좋겠다.
단순카지노 게임 비슷한 날들을지내면서 오늘이 언제 오나 했는데 드디어 출국하러 공항에 와 있다.
6개월 전에는 이 마음 그대로 한국의 공항이었다.
결국 나는 한 군데에서 오래 있지 못카지노 게임 항상 다른 곳을 그리워하는 방랑자라는 걸 새삼스럽게 확인카지노 게임 내 인생의 짧은 한 챕터를 덮는다.
이곳에서 산 이불들과 자잘한 생필품들을 T에게 건네주고 마지막 카푸치노 한잔 마시고 슬리에마에서 선물들 몇 개를 더 샀다.
특별한 게 별로 없다.
몰타크로스가 있는 모자와 팔찌, 마그네틱 정도만 눈에 들어온다.
12시에 집주인을 만나기로 해서 부랴부랴 들어와 렌트비를 정리하고 추후에 관리비가 남으면 메일이나 왓츠앱으로 연락하기로 카지노 게임.
난 나중까지 연락하고 싶지 않아 관리비가 모자라지 않고 남는 거면 그냥 놔두라고 카지노 게임.
Housing Authority로부터 오늘 계약 만료일로 신고되었다는 메일이 와서 6개월분까지 집세를 냈으니 Short Let에 대한 세금은 부과하지 말라고 바로 답장을 카지노 게임.
이제 짐 들고 공항에 가면 된다.
택시 조회를 해보니 11유로다.
집 앞 정류장에 공항 가는 버스가 자주 있어 그냥 낑낑거리며 캐리어를 밀고 배낭과 노트북 가방을 짊어지고 갔다. 다행히 바로 버스가 왔다.
비행기 시간은 늦은 저녁이라 시간이 넉넉하니 이까짓 품 드는 건 괜찮다. 버스비 75센트.
아낀 택시비로 예전에 시내에서 눈팅만 했었던
Dr. Juice에서 Flu Fighter라는 야채과일주스와 치즈 닭가슴살 샐러드 wrap을 점심으로 먹었다.
과일주스가 커피 값의 두세 배라 그동안엔 지나치기만 했던 가게다.
달지 않은 음료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점원이 야채가 들어간 것들로 소개해줘서 고른,
이름대로 시원카지노 게임 건강한 느낌의 야채주스를 마시면서 짐 끌고 버스 탄 노고를 풀었다.
여전히 시간이 남아공항 안의 넓은 코스타
카페에서 왕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미디엄인데 엄청 크다. 라지는 얼마나 클지 가늠이 안된다.
이른 아침부터 시간 계산하며 하나하나 일을 정리해서인지 좀 어지럽다.
익숙한 곳을 떠나 공항에 앉아있는 건 특권 같다.
20일 저녁 7시 35분 몰타 출국 → 밤 10시 터키 이스탄불공항 도착
21일 새벽 1시 55분 터키 출발 → 저녁 5시 반 한국 도착
22일 아침 10시 코로나 검사 후 1일 자가 격리
23일 아침 7시 음성문자 받고 격리면제. 능동감시자로 전환.
음성결과 문자를 받자마자 나와서 뚝길을 걸었다.
청명한 가을날씨와 햇빛에 반짝이는 한강물결과 깨끗한 초록의 나무들에 마음이 씻겨진다.
한국이 이렇게 깨끗카지노 게임 맑고, 곳곳에 푸른 나무들이 많았었나를 새삼 느끼며 여행이 삶에서 왜 필요한지 깨달았다.
내가 가지고 누리던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게 해주는 것.
잠깐이라도 멀리 그것들로부터 나를 떼어 놓았을 때 더 큰 소중함을 느낀다.
이렇게 좋은 거였던가 카지노 게임.
사람과의 관계에서든 나의 일상에서든 자주 거리 두기를 해왔던 내가 대인기피가 아니라
더 카지노 게임고 싶어 무의식적으로 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6개월을 한걸음으로 건너뛴 것 같다.
이 노트가 아니었으면 그저 내 머리와 가슴에
몇 편의 장면들과 느낌만 남아 있었을
몰타의 뜨겁고 고요했던 나날들.
운명의 수레바퀴는 계속 돌고 있다.
한쪽의 끝은 다른 쪽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