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7.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카지노 가입 쿠폰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115쪽)
1.
장 그르니에의 <섬과 더불어 주문한 시집이 정현종의 <섬이었다. '섬'이란 시에 빠져. 고작 두 줄짜리 시에 빠져.
책에 있는 정현종 시인의 친필이다. 시선집인데 정현종의 시와 아마추어적 그림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종이도 두툼하여 시화전을 보는 기분이다. 시 중에 익숙한 것도 있고, 처음 읽는 것도 있다. '방문객'은 너무도 좋아, 도서관을 운영할 때 인쇄를 하여 도서관 앞에 전시해 놓은 적도 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카지노 가입 쿠폰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ㅡ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보였는데, 이제는 바람이 보인다. 내가 바퀸 건가?
2.
새로 찾은 시 중에서 가장 울림이 있던 시는 '안부'였다.
도토리나무에서 도토리가
툭 떨어져 굴러간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도토리나무 안부가 궁금해서.
3.
어제는 시인 송경동이 제주도에 내려왔다. 작가회의 사무총장 유세차. 매표일을 맡기고 제주문학관에 가서 제주작가회의 작가분들과 송경동을 만났다. 저녁 겸 뒤풀이에서 제주작가회의 회원이 되기로 했다. 그리고 김수열 시인과 박성인 다른제주연구소장을 만나 송경동과 2차를 했다. 다음날 박성인 선배에게 연락해서 <다른제주의 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틀 만에 큰 일을 두 개나 치렀다.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려고 시를 읽는다.
4.
시를 읽는다는 것은, 민병일 사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해질녘 시인의 신발 밑창에 깃든 고독은 실존하는 인간의 무게이고, 상상력의 유희입니다. 언어의 연금술을 통해 사물의 표상에 도달하는 시인처럼, 방량의 륙색에 연필 한 자루, 시집 한 권 넣고 아름다운 길 떠나보시지요. 오랜 시간 손때 묻혀가며 볼만한 시집 한 권 소유한다는 것은, 밤하늘 푸른 별을 두 눈에 반짝이게 하는 것이고, 들녘의 꽃 한 송이 가슴에 품어 사람을 내면 깊숙이 사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혹시 모르죠? 바위에 앉아 시 한 줄 읽다보면 폐허 같은 사랑에 햇빛의 속살 돋아나고, 길 위의 풍경은 길이 되어 내 안에 실핏줄 같은 지도를 만들고, 바람이 바람 속의 답을 알려줄 지. 내면으로 가는 길에 만난 꽃, 돌, 별, 벌레, 햇빛, 카지노 가입 쿠폰 속에 깊은 '심미적인 것'의 의미를 바람이 알려줄지 모르죠, 혹시!" (8~9쪽)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겠냐마는, 산문을 읽다가 가끔 운문을 읽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밝아지고 비어지고 깊어지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 시가 주는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