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is the warmest color
6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2013)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레아 세이두, 카지노 게임 에그자르코풀로스 주연
영화 속에서 아델이 부모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커밍아웃하고 부모가 충격을 받는 등의 클리셰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의외인 것은 아델의 친구들이 그녀를 의심하고 놀리는 장면이다. 심지어 비난하고 싸우기까지한다. 개방적인 서구문화에서도 동성애는 드러내놓고 얘기하기에는 아직 터부시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13개주에서만 동성부부를 법적으로 인정한다.
퀴어영화를 몇 편 보았지만 ‘따뜻한 색 블루’가 특별한 것은 칸영화제에서 작품과 동시에 두 배우 모두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노출 수위가 대단히 높으며 성애장면이 길고 적나라하다는 점에서도 충격적이다. 레즈비언을 다룬 영화는 있었지만 그들의 애로틱한 부분을 부각시켜 시각화한 영화로서는 가장 독특하고 실험적이다.
아델은 같은 학교 3학년 남학생과 카지노 게임을 나누지만 별 느낌이 없어 헤어진다. 우연히 거리에서 스쳐 지나간 파란색 머리의 여자에게서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그녀도 같은 생각인지 뒤를 돌아 본다.
게이친구와 함께 간 바에서 나와 레즈비언바에 우연히 들른다. 누군가를 찾는 불안한 눈빛. 카지노 게임이 찾던 그녀가 2층에 앉아있다. 둘의 눈이 마주치고 그녀가 카지노 게임에게 다가온다.
카지노 게임의 눈빛이 흔들린다. 이름을 알아낸다. 그녀의 이름은 엠마이고 미술대학 4학년학생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다 그려요?” “아니, 초상화는 잘 안 그려. 그리게 되면 입술의 주름, 눈 속의 감정, 얼굴의 신비한 약점을 그리려고 하지”
엠마가 학교로 찾아오고 그걸 지켜본 아델의 친구들은 그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 본다. 둘은 거부할 수 없는 서로에 대한 카지노 게임으로 불타오르고 함께 살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 아델은 유치원교사로 일하고 엠마는 화가로의 길을 걸으며 아델을 모델로 그림을 그린다.
카지노 게임이 유치원 동료인 남자와 모임에 다녀오다 차 안에서 키스한다. 그 모습을 본 엠마는 불같이 화를 내며 분노를 쏟아낸다. 당장 나가라며 카지노 게임의 짐을 꺼내 내팽개치고 거칠게 카지노 게임을 내쫓는다. 울며 거리로 나온 카지노 게임은 외로워서 그랬다고, 어디로 가냐고 외친다. 용서해달라고 애원해도 엠마의 화는 가라앉지 않는다. 그대로 헤어진 두 사람.
시간이 많이 흘러 카지노 게임과 마주한 엠마는 다른 연인 리즈와 살고 있다. 돌아올 수 없냐고 애원하고 울며 매달리지만 엠마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너에게는 애틋함을 느껴. 영원히 그럴 거야. 너는 부드러워’라는 여운 있는 말을 남기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다.
또 시간은 흐르고 엠마의 전시회에 온 카지노 게임. 그림을 감상하고 전시회에서 유유히 빠져나와 걸어간다.
-The end-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 긴 시간 가감 없이 이어진다. 칸영화제 심사위원들은 여자들끼리의 카지노 게임에 집중하기보다는 인간적인 카지노 게임의 아픔과 배신, 고뇌가 깃들어 있는 영화라고 평했다. 여자 둘이 카지노 게임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이성 간에 연애하고 헤어지는 심리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 카지노 게임하고 배신하고 다시 만나고 돌아가지 못하는 평범한 연애. 이 영화가 특별한 것은 대상이 여자끼리의 카지노 게임이라는 것 밖에 없다. 다른 영화보다 노골적이고 전면적인 카지노 게임의 장면이 그대로 연출되었다는 점 또한 특별하다.
둘이 관계를 맺는 장면뿐만 아니라 아델의 육체에도 주목하게 만든다. 그녀의 머리칼, 눈동자, 입술, 자는 모습까지 카지노 게임하게 된다. 그녀의 자연스럽게 묶어 올린 머리, 거짓 없는 순수한 눈동자, 외로워하는 고뇌의 표정, 그리고 육감적인 입술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만든다.
엠마는 남자 같은 면을 지니고 있다. 짧은 커트머리가 잘 어울리고 투명할 만큼 하얀 피부를 가졌다. 눈빛 연기는 어디에서도 본 적 없을 정도로 고유하다.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을 눈빛이다. 압도하고 지배하는, 꼼짝 못하도록 하는 눈빛이다.
카지노 게임은 그 눈빛과 아우라와 매력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유치원교사로 만족하지만 예술적인 자아실현을 해 보라고 권하는 엠마 앞에서 약간의 무기력함을 느낀다. 혼자 위화감도 느끼고 알 수 없는 외로움도 느껴 허전함을 다른 남자에게서 채우려 한다. 한 번의 바람이 그렇게 괴로운 결말을 가져올 줄 몰랐을 것이다.
엠마는 카지노 게임 앞에서 솔직한 만큼 단호하다. 왜 내가 레즈비언인 것을 설명해야 하냐고 항변하거나 아델을 몰아세우며 나가라고 할 때는 어떤 말도 통하지 않으며 자신의 표현에 거침이 없다. 상대방을 무력하게 느끼도록 누르는 강한 힘이 있다. 카지노 게임에 있어 진실만을 추구하며 그 어떤 불순물도 용납하지 않는 자세를 갖고 있다.
상처받고 외롭게 혼자 남은 카지노 게임은 수형 같은 생활을 이어가지만 모든 것이 탐탁치 않고 오직 엠마만을 갈구한다. 그녀가 있어야 삶이 완성되는 듯 모자란 시간들을 살아가는 카지노 게임. 희망을 갖고 만나지만 자신에게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는 엠마를 포기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많은 다짐이 필요했을까?
영화 속에는 제목에 충실하도록 파란색 의상이 자주 등장한다. 따뜻한 색이라고 하니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어느 새 영화를 보다 보면 파란색이 따뜻해 보인다. 처음에 파란색 머리를 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던 엠마. 그 파란색은 아델을 물들이고 아델은 파란색 옷을 입고 전시회에 나타나며 마지막에는 그 자리를 떠나간다. 아델은 누구에게 따뜻함을 전하게 될까?
일러스트: J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