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가족의 이야기
주말 점심시간 뷔페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매니저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와 물었다.
“로또 당첨 축하 파티에 오셨어요?”
“네?”
나는 로또 당첨 축하 파티라는 말에 당황했고, 매니저는 ‘황당하고 재밌죠?’ 하는 표정으로 내게 재확인 차 물었다.
“하하, 연재민 님 로또 당첨축하 파티에 오셨어요?”
“아! 네~ 네!”
“이쪽으로 오세요!”
그저 재미있는 파티 명일뿐이라고 생각하는 듯한 매니저를 따라가면서 나는 역시, 카지노 쿠폰 다운 솔직한 파티 명이다! 싶었다.
그 파티는 80석 정도의 돌잔치 룸에서 이뤄졌고, 온 동네 파티라도 되는 듯 많은 사람이 앉아 먹고 마시며 즐기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 카지노 쿠폰네 가족은 한쪽에서 서로를 챙기며 식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테이블 저 테이블로 돌아다니면서 손님 접대를 하는 남자와 여자가 눈에 띄었다.
나는 '저 사람들은 누굴까? 카지노 쿠폰네 친척인가?' 생각하며 카지노 쿠폰 가족에게 다가갔다.
나를 먼저 발견한 카지노 쿠폰가 반가워하며 입에 스파게티 면을 물고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
“선생님! 저 로또 1등 됐어요. 이거 봐요!”
카지노 쿠폰는 나를 보자마자 손에 든 통장을 자랑하듯 내밀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보며 카지노 쿠폰의 손에 들린 통장을 덮으며 테이블 밑으로 내렸다.
“재민아! 1등 된 건 축하하는데, 통장을 이렇게 들고 다니면서 자랑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왜요?”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나를 바라보며 ‘왜요?’라고 묻는 카지노 쿠폰를 보니 뭐라고 말을 해 줘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지노 쿠폰의 아빠는 별말 없이 무표정하게 죽을 먹고 있었고, 소민이도 안 좋은 눈으로 핸드폰을 보면서 잡채를 먹고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 엄마인 명숙 씨가 카지노 쿠폰를 보면서 나에게 하는 말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저거는 당첨금 받을 때 만든 통장이라 저기엔 돈 안 들었어요. 통장을 여러 개 만들어서 돈을 다 나눠 놨거든요.”
“네~ 그러셨군요. 아무튼, 축하해요~ 어머님! 이젠 고생 그만하시고 몸도 좀 돌보시고 하세요.”
“네! 선생님!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하하하”
명숙 씨의 투박한 말투 속에서 전에 느꼈던 피곤함에 날이 섰던 느낌은 더 이상 없었다. 카지노 쿠폰도 나를 보고 수업 시간처럼 조잘대는 모습이 한층 더 신나고 들떠 보였다.
“저 선생님이랑 가족들같이 뷔페 먹었으니까, 이제 남는 돈으로 아빠 전동휠체어 사주고, 계단 없고 턱없는 집으로 이사 갈 거예요.”
“얼씨구?”
명숙 씨는 카지노 쿠폰의 말에 삐죽거리듯 말은 했지만, 행복한 얼굴이었다. 경석 씨 역시 아들의 말에 살짝 놀란 듯 아들을 한 번 바라보았다. 이때, 소민이가 카지노 쿠폰에게 물었다.
“오빠! 나 빵집도 하게 해 준댔잖아?”
“응! 우리 똑똑한 소민이 빵 가게, 해줄 거야! 나 돈 많아! 히히, 선생님도 줄까요?”
“하하하, 아니, 아니에요. 난 괜찮아요. 오늘 이런 근사한 파티에 진짜로 초대해 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데요~”
나는 이 착하고 순진한 청년이 참 예쁘다 싶다가 또 한편으론 뭔지 모를 걱정이 되기도 했다.
“선생님! 또 배고프면 얘기해요. 내가 또 뷔페 사줄게요.”
“네, 네~ 그래요. 아무튼, 너무 축하해요”
카지노 쿠폰네 가족은 두 달 뒤에 수학 수업을 그만두었다. 카지노 쿠폰네 집은 지방의 한 읍내로 이사를 했고, 카지노 쿠폰네 살 집과 1층에 소민이가 할 빵집이 있는 작은 건물을 매입했다고 했다. 나는 카지노 쿠폰네와 헤어지는 게 아쉽기는 했지만, 16억 정도의 돈으로 집도 가게도 얻으려면 서울에선 조금 힘들었겠지! 싶은 생각에 그 가족을 위해선 잘 됐다! 생각하며 그들의 행복을 빌었다.
그렇게 카지노 쿠폰네와 헤어지고 한동안 그 가족을 잊고 지냈다. 카지노 쿠폰네가 이사한 지 6개월이 조금 더 지났을까? 카지노 쿠폰네 앞집에 중학생 수업을 하며 왔다 갔다 카지노 쿠폰의 집을 지나치던 중에 카지노 쿠폰네가 살던 집이 수리에 들어가고, 한 달 만에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왔다. 사실 열악하던 카지노 쿠폰네 살 때 집 모습이 생각나서 ‘카지노 쿠폰네가 살 때 수리를 좀 해 주지······.’하는 마음이 들어서 주인에게 살짝 서운했다. 그리고 동시에 ‘카지노 쿠폰네 가족은 잘 지낼까?’ 궁금했다. 그런데, 마침 앞집에 수업하던 중학생 친구가 엄마를 통해 들었다며 카지노 쿠폰네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로또 당첨금을 타러 은행에 가던 날 명숙 씨는 예정대로 은인이나 다름없는 미경 씨 부부의 차를 타고 동행했다. 카지노 쿠폰의 통장에 당첨금을 입금받고 바로 생활비와 여러 명목으로 쓸 돈을 나눠 몇 개의 통장을 카지노 쿠폰의 이름으로 만들었고, 카지노 쿠폰에게는 생활비를 쓰라며 카드 한 장을 주었다. 나머지는 명숙 씨가 관리하기로 했는데, 카지노 쿠폰의 로또 당첨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서 하이에나같이달려들어 기부해 달라기도 하고, 자신들의 사정을 얘기해 가며 돈을 빌려 달라기도 해서 명숙 씨와 경석 씨는 지인들뿐 아니라 생판 모르는 남들에게까지 하루에도 수십 명의 사람과 전화에 시달려 살 수가 없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윗집의 미경 씨는 자신이로또 당첨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는 시골에적절한 가게와 살 집을 알아봐 주겠다고 했고, 그 말에 명숙 씨는은인 같은 아는 동생미경에게 아들의 통장과 카드를 맡겼다.
고맙게도 미경과 그녀의 남편은 명숙 씨네 살 곳을 알아보러 적극적으로 다녔고, 자신들이 익숙한 고향 읍내에 아주 싸게 나온 건물을 찾게 되었다. 5층 건물에는 엘리베이터도 있고, 1층에는 작은 빵집도 있었다. 알아본 건물이 미경의 고향이라서 미경의 부부도서울 집을 팔고 이 근처로 이사 와서 인근에 큰 식당을곧열 것이라고 했다.그러면명숙씨네 가족과 가까운 곳에서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자는 말에명숙 씨는 더 고마워했고 카지노 쿠폰도 이모가 든든했다.
그래서 카지노 쿠폰는 이모가 골라준 그 건물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1층에는 빵집이 있고, 자신들이 살게 될 5층은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아빠가 산책 나가기도편할 것이라는 생각에카지노 쿠폰는무조건 오케이를 하며 계약서에 사인했다. 계약 금액이 얼마인지 그 계약서가 무슨 계약서인지는 카지노 쿠폰도 명숙 씨도 들여다보지도 않고, 그저 고미운 미경 씨의 말만 믿고 사인했다.
5층 살림집의 공사가 다 끝나고 나서 카지노 쿠폰네 가족은 이사했고, 1층엔 소민이의 빵집도 열었다. 카지노 쿠폰의 가족은 이제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명숙 씨는 집안 살림과 딸의 가게를 도와주며 생활했고, 경석 씨는 카지노 쿠폰와 전동휠체어를 타고 근처 바람도 쐬러 다니며, 가족은 소소한 행복에 사는 기쁨을 느꼈다. 카지노 쿠폰는 어려서부터 다니던 교회를 새로 이사한 집 근처 교회로다니면서 모든 게 하나님이 주신 은혜라고 생각하며 늘감사하다고 기도했다.
가끔 소민이의 가게에서 빵을 잔뜩 싸들고 주일학교나 장로님들에게 나눠줄 때 카지노 쿠폰는 너무 행복하고 기뻤다. 빵을 나눠주면 카지노 쿠폰가 늘 하는 말은 "배고파요? 내 동생이 빵 좀 잘 만들어요. 먹어봐요. 다음에 또 줄게요"였다. 카지노 쿠폰의 가족은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8개월이 지난 어느 날 저녁이었다. 소민이의 가게로 한 남자가 찾아왔다.
“어서 오세요”
“저기요. 아가씨! 여 가게 사장님 계세요?”
“네? 전데요”
“잉? 아가씨가 사장이야? 나는 중년 부부랑 계약했는데?”
“네? 무슨 말씀이세요? 여기 우리 오빠 건물이에요.”
“오빠 건물?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김미경인가? 그 아줌마랑 월세로 1층이랑 5층만 계약했어요. 월세를 6개월 치나 선불로 받아서 별말 안 하고 있었는데, 나같이 월세로 먹고사는 사람한테 두 달씩 월세를 밀리는 건 좀 그렇잖아? 전화도 도통 안 받고 말이야! 그 사람들 지금 어딨어요?”
소민이는 가슴이 철렁했다. 곧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미경이 이모 연락해 봐요. 지금, 우리 건물, 건물주라는 사람이 가게에 왔어요.”
“이 계집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이 건물은 우리 카지노 쿠폰 건데건물주가 또 있어?”
“그러니까 얼른 이모 전화해 봐요.”
명숙 씨는 이상하다 생각하며, 은인 미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이오니 다시 확인하시고······”
명숙 씨는 계속 ‘김미경’이라고 저장된 번호를 찾아 통화를 누르고 또, 눌렀다. 안방에서 휠체어를 타고 나온 경석 씨가 명숙 씨의 전화를 빼앗아 김미경의 이름을 눌러 계속 전화를 걸었다. 명숙 씨가 애타는 눈으로 남편 경석 씨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경석 씨는 목에 건 자신의 전화기를 들어 서울 복지관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관장님! 전에 저희 살던 집 기억하시죠? 그 집에 좀 가 봐 주실 수 있어요?”
경석 씨의 집에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리저리 알아보고 도움을 주셨던 서울 복지관의 관장님과 통화를 끝낸 경석 씨가 심각한 얼굴로 카지노 쿠폰에게 말했다.
“재민아! 너 당첨금 나눠 넣은 통장들 다 가지고 있지? 은행에 가서 통장 정리 좀 해 보자!”
“왜? 아빠? 나 통장 하나만 있는데? 다른 통장은 엄마가 가지고 있어!”
경석 씨가 명숙 씨를 쳐다보자, 명숙 씨는 두 손을 꼭 쥐고 불안한 눈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니야! 미경이가 관리 잘해준댔어! 걔가 얼마나 착한데······.”
“내가 그렇게 사람 믿는 거 아니래도! 재민아! 아빠랑 얼른 은행 가자!”
“응.”
은행에서 확인한 결과는 카지노 쿠폰에게 남은 잔고는 2천15만 원 정도가 다였다. 명숙 씨가 은인이라 믿고 있던 미경 씨는 카지노 쿠폰에게 생활비라고 달랑 3천만 원 통장에 넣어주고, 뷔페에 자기 지인들과 주변 사람들 불러 식사하게 하고, 가까운 자기 친척들에게 현금도나눠주었다. 게다가 카지노 쿠폰네 사는 집은 2년 월세로 계약했으며, 시내에 유명한 가게의 권리금과 보증금을 지불하고 그 가게도자신들의 이름으로 얻었다. 결국 모든돈을 다 자신들이 융통해서 써 버린 것이었다.
카지노 쿠폰네 가족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난리가 났다. 결국, 카지노 쿠폰네가족은복지관을 통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원을 다니면서 긴 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증여를 한 부분에 대해 변제를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다만, 미경 씨 부부가 카지노 쿠폰의 돈으로 매입한 가게는 카지노 쿠폰의 지분이 없다고 판단할 수 없으므로 수익금의 일부를 매달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고 했다.
다들 미경의부부가 가로챈 돈을 받아내지 못한데 분해하고, 억울해했지만, 카지노 쿠폰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로또 또 사면되지!학습지 선생님이랑 가족들이랑 같이 뷔페도 갔고, 나는 아빠가 집에서 편히 움직이고, 엄마가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된 것만으로 좋은데? 나는 우리 가족이 함께 살 집이랑 우리 소민이 빵집에 아빠 휠체어로 편히 생활하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요.”
카지노 쿠폰의 말에 그 돈이 아깝고, 그 돈을 빼앗아 갔던 미경 이모라는 사람의 욕심에 벌을 줘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했던 나는 숙연해졌다.
카지노 쿠폰가 지금은 서른이 넘은 나이가 되었겠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대여섯 살에 머물며 아버지와 산책을 나서길 즐거워하는 어린아이 그대로 일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로또를 매주 사면서 이번에 1등이 되면 뷔페에 누구를 초대할까? 생각할 것이다.
나는 카지노 쿠폰네 가족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부디, 이 소소한 젊은이의 행복에 상처를 주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들었다.
작가의 말
매주 로또를 산다는 카지노 쿠폰가 로또가 뭔 줄이나 알까 싶어서 물어봤던 한마디가 이 얘기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뷔페를 좋아하냐며 1등이 되면 자기가 꼭 나를 뷔페에 데리고 가겠다던 말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로또가 되면 뭘 하고 싶어?”
“뷔페에 가야죠! 좋은 날엔 뷔페에 가서 맛있는 거 많이 먹는 거거든요!”
“선생님! 뷔페 좋아해요? 선생님도 같이 가요.”
키178 정도에 인물도 훤칠한 카지노 쿠폰는 겉모습은 누가 봐도 스물여덟 건실한 청년이었어요. 하지만, 카지노 쿠폰는 하루에도 서너 번씩 제게 전화했어요. 여섯 살 아이가 궁금한 것, 칭찬받을 것을 수시로 전화해서 물어보고 확인받고 칭찬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카지노 쿠폰도 그랬지요.
처음에 그 전화가 귀찮고 싫었어요. 다 큰 남자가 “선생님! 언제 와요?” “선생님! 어디예요?” “선생님! 저 문제 다 풀었어요”라며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하는 게 마냥 좋을 수는 없었지요. 하지만, 여섯 살 아이들을 생각해 보면 그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기에 받아주었어요.
수업 중이거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 때 전화를 못 받으면 꼭 메시지를 남겨줬고요. 여섯 살 아이가 기다릴 칭찬과 격려도 잊지 않았답니다.
저녁 늦게 방문하는 제게 늘 “저녁은 먹었어요? 배고파요? 오늘 간식을 준비 못 해서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카지노 쿠폰가 제 눈엔 청년이 아니라 너무 착한 여섯 살 아이같이 보였습니다.
끝으로 카지노 쿠폰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던지 항상 긍정적이고 행복한 그 모습,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봅니다.
“재민아! 로또 되면 선생님 맛난 뷔페 사준다던 그 약속 지켜야 해! ^^하하하, 부모님과 동생 잘 돌보며 건강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