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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엽서 Jan 12. 2025

어떤가요? 우리

네. 좀 아파요.


12.3 비상계엄으로 무너진 일상에 무안공항참사로 인해 휘적휘적 영혼 없는 좀비 같은 일상을 견뎌내고 있는 중이었다.


“아버지가 걸음을 못 걸으세요”도 카지노 가입 쿠폰 “어머니가 음식을 못 드셔요”도 카지노 가입 쿠폰, “친구가 기절했어요.” 심지어 “요로감염이 재발했어요”도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며 이례없이 카지노 가입 쿠폰이 유행이니 물 많이 마시고 마스크 쓰고 개인위생 잘 지키라는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남궁인 교수의 경고가 무색하게 외출 후 돌아오니 콧물이 줄줄줄 흘렀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무겁고 온몸이 쑤시기 시작한다. 이번 카지노 가입 쿠폰 특징이 열나고 심한 몸살이라는데 나도 카지노 가입 쿠폰인가?


코로나 검사부터 하니 음성.

젊었을 땐 감기는 약 먹고 7일, 안 먹고 일주일이라며 참고 견뎠는데 이제 환갑이 넘었으니 굳이 끙끙거리며 아플 필요 있나 증상이라도 완화시키자는 마음으로 눈꼽만 떼고 병원으로 갔다. 환자니까.


올 겨울 가장 춥다는 영하 10의 바람을 뚫고 간 이비인후과에서 예상보다 높은 38.5도에 깜짝 놀라 카지노 가입 쿠폰검사부터 해보잔다. 다행히 카지노 가입 쿠폰은 음성(친절하게 초기라 안 나올 수도 있다고. 음... 그럼 감기약 실컷 먹었는데 카지노 가입 쿠폰이면 더 아플 수도 있단 말씀인가요?) 진료받고 주사 맞고 약 처방받아 와서 동면에 들어갔다


내가 해놓은 콩나물국과 나물반찬은 이틀이 지나자 똑 떨어졌다. 맛있게 익었던 알타리김치는 아프기 전에 이미 소진했고, 김장김치는 생김치도 아니요, 익은 것도 아닌 미친 상태라 먹기 힘들고, 김장 전에 주문했던 조선호텔김치도 막 마지막으로 김치통을 비워냈으니 김치도 없다. 남편이 스팸하고 계란을 꺼내 굽는데, 아차차 프라이팬에 기름을 안 넣고 계란 프라이를 했다는군.


은퇴하면 음식 만드는 걸 배우겠다는 남편은 어디 갔나요? 3개월지나 4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도대체 언제 배우겠다는 건지…공염불로 끝나는 건 아니겠지? 여보.


자다 깨다 겨우 일어나 재봉틀 배우기 초급반에서 만든 필통이 마음에 안 들어 해체한 후 다시 만들고 나니 또 눈이 뜨겁고 눈알이 튀어나올 듯이 아프고 코가 막혀 숨쉬기 힘들다. 연한 소금물로 코를 헹구고 나서야 숨쉬기가 훨씬 편해져 다시 눈을 감고 누웠다. 잠이 든 듯 안 든 듯, 네이버 포인트로 식구들이 고깃집에서 맛있게 고기 구워 먹는 꿈을 꾸고 나니 아침이다. 어허, 역시 꿈은 허망한 것인가. 네이버 포인트 겨우 몇 천 원 있을 터인데 고기라니… 고기를 못 먹어 아픈 것인가?


삼일 꼬박 신선놀음이다. 평소 감기도 안 걸리는 남편은 하루짜리 환자만 허용한다. 이틀째 누워있으면 밥 달라고 해서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아픈데 밥 달라면 참 야속하다. 그런 남편이 3일을 봐주더니 자꾸 묻는다. 한 시간 만에 나았을 리 만무한데 “좀 어때? 괜찮아?” 안 괜찮다구, 어이구, 귀찮아. 내가 일어나고 만다.


냉동실에 소분해 놓은 닭고기 꺼내 찰현미반, 찹쌀 반 넣어 닭죽 끓여 한 끼 때우고, 소고기 꺼내 뭇국도 끓여본다. 아직도 코 막히고 목도 칼칼하고 머리고 무겁지만 이제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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