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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철 Apr 18. 2025

애지중지 카지노 게임, 중고로 팔다가 순간 울컥했던 사연

"진짜 갖고 싶었는데"라는 한마디... 젊은 그에게서 옛시절 내 모습을

*오마이뉴스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세 대의 카지노 게임를 가지고 있었다. 이십 대 초반에 구입한 아날로그 카지노 게임 '삼성 케녹스', 캐논의 보급형 DSLR 'EOS 500D', 그리고 전문가용 풀프레임 카지노 게임 'EOS 6D Mark II'. 사용자들은 애정 어린 별칭으로 이 카지노 게임를 '육두막'이라 부른다(카지노 게임 기종인 6, D, Mark와 발음이 유사하다).


요즘은 캐논의 EOS R 시리즈처럼 미러리스 카지노 게임가 대세지만,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DSLR 카지노 게임가 시장의 주류였다. 여행을 갈 때나 일터에서 업무용으로 사진을 찍을 때 보급형 카지노 게임인 500D면 충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나도 소위 '장비빨 욕심'이 생겼다. 사진작가나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고급 카지노 게임를 가지고 싶었다.


'장비빨 욕심', 더 좋은 카지노 게임를 가지고 싶었다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삼성 케녹스 카지노 게임 ⓒ 김인철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게 바로 캐논 육두막이었다. 유튜브에서 육두막 개봉기, 사용법등 영상을 찾아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그럴수록 육두막을 가지고 싶은 열망이 더했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특히 육두막처럼 사진 작가나 전문가들이 쓰는 카지노 게임는 중고라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본체만 백만 원 전후였다. 게다가 렌즈는 본체와 비슷하거나 더 비싼 경우가 많았다. 매일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을 뒤졌다.

두 달 세 달이 지나도 내 성에 차는 카지노 게임가 보이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가 마음에 들면 가격이 비쌌고, 가격이 저렴하면 카지노 게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예 내가 먼저 가격을 제시하고 구매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며칠 후 채팅이 왔다. 내가 제시한 가격에 팔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내가 카지노 게임를 보고 구매 결정을 해도 되냐고 묻자 흔쾌히 "그럼요."라고 대답을 했다.

카지노 게임▲ 캐논 DSLR 카지노 게임 6D_MARK2. 2년전에 중고로 구매한 카지노 게임인데 얼마전 새 주인에게 보냈다. ⓒ 김인철


바로 약속을 잡고 판매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외관도 깔끔하고 스위블 액정에다 터치도 가능해서 이미 가지고 있던 보급형(EOS_500D)과 비교하면 디자인이나 성능은 물론 클래스가 달랐다. 대충 찍어도 사진과 영상의 색감이 예쁘게 찍혔다.

피사체가 움직일 때마다 휘리릭, 휘리릭 포커스를 잡는 소리도,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묵직한 그립감도 좋았다.

가격은 만만치 않았지만 크게 고민할 것 없이, 백만 원 조금 안 되는 큰 금액을 주고 육두막을 내 품에 영접했다.

'찰칵, 찰칵'. 셔터가 내려가는 그 짧은 순간, 나는 새로운 세상을 기록하는 창문을 연 듯한 설렘을 느꼈다. 그 감정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선명하다.

일상과 여행, 일터에서... 2년 동안 보물이 된 '육두막' 카지노 게임

나의 소중한 보물이 된 육두막을 가지고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홀로 출사를 나갔다. 가로등이 켜진 집 앞 골목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시청 정원과 분수에서,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는 남한산성에서, 일몰을 찍기도 했고, 때로는 배경과 피사체의 시간을 내 마음대로 조종하는 타임랩스 영상을 찍기도 했다.

반려동물센터에서 유기견들을 예쁘게 찍어주며, 유기견 입양 홍보를 위한 사진촬영 자원봉사도 했다.

카지노 게임▲ 유기견 경기도 반려 동물센터에서 육두막으로 유기견 입양을 위한 촬영및 홍보 자원봉사를 했다. ⓒ 김인철


내 육두막은 단지 취미용이 아니었다. 일터에서도 충분한 성능과 확실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퍼포먼스는 넘칠 정도였다. 휴대폰 카지노 게임와는 다른 차원의 아웃포커싱과 화려한 색감, 강렬하면서 부드러운 영상은 마치 단편영화라도 찍은듯한 퍼포먼스와 압도적인 영상미를 보여주었다.

스마트폰 카지노 게임 성능이 아무리 좋아졌다 해도 렌즈 교환식 카지노 게임를 따라올 순 없다. 스마트폰 카지노 게임가 도화지 위의 포스터물감이라면, 육두막은 풍경 위에서 스르륵 번지는 수묵화라고나 할까.

이런 차이는 단순히 기술의 영역이 아니라 감성의 영역이기에 더 그러하다. 그렇게 지난 2년 동안 나는 일명 '육두막'과 함께 일상에서, 여행지에서, 그리고 일터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 사진 촬영 지역아동센터 체육대회 사진촬영 봉사를 했다. ⓒ 김인철


애지중지 아꼈던 육두막을 새 주인에게 보냈다. 팔고 싶지 않았지만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에 판매글을 올려놓은 지 몇 달이 되었지만 고급형 카지노 게임에 가격도 꽤 높은 금액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관심'만 누르고 구매 문의는 하지 않았다.

게다가 육두막 같은 DSLR 카지노 게임는, 얼마나 썼는지를 알기 위해 촬영 컷수가 중요하다. 중고 카지노 게임를 구매하거나 판매를 할 때는 컷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런데 컷수를 확인하려면 캐논서비스센터를 찾아가 확인해야 한다.

어떤 상황이나 대상에서 나의 '귀차니즘'은 치사량으로 발생한다. 컷수를 확인하고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면 금방 팔렸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애정하는 육두막을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마침내 며칠 전, 내 카지노 게임를 구매하고 싶다는 채팅이 왔다.

구매자는 네고(할인) 요청도 하지 않았다. 시간과 장소를 잡는 것도 일사천리였다. 중고거래를 종종 하다 보니 문자만 봐도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감정이 없는 채팅에서도, 구매자가 얼마나 이 카지노 게임를 갖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내 카지노 게임에 진심이었던 구매자, 거래하다 왜 울컥했냐면

나는 판매글에 카지노 게임의 외관과 상태를 자세히 적어놓았다. 하지만 감가요인이 확인되어 구매자에게 설명을 했다. 그는 중요 기능이 아니니 상관이 없다고 했다. 정말 '쿨했다'.

나는 다시 한번 구매자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일몰시각에 약속된 장소에서 기다렸다. 두세 번의 채팅 끝에 구매자는 골목 끝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다. 헬멧을 벗은 그는 20대 후반쯤 되는 사내였다.

"아, 얼마나 갖고 싶었던 카지노 게임인데.... 이제야."

그는 헬멧을 벗어서 오토바이에 내려놓기도 전에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사내에게 어쩐지 이 카지노 게임와 관련된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 사내의 시간과 나의 시간은 달랐지만, 각자의 카지노 게임에 얽힌 추억을 공유하며 우리는 묘한 공감대를 이루었다. (자료사진) ⓒ glenncarstenspeters on Unspla


"전에 이 카지노 게임 써보셨어요?"
"네... 제가 대학생 때 썼던 카지노 게임예요. 그때는 돈이 없어서 대여를 해서 썼던 거라... 언젠가는 꼭 제 돈으로 사고 싶었던 카지노 게임에요."
"아, 그래요. 저도 그랬어요. 캐논 카지노 게임 특유의 색감이 있어서요."
"알죠, 알죠."


나는 카지노 게임 구매자와 거리에 선 채로, 잠시 후면 주인이 바뀔 카지노 게임를 손에 들고 정담을 나누었다.

카지노 게임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지나가는 사람이고 사내는 새롭게 당겨오는 사람이다. 사내의 시간과 나의 시간은 달랐지만, 각자의 카지노 게임에 얽힌 추억을 공유하며 우리는 묘한 공감대를 이루었다.

"문자로 말씀드렸지만 컷수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어요. 대신 조금 네고(할인) 해 드릴게요."
"아, 그러면 저야 감사하죠."


그는 조심스럽게 카지노 게임를 들고서 이리저리 살펴보며 마치 오랜 시간 기다려온 보물을 만난 듯 감탄을 연발했다.

2년 전 내가 이 카지노 게임를 판매자에게 넘겨받을 때 가졌던 설렘과 행복한 감정을, 내 앞에 선 사내에게서 발견했다. 그걸 깨달은 순간 울컥하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 물론 '쿨거래'를 위해 그 사내에게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카지노 게임 잘 쓰세요."
"네, 잘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거래를 완료하고 그저 쿨하게 '잘 쓰세요.' 한마디 했을 뿐이다. 그 사내 또한 쿨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그가 왔던 골목으로 사라졌다.

생면부지인 사람과 그저 중고거래를 했을 뿐인데... 그 과정에서 이렇게 묘한 감정이 든 건 처음이다. 나는 오늘 애지중지하던 카지노 게임를 팔았지만, 내게 남은 건 그 사내의 설렘이었다. 나도 한때 느꼈던 그 소중한 감정을 다시 한 번 내 삶의 한 조각으로 스며들게 한, 따스한 여운을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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