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카지노 게임'를 다시 부팅하다
'고지식한 카지노 게임, 융통성 없는 카지노 게임, 그냥 못 넘어가는카지노 게임.....'
초등학생 즈음일까?
‘고지식, 융통성’ 이란 단어가 무슨 말인지도 모를 시기, 카지노 게임의 귀에 카지노 게임를 규정짓는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정확한 뜻은 모르나 그저 그 말의 뉘앙스만 카지노 게임의 뇌리에 남았다.
무언가 좋지 않고,부정적 의미의 말들....
카지노 게임는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어른들에게 자주 실망을 했고,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게 아닌가요?", "적어도 지키지 못했을 때는 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는 카지노 게임의 물음에 어른들은 권위와 위계질서, 자신만의 합리화로 그것을 깔아뭉갰으며, 거기에 ‘너는 사소한 것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아주 피곤한 카지노 게임.’라는 주홍글씨까지 심어주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도 크게 개의치 않고 그냥 넘어가는 사람,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옳지 않은 것에도 말하지 않고 오히려 부축이며 함께 하는 사람들이성격 좋은사람, 사회에 잘 적응하는 사람들로 비춰졌다.
아직 세계관과 가치관이 확립되기 전,
카지노 게임는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디에 맞춰야 하는 걸까?
자신 안에 목소리는 '네가생각하는 것이 맞으니 밀고 나가야 한다.'라고 하지만, 그럴수록 세상은카지노 게임에게낙인을 찍고 그들 무리 속에서 배제시키려 했다.
혼자 꼿꼿이 설 것인가? 나를 내려놓고 무리 속에 들어갈 것인가?
내면의 힘이 아직 강하지 않은 카지노 게임는 서서히 무리에 스며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었다. 한 카지노 게임의 부모가 되고 자신의 카지노 게임를 위해 스스로 다시 성장하기로 마음먹고 나아가던 중, 어디서부터 무언가가 잘못됨을 감지한다.
'자신을 고집하지 않고 대중의 의견에 따르며 사는 것이 맞다고, 다들 그렇게 사는 데 너만 왜 유난이냐고, 뭘 그리 대단하다고 약속 따위를 지키며 사느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잘못됐음을... 다수가 틀릴 수 있음을... 내 카지노 게임 목소리를 따르는 게 맞는 길이었음을...성장의 길에서 마주한다.
그렇게지난 날을 되돌아본다.
가정에 개인카지노 게임가 들어오던 시절이었다. 학교에선 도스(DOS)를 배우기 시작했고, 카지노 게임는 처음으로 ‘카지노 게임’라는 별명을 얻었다. 말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 약속한 대로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잘 지키고 이행한다고 해서 카지노 게임의 아버지가 붙여준 별명이었다. 입력값을 집어넣으면 거기에 맞는 결과값이 나오는 그 과정에 입력값이 달라 결과가 달리 나오는 경우는 있을지언정 중간에 어떤 변수는 작용하지 않는다. 그런 카지노 게임처럼 들어가는 대로 어떠한 변명, 핑계, 이유 없이 해야 할 것에,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묵묵히 해내고 그게 맞다고 생각한 카지노 게임였다.
그래서 그 별명을 들을 때면 무언가 으쓱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대중 속에 들어가 살고자 자신의 소리를 꺼버린 후 더 이상 그런 것들은 남아있지 않았다.
지금 카지노 게임 그때를 떠올린다. 그리고 생각한다.
아직도 자신 안에 옳은 것을, 옳다고 믿는 바를 따르는 소신이 남아있음을...
그동안 시선을 두지 않아 내 안에서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카지노 게임는 이제 다시 소신을 지키던 그때로 돌아가고자 마음먹는다.
내 길을, 내가 옳다고 믿는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가는 것이 결국 주위를 이롭게 하고 세상이 이로운 방향으로 가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기에...내가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것, 그 자체가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제는 주위의 소리는'OFFʼ하고, 내 안의 목소리를 ʼONʼ 한다. 이제 들어야 할 소리는 내 안의 소리이다. 그렇게 내 안의 카지노 게임를 다시 재부팅한다.
그저 네 가슴에 품은 꿈,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소신. 그것에는 부모와도 타협하면 안 된다. 네가 스스로 부여한 그 소신만큼은 그 어떤 것 앞에도 싸구려취급하지 마라. 그것이 네가 태어나서 유일하게 지켜내야 할 몫이고 유일하게 끝까지 지니고 걸어야 할 소중한 것이다. (주1)
주 1 엄마의 유산, 김주원, 건율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