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동급부 Apr 20. 2025

참 잘했어요.

삼철이에게.

오늘 하루도 잘 지냈니? 오늘은 일요일이야.
잘 카지노 게임해 봐. 12월 6일 일요일 날 뭐 하고 지냈는지 말야. 오늘도 교회 갔었니? 아님 하루 종일 뭐 하고 지냈을까. 은경이는 그냥 집에 있었어.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나가기도 귀찮고, 회사 애가 친한척하며 전화해서는 나오라고 하더라. 자기가 영등포로 갈 테니까 커피 한 잔 마시자면서. 근데 영 내키질 않더라구. 그래서 그냥 대충 둘러대고는 집에 틀어박혀 있었어. 무슨 꿍꿍인지는 모르지만 왠지 유쾌한 건 아닌 거 같아서 말야. 괜히 아무 일도 아닌 일 갖고 애인하구 싸웠다며 나에게 의견을 묻기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는 앤데 분명히 이번에도 자기 애인에 관련된 일일 거야. 쉬라고 있는 일요일에 또 회사 사람을 만난다는 것두 싫구 내가 지금 자기 고민거리 들어주게 생긴 것도 아니구 말야. 근데 끊고 나서 카지노 게임하니까 내가 참 못된 거 있지. 못 이기는척하며 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것두 우리 동네까지 온다고 했는데 말야. 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으니깐 그냥 잊고 말아야지 뭐.

쉽게 잠이 올 거 같지 않은 밤이야.
낮에 낮잠을 자서 그런가 봐. 시간이 아깝다는 카지노 게임이 들면서도 안 자면 서운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결국 그냥 자고 마는 한심한 은경이. 너두 그렇게 카지노 게임하지. 너는 잠은 많이 못 자겠다. 그렇지? 참 피곤할 거라는 카지노 게임이 들어.

남자라면 한 번쯤은 군에 갔다 와야 한다는 카지노 게임을 하면서도 내가 여자로 태어난 게 너무 다행이라고 카지노 게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냐. 역시 남자보단 여자로 태어나길 잘했다는 카지노 게임(내가 결정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야.) 나 같으면 정말 자산이 없을 거 같애. 그러고 보면 우리 삼철이 참 장하고 잘 견뎌낸다는 카지노 게임이 들어. 힘들면서도 부모님 걱정하실까 봐 이런저런 내색하지 않으면서 혼자 힘들어하는 모습 보면서 참 대견하구 자랑스럽다. (이러니까 나 누나 같지? 원래 내가 누나잖아. 앞으로는 누나라고 불러라. 알았지? 난 남동생이 없어서 누나란 소리 들으면 정말 기분 좋을 거 같은데.) 그런 모습을 보면 참 어른스러운데 또 어쩔 때 보면 역시 어린애구나... 그래서 남자란 군대에 갔다 와야 한다는 카지노 게임이 들더라구.

잘 카지노 게임은 나지 않지만 가끔씩 하는 너의 말에 네가 군대에 다녀와서 철이 든 후에라도 아님 사고방식이 바뀐 후에라도 네 카지노 게임 중에서 그런 거만큼은 시대에 따라 나이에 따라 변하지 않는 것이었으면 참 좋을 거란 카지노 게임. 모든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만 세상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너한텐 변하지 않는 부분이 많았으면 좋겠어. 군에 가기 전의 네 모습과 군대에 있는 지금의 네 모습과 나중의 네 모습이 변하지 않으면 좋겠다. 정말! 후에 내가 알던 삼철이가 세상에따라 이기적이고 또는 다른 어떤 모습으로 많이 변해버린다면 은경이는 쫌 슬플 거 같애. 아니 분명히 변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지금부터 미리 슬픈지도 모르겠어.

아까 밥 많이 먹었는데 배 고프다.
근데 뭘 먹어야 할까. 배가 고프면 잠이 안 오니깐 뭔가를 먹긴 해야 하는데... 다른 건 먹으면 살찌니까 과일이나 먹아야겠다. 근데 너 그거 아니? 잠자기 전에 사과 먹으면 몸에 좋지 않대. 이유는 너 똑똑하니까 알 거 같고. 넌 밤에 배고파도 아무것도 못 먹지...
그럼 나두 그냥 잘래. 맞어. 그냥 자는 게 낫겠다.
그래. 그럼 감기 조심하구. 힘들어도 조금만 참구.
아무런 도움도 못 되어주고 조금만 참으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어서 미안하구... 그렇네...

1998. 12. 6.

P. S. 요즘 이상하게 군에서 사고 많이 나더라. 너도 매스컴을 통해서 알겠지만,
육·해·공군이 다 사고 쳤잖아. 혹시 모르니까 너도 매사에 조심하구.
육군은 3명이 죽고 5명이 다쳤던데...
네가 군에 있어서 그런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말야...


Post it

얼핏 듣기로는 12월 초에
일병 단 다는 거 같았는데
만약 그렇다면 편지
겉봉엔 일병 조 삼 철
이라구 써야 하는 거잖어.
어떻게 되는 거야?



편지를 읽고 나는 얼마나 바뀌었고 얼마나 변했는지를 카지노 게임해 보았다.

이따금씩 불쑥 나타나는 휴대폰 갤러리 속스토리를 보거나, 우연히 중·고등학교 동창 또는 옛 지인을 만나 거나한 조금은 색다른 일이 있다면 한 번쯤해볼까 말까 한 그런 카지노 게임일 것이다.

우선 나는 나이가 들었다. 이때에 비해 살이 쪘고 없던 흰머리가 상당하며 예전과는 다른 많은 신체적 변화를 느낀다. 하지만 나의 사고방식이나 카지노 게임들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고 또 바뀌었는지를 알기는 어렵다. 그것을 사진으로 저장해 놓을 수 없고 오랜만에 만난동창생이나 지인을만난 이후에, 거울 속의 나를 특별히 찬찬히 살펴봐도 알 수 없다. 물론 이렇게 애써 기억을 더듬고 회상해 보아도 모르는 건 마찬가지이다.


내 카지노 게임 중에서 그런 거...

시대에 따라 나이에 따라 내가 군대에 다녀와서 철이 든 후에라도 아님 사고방식이 바뀐 후에라도 변하지 않길 바라는 내 카지노 게임 중에 그런 거...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나의 모습...

군에 가기 전, 그곳에 있던 그때의 모습 그리고 나중의 나의 모습, 그녀가 변하지 않길 바라는 나의 모습은 또 어떤 모습이었을까?



사실은 하나인 두 개의 물음표에 대한 답을 나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그녀를 향한 한결같은 나의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이 변치 않는내모습일 것이다.



이 해답에 대한 오늘거울속에 담긴 내 모습은 이렇다.


카지노 게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