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문센가요!
짙은 낙엽의 향기가 거리 가득 풍기던 무렵이었다. 내가 지난했던 산후우울증의 그늘에서 점차 벗어나려 발버둥을 치던 그 시절, 나는 아기를 데리고 외출을 감행했다. 나의 목적지는 바로 H백화점. 쇼핑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엄마랑 아기랑 함께하는 백화점 문화센터 수업을 듣기 위해서다. 집 밖을 벗어나 아기를 데리고 혼자 20분 거리의 백화점으로의 외출을 하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와 결심이 필요했는지 모르겠다. 이대로 집에 틀어박혀 있으면 숨 막혀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문화센터를 신청하고 두려움 속에 수강일을 기다렸다.
드디어 문화센터 가는 날! 오전부터 아기 이유식을 든든히 먹이고, 낮잠 시간도 조절해 가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외출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혹시 몰라 따뜻한 물과 분유 젖병, 기저귀 그리고 여벌 옷까지 가방을 챙겼다. “우쭈쭈~ 엄마랑 재미있는 곳 가볼까?”라며 아기띠를 질끈 매고 그렇게 집을 나섰다.
‘내가 문화센터에 오다니!’
아기는 물론 엄마인 나도 처음으로 경험하는 문화센터다. ‘문화센터’란 아기들이 가득한 상징적인 장소처럼 여겨졌는데, 내가 어느새 나의 아기와 함께 이곳에 있다니 어안이 벙벙했다. 따뜻한 온돌바닥에 내 또래 엄마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주변 사람들과 자연스레 수다를 떠는 강의실. 나는 생경한 풍경에 두리번거리는 것도 잠시, 곧바로 수업이 시작됐다. 내가 아기와 첫 번째로 들은 문화센터 수업은 바로 아기 마사지 수업이었다.
마음이 절로 차분해지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카지노 쿠폰들은 폭신한 매트 위에 누워 엄마를 바라보고 있다. 난 강사의 시범에 따라 촉촉한 바디로션을 손바닥 가득 묻힌 뒤, 카지노 쿠폰의 허벅지부터 발바닥까지 부드럽게 마사지했다. 나와 눈을 맞추고 교감하며 나의 손길에 점차 안정감을 느끼는 카지노 쿠폰의 눈빛에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어른도 마사지를 받으면 편안해지는 심신에 노곤노곤해지는 터, 카지노 쿠폰 역시 마사지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 내내 단잠에 든다. 외출을 위한 준비 과정이 벅차지만 수업을 마칠 때면 역시 용기 내서 오길 잘했다 싶다. 정서 교감하는 마사지, 키 크는 성장 마사지, 배앓이 방지 마사지, 숙면을 위한 마사지 등 내가 생각한 것보다 카지노 쿠폰 마사지의 세계는 방대했다.
4주간의 수업을 마치고, 난 문화센터 안내 책자를 뒤적였다. 처음엔 집 밖을 나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용기였는데 어느새 주 1회 문화센터 수업이 내 생활에 큰 활력소가 된 것을 느꼈다. 이 일정마저 사라지면 다시 집에만 틀어박히는 것은 아닐까 염려하며 다른 수업을 찾기 시작했다.
그다음으로 찾아간 수업은 E대형마트에서 진행하는 음악 놀이 수업이었다. 집에서 내가 해줄 수 없는 것들을 체험해보자 싶어 신청한 수업이었다. 캐스터네츠, 탬버린, 에그셰이커 등 다양한 소리를 가진 악기들을 연주하며 놀이를 했다. 수업 내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악기 소리에 어느새 강사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엄마들은 혼이 빠져나갈 느낌이다. 그래도 아무렴 어떠하리. 어른들의 반응과 상관없이 해맑게 방실방실 웃으며 악기를 두드리는 카지노 쿠폰들의 모습에서 우리 모두 힐링을 얻는다. 집에서 내내 “살살~ 조용~ 뛰지 않기!”를 들으며 지냈을 카지노 쿠폰들이 아닌가. 카지노 쿠폰들은 이곳에서는 마음껏 소리 내고, 신이 나서 방방 뛰어도 아무런 제재가 없기에 해방감을 누리는 모습을 보며 어쩐지 미안하기도 할 따름이었다.
아기와의 문화센터 수업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난 또래 엄마들에게서 다양한 육아 정보도 알게 되었고, 문화센터의 인기 수업도 하나둘 섭렵해 나갔다. 문화센터 소식지가 발행되면 나는 발 빠르게 수강 일정과 접수 일정을 확인하고 휴대폰에 알림을 켜두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대학교 수강 신청하듯 카운트다운을 하며 열심히 클릭한 결과 나는 가장 인기 절정의 유아 영어 수업도 수강 신청에 성공했다. 문화센터 수강 신청 그게 뭐라도 되느냐의 무시는 정중히 사양한다. 성공적인 수강 신청을 했을 때의 그 희열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물론 그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갑자기 내 아이가 영어로 일상 대화를 시작하지 않을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대한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시작하고자 했던 나의 목표는 수강 신청을 시작으로 이미 그 목표를 이룬 느낌이었다. 당시 나의 아이는 한창 우리말로 단어를 배우고 알아갈 즈음이었던 터라, “엄마, 애플 주세요.” 한마디에도 박수갈채로 반응해 주었다.